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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작업에 5년 걸려 … 3천600여 종 곤충 집대성
편집 작업에 5년 걸려 … 3천600여 종 곤충 집대성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2.06.26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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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 『한국곤충대도감』(박규택 외 11인·국립수목원 지음, 지오북, 2012.5)

한국 최초로 3천600여 종의 곤충을 집대성한 『한국곤충대도감』이 나왔다. 국내 최고의 곤충분류 연구진들이 최신 곤충분류시스템을 반영해 10년간 국가DB사업을 통해 곤충표본정보DB를 구축하고 5년간의 편집 작업 끝에 완성한 도감이다. 곤충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 가운데 種이 가장 많아서 전체 동물계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곤충만도 100만 종이 넘고, 3천종 이상이 매해 새로 보고되고 있다. 흔히 미물이라며 하찮게 여기곤 하지만, 곤충은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자연생태계에서의 역할 또한 크다. 그러나 곤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지구온난화와 각종 개발로 곤충은 점차 사라질 위험에 놓여 있다.

이미 일부 종은 개체수가 급격히 줄거나 심지어 멸종위기에 처해 있어 우리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게다가 생물다양성협약과 나고야 의정서 채택을 계기로 각국의 생물자원의 주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곤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체계화하는 일은 국가차원에서 다뤄야 할 중대사가 됐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신준환)은 2003년부터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곤충에 대한 전국적인 조사를 벌여 증거표본을 확보하고, 동정해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여기에 전국의 대학과 연구기관에 분산 보관돼 있는 곤충 표본에 대해 수집한 자료를 더해 국가DB사업의 일환인 곤충표본정보DB 구축사업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국립수목원의 산림생물표본관에는 곤충표본 4천100여 종, 33만 점이 소장돼 있으며,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www.nature.go.kr)을 통해 곤충 7천여 종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이 이 도감의 토대가 됐다. 집필에 참여한 전문 연구진은 모두 12명. 사실 지금까지 곤충 전체 분류군을 하나로 모아 정리한 도감은 없었다. 또한 곤충은 종이 다양한 만큼 분류체계도 복잡해 분류체계가 계속 변화되고 연구자마다 견해가 달라 전체를 하나의 통일된 분류체계로 정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번 『한국곤충대도감』에는 나비목 1천764종을 비롯해 총 18목 3천613종이 수록돼 있다. 산과 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종이 포함됐다고 볼 수 있다.

도감의 특징은 첫째, 최신의 분류체계에 맞춰 정리했으며, 目별로, 다시 科별로 분류했다. 둘째, 각 곤충의 분포, 형태와 특성, 생태와 습성을 상세히 기재했다. 셋째, 곤충표본정보DB에 수집된 표본사진을 제공함으로써 동정에 필요한 형태학적 특징의 식별이 쉽도록 도왔다. 넷째, 곤충을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곤충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곤충의 진화연대표와 계통도도 새로 정리했다.

한국응용곤충학회 회장인 안용준 서울대 교수 역시 “지금까지 특정 분류군에 관한 자료에 국한하거나 외국의 문헌에 의존해야만 했다.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곤충의 연구와 산업의 발전에 『곤충대도감』이 밑거름이 되리라 기대한다”라고 도감의 출간 의미를 매겼다. 저자 대표인 박규택 강원대 명예교수는 한국을 비롯 동남아시아에 분포하는 500종의 미소나방을 연구, 260여 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한 권위자다.

그는 지금 미국 플로리다대 초빙연구교수로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에서 전 세계 미소나방 연구를 이끌고 있다. 변봉규 한남대 교수는 국립수목원 재직 당시 곤충표본정보DB 구축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이번 도감의 출간을 기획했다. 30여 종의 신종과 200여 종의 미기록종 곤충을 발표하는 등 업적을 인정받아 ‘Who’s Who in Science and Engineering’ 2011-2012년판 등재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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