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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단상_ 대다수 국민이 공감하는 입시 정책은 언제쯤
교육단상_ 대다수 국민이 공감하는 입시 정책은 언제쯤
  • 최창완 가톨릭대·일어일본문화전공
  • 승인 2012.06.11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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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완 가톨릭대 입학처장·일어일본문화전공

‘대학 입학 수시 경쟁률 50:1.’ 이러한 문구는 작년만 하더라도 매스컴을 통해 흔히 접할 수 있는 수치였고 올해를 비롯해서 향후 2~3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의 몇 배에 달하는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도 이젠 이미 지나간 문구가 돼 버렸고, 학령인구의 감소에 따른 대학 입학생 수의 급격한 감소로 이젠 모든 대학들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구조조정을 심각히 받아들여 대비책을 강구하는 추세다.

학생들은 이른바 일류대학에 들어가야 장밋빛 인생이 보장된다는 사회의 통념에 따라 초등학생 때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좋은 고등학교, 일류 대학에 가기 위한 준비에 여념 없고, 대학 입학 후에도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향한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있다.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고 기본적인 학문을 보존해야 한다는 본연의 입장은 점차 퇴색하고, 이젠 ‘취업의 전당’으로 변모하고 있다. 언론 기관의 대학평가나 교육과학기술부의 국책사업 선정 지표 등에 취업률이 포함됨에 따라 일부 대학은 취업률이 떨어지는 학과에 정원 감축과 같은 불이익을 주는 등의 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물적 자원이 부족한 나라이다 보니 옛날부터 우리나라는 인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는 대학 입시의 과열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러한 경쟁이 국가 발전의 밑바탕이 돼 오늘날과 같이 국가 경쟁력을 높여 인구 5천만 명이 넘는 국가로 1인당 GDP 2만 달러가 넘는 신생 강국을 이루게 했다.

대학의 입학 업무를 맡고 있으려니 다른 대학이나 교육기관 관련자들과의 만남이 빈번한데, 현 정부 들어서 입시가 너무 복잡해졌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접할 기회가 종종 있다. 지난해부터 수시 충원을 허용함에 따라 올해는 정시보다 수시모집 인원이 더 많아졌고, 향후 수능의 자격화 계획이 맞물리면서 각 지방의 명문 고교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능 위주의 입시전략에서 탈피해 수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각 지역의 교육청은 앞 다퉈 수시에 대한 입시설명회를 곳곳에서 개최하고 있고, 대학도 2학기 들어서면 매주 입학 전형을 치르는 것을 보면 대학 입시가 이전보다 복잡해진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역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에 신경을 쓰지 않은 적이 없고, 새로운 입시정책이 발표되면 또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이러한 정책이 매번 쌓여서 오늘에 이르렀으니 어찌 보면 입시가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것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국민 대다수가 수험생을 갖거나 학부모 경험을 갖고 있어 새로운 정책이 나올 때마다 본인들에게 유리한 점만을 고집할 텐데, 모든 국민이 희망하는, 만족할만한 입시정책이 나오는 것이 때로는 불가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매년 70만 명의 대입 수험생이 있다면 70만 명의 교과부 장관이 있는 것과 같을 정도로 체감되는 우리 국민의 입시에 대한 관심과 집중은 대단하다.

이러한 관심이 총결집되면 어떨까. 국가적 차원의 교육열과 함께 입시에 대한 매스컴의 끝장토론, 늦은 밤까지 불빛이 꺼지지 않는 교과부, 토·일요일도 없이 개최되는 각 대학과 대교협, 교육청의 입시설명회 등으로 볼 때 언론은 언론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대학은 대학대로 머리를 싸매고 입시정책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대다수의 국민이 진정으로 공감하는 입시정책이 조만간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기대 아닌 기대를 가져본다.


최창완 가톨릭대·일어일본문화전공
경희대에서 「『交隣須知』에 나타나는 敬語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가톨릭대 입학처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경인지역 입학 관련 처장협의회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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