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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움직이는’ 대학을 위해
‘살아 움직이는’ 대학을 위해
  • 교수신문
  • 승인 2002.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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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15 00:00:00
세기에 들어오면서 우리의 대학은 큰 환경변화와 진통을 겪고 있다. 대학의 세계화·정보화·지방화·특성화 추세에 따른 사회적 요구의 다변화와 대학입학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간의 경쟁 가속화 그리고 대학의 평가제도·입시제도 변화·교육과정 개편·자율성 확보에 따른 교육정책의 급속한 변화로 인해 우리는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더욱이 성비불균형에 따른 여학생 수의 감소와 이들의 남녀공학 또는 해외유학 선호 경향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여자대학들이 그 역사적 전통과 정체성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면 더욱 창의적이고 특성화된 교육이념과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갖고 적극적인 대학 경영전략을 수행해야만 할 것이다.
러한 대학환경에서 본인이 서울여대 총장으로서 봉직한지 1년 5개월이 됐다. 그 동안 짧은 기간이었지만 대학 총장으로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많은 난제들이 있었다. 대학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중요한 위치에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대학운영을 위한 고민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며 그 과정 속에서 여러 대안을 찾고 변화와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갈 것이다. 본고에서는 대학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고민들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된 몇 가지 문제들을 이야기 하고자 하며 그 해결과 발전을 위한 제언을 덧붙이고자 한다.
첫째, 대부분의 사립대학이 안고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는 재정확보이다. 대학 교육의 질적 내실화를 위해 우수한 교수를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교수들의 교육과 연구가 질적 수월성을 갖기 위해서는 교육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여기에는 재정적인 뒷받침이 가장 중요한 선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교육부는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각 대학에 재학생 기준 80%이상의 교수 확보율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 진학 학령인구의 감소, 사립대학 재정의 어려움 등 그 실제적 여건으로 볼 때 교육부의 기대수준에 부응하기 어려운 것이 대부분 사립대학의 현실이다. 따라서 총장은 보다 적극적인 경영 마인드를 갖고 기금마련과 재정확보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며, 국가는 보다 구체적인 사립대학 재정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지원 수준을 현실화해야 한다.
둘째, 대학평가의 문제이다. 그동안의 대학 평가는 대학들이 평가와 관련한 여러 측면들을 재정비하도록 했고, 각 대학의 발전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했다. 대학평가의 결과가 대학의 사회적 위상과 관련이 있는 만큼 각 대학에 있어서 평가는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제2주기 대학종합평가는 보다 구체적이고 세분화돼야 할 필요가 있다. 각 대학의 건학이념과 철학, 학교의 역사, 학생의 수, 지리적 위치와 특성, 남녀공학인가 여자대학인가 등 그 대학의 특수성과 잠재력, 발전 가능성 등 포괄적이고 다각적인 변수들을 감안해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평가는 순위를 결정하는 도구가 아니라 각 대학의 가능성과 특수성을 개발해주는데 의미를 둬야 하며, 대학발전의 방향을 제시하고 격려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해마다 겪는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반대 문제이다. 대부분의 사립대학이 재정에서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경제적 여건 속에서 많은 사립대학들이 해마다 진통처럼 겪는 것이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반대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각 대학들이 개별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협의체를 결성해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의 대안과 수행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넷째, 직원노조와 대학당국의 입장차이에 의한 문제이다.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행정적인 뒷받침이 매우 중요하다. 변화하는 대학 환경에 대응하고 이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수요자 중심의 행정개혁이 선결과제이며, 이를 위해 직원노조와 대학본부와의 화합이 중요하다. 대학의 직원들이 하나돼 대학 경영에 적극 동참하고 대학의 발전에 기여하려는 의지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직원 개개인의 자아실현과 능력향상, 동기유발을 위한 다양한 직원개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행정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섯째, 앞으로 사립대학이 발전하려면 특성화에 주력해야 한다. 다원화된 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자율적인 선택권이 확립된 교육과정과 융통성 있는 교육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전공제도의 탄력적인 운영, 교양교육의 개편 및 강화에 중점을 두는 한편 학제간 통합영역을 구축하고, 기존의 학과를 융합한 제3의 다양한 학문영역의 지속적인 개발도 필요하다.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질 높은 교육을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대학의 사명과 역할이다. 오늘날과 같은 변화무쌍한 무한경쟁사회 속에서 대학이 그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보다 혁신적인 비전과 경영전략을 가지고 개혁과 발전의 과업 수행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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