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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산업과 연계한 匠人 만들기”
“지역산업과 연계한 匠人 만들기”
  • 송선영 대교협·선임연구원
  • 승인 2012.05.21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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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_ ‘취업력’ 팔 걷어붙인 대학가

‘새로운 대학을 말한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각국의 대학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일본·중국·프랑스·미국 사례를 실었다. 이들 대학 역시 재정난·취업난을 겪고 있었다. 세계 대학의 최신 동향을 통해 혁신동력을 만들어 보자.

2007년 제정 60년 만의 교육기본법 개정에서 바뀐 것은 법률만이 아니었다. 세계화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사회의 요구는 물론, 18세 교육인구의 감소에 따른 대학의 재정난 심화와 같은 요인은 일본 고등교육이 스스로 변모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일본은 국가 역량 제고의 기초수단으로서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 중심에 고등교육개혁과 대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두고 이를 강화하고 있다.

취업력 제고에 나선 일본 대학은 학생과 기업의 매채체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특히 대졸자의 취업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학들은 학생의 사회적·직업적 자립을 통해 ‘就業力’을 육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부과학성은 2010년 ‘대학생의 취업력 육성 지원사업’을 개시했다. 180건(대학 157건, 단기대학 19건, 공동신청 4건 등)의 대학과 단기대학의 사업팀을 선정한 이래, 대학의 취업능력제고를 위한 지원정책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2011년 말, 문부과학성은 ‘대학교육개혁 프로그램 합동 포럼’을 개최하고, ‘대학생 취업력 육성 지원사업’의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지원사업에 선정된 180개 사업단의 사업 목표를 분석한 결과, 대학들이 중시하고 있는 취업력은 △커뮤니케이션 능력(39건) △자주·자립·자율·자발성(33건) △취업관·노동관 확립(28건) △팀워크·협조성(24건) △실무력·실행력(19건) △활력·도전(16건) △기초학습력·교양(13건) 등으로 나타났다.

취업력 육성의 우수사례로 소개한 대학들로는 학생의 자립적 학습과 취업계획을 강조한 북부 홋카이도(北海道) 지역의 무로란(室蘭)공업대학, 중부지역의 오사카(大阪)시립대학, 오카야마(岡山)현립대학, 나고야(名古屋)의 메이조(名城)대학, 산학연계를 특징으로 하는 이와테(岩手)현립대학, 시가(滋賀)대학, 교토(京都)학원대학, 교육과정개선을 통해 취업력을 제고하는 도쿄지역의 수도대학도쿄(東京), 시바우라(芝浦)대학, 12가지 취업기초력 향상을 특징으로 하는 가나자와대학 등이었다. 이는 대학들이 중시하는 취업력의 요건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표적인 사례들로 꼽힌다.

한편, 취업력 제고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방안도 실시되고 있다. 정부는 일본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장인정신’을 꼽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의 기술인재 육성을 중요시하고 있다. 숙련노동자가 고령화되고, 기술육성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저하됨에 따라, 정부는 2007년부터 기술 지식과 노하우의 전수를 목표로 장인 기술자의 육성에 힘쓰고, 관련 사업으로 ‘산학연계에 따른 실천형 인재육성 사업(장인형 기술인력 육성)’을 실시하고 있다. 이것은 우수 기술인재를 육성하는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문부과학성이 대학, 단기대학, 고등전문학교 등에 위탁해 진행하는 사업이다.

실천형 인재육성을 발표하면서 문부과학성은 대학에서 우수한 기술인재를 육성하려면 기존의 강의중심이 아닌, 지역과 산업계와 연계한 실험·실습과 강의를 유기적으로 조직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시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지역대학과 지역산업의 연계를 통해 지역혁신(지역 이노베이션 창조)에 기여할 수 있는 장인 기술자를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부성의 사업실적 분석에 따르면, 1차 사업기간(2007~2009년) 동안 7천200명이 실천형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수강했고 총 53개 수업과목에서 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각 대학은 산학연계를 위한 협의회와 위원회를 설치하고, 참여기업을 적극 유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한 기업은 266개, 참여한 대학생은 1천350명으로서, 취업자의 약 70%가 민간기업의 기술인재로 선발됐 취업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프로그램 우수사례로 선정된 토야마대학(富山大學)과 신슈대학(信州大學)의 조사보고에 따르면, 수강생 전원(100%)이 프로그램에서 실시하는 과목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실천적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97%가 프로그램의 강의나 실습의 본래 목적이 잘 달성됐다고 응답하는 등 프로그램 수강생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업이 구하는 기술인력상에 적합하고 프로그램의 목적대로 인재육성이 잘 되었는가에 관한 질문에는 산학협력기업의 100%가 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기업이 다소 경비를 부담하더라도, 프로그램을 적극 이용하고 싶다는 의견을 낸 기업이 71%에 달했다.

이처럼 일본의 대학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식기반사회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실천적 인재육성은 물론 새로운 지식의 창조를 담당할 대학이 스스로 거듭나야한다는 인식이 확대돼 대학의 체질개선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취업력 제고와 산학연계 등을 통해 대학의 책무성은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학생을 지원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대학은 학생과 사회(기업)를 이어주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이러한 대학의 노력들은 대학이라는 블랙박스를 통과하기 전과 후의 학생 변화가 가시적으로 도출하고, 이것이 ‘정부-대학-기업’의 나선형 구조가 보다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기여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송선영 대교협·선임연구원
서울대에서 교육행정 분야로 박사를 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 일본국립교육정책연구소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관심분야는 고등교육정책, 대학재정지원, 법인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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