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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는 지금 ‘위기와 도전’의 시기 … 화합 외치려면?”
“동북아는 지금 ‘위기와 도전’의 시기 … 화합 외치려면?”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2.05.14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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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문화교섭학회, 동아시아의 미래 모색

재해 앞에 인간은 겸손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 11일, 고려대 100주년 기념관은 재해를 분석하는 국내외 140여명 학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동아시아문화교섭학회 개최준비위원장을 맡은 최관 고려대 교수(일문학)는 ‘재해와 동아시아’를 주제로 정한 이유로 3·11 동일본대지진을 들었다. 최 교수는“지진, 쓰나미, 방사능 유출이라는 거대복합체라는 측면과 일본뿐 아닌 동아시아 주변국의 먹거리,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이 주제 선정 이유”라고 밝혔다.

국제학술대회의 성격은 대부분 기조강연에서 드러난다. 세계적 종교학자 시마조노 스스무 도쿄대 교수는「일본 불교와 공공의 공간-옴진리교 사건에서 동일본대지진·후쿠시마원전사고를 거치며」에서 “불교는 동아시아의 공통적 정신이다. 재해를 통해 일본에서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찾을 수 있듯 동아시아의 종교도 화합할 때 사회에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정권시절 경제대신으로 일본을 적자의 늪에 빠뜨렸다는 평가를 받는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 교수는「대재난과 일본 경제사회」에서“재난으로부터 배운 여섯가지 교훈(기존방재시스템, 정부대처, 글로벌 공급체인, 전력부족, 속도, 큰 청사진)을 통해 일본을 재건하는 것이 주변국에 보은하는 길”임을 제안했다.

우월적 지위를 차지하려는 중·일 간 해묵은 기싸움도 보였다. 중국의 자연재해 역사가 2200년이라는 중국학자의 주장, 1400년 전 재해관련 일본 고문서가 발견됐다는 일본학자의 대응은 학술대회를 맥빠지게 만들었다. 뼈있는 논의는 중간지대에 속한 국내 학자에게서 나왔다.

대통령자문동북아위원장을 지낸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동북아 질서의 미래-갈등의 역사를 넘어서 공동체로」기조강연에서 미국과 중국이 다시 패권을 놓고 대결하는 현재 동북아는“겉으로는 화합을 외치면서도 한국도 FTA를 유럽, 미국과 맺는 게 현실”이라며 지금을‘위기와 도전’의 시기로 규정했다. 그는 북핵, 독도, 일본의 북방영토, 중국의 동북공정과 남진화 등 민감한 사안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안보적 측면은더 불안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동북아의미래는 한중일의 오랜 문화적 공통점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문화정체성’(Common Culture Identity)이 동북아의 평화로운 미래의 열쇠란 지적이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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