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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새로나온 책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2.05.07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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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 아즈마 히로키 지음, 장이지 옮김, 선정우 감수, 현실문화, 292쪽, 13,500원
일본 서브컬처 비평의 선구자인 저자는 21세기 일본을 대표하는 사상가이다. 현재 일본 사상계 최강 플레이어로 평가받는 아즈마 히로키는 이 책에서‘포스트모던’시대에 창작되고 소비되는 '문학'과 ‘문화’에 대해 본격적인 비평을 펼친다. 비평의 대상은 오타쿠들에 의해 소비되는 라이트노벨과 미소녀 게임이라고 통칭되는 컴퓨터 게임이다. 이들은 문학 범주에 포함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과연 포스트모던시대의 문학이란 어떻게 재정의돼야 할까. 저자의 질문은 이렇게 뻗어나간다. ‘특수한’문학비평이 아니라, 포스트모던 시대의 문학론이라는 새로운 사고 혁신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저자가 내세운 이 사고가 새로운 것인지 아닌지 엄정하게 따지는 작업은 독자의 몫일 것이다.

꿀벌의 민주주의, 토머스 D.실러 지음, 하임수 옮김, 에코리브르, 328쪽, 20,000원
코넬대 생물학 교수인 저자는, 만약 무리 위에서 춤추는 벌들이 새로운 집터를 찾아내 이 장소를 알리기 위해 춤을 췄다면, 최종적으로 춤벌들이 만장일치로 가리키는 장소는 새로운 보금자리와 일치할 것이라는 '린다우어의 가정'에서 출발한다. 일벌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사활이 걸린 선택을 할 때,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을 어떻게 수행하는지 이 책은 꼼꼼하게 보여준다. 저자가 보기에 꿀벌은 직접적인 방식으로 민주적 합의에 도달한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사회적 동물의 집단 결정에 관심이 많은 행동생물학자나 신경세포에 기초한 의사 결정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 나아가 사회학자에게 유용할 수 있다.

먼지 보고서, 옌스 죈트겐·크누트 츠케 엮음, 강정민 옮김, 자연과생태, 296쪽, 18,000원
먼지는 역동적인 모든 것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부산물이다. 인류에게는 끊임없이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기피 대상이며, 미워도 떼어낼 수 없는 악연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발상을 전환한 사람들은 이 먼지를 다른 시각에서 다룬다. 우주의 기원과 역사를 해석하고, 기록시대 이전의 지구환경을 분석하는 귀중한 유산으로 활용한다. 또한 미세한 영역에서 작용하는 에너지의 원리를 연구해 마이크로·나노 테크놀로지에 적용하는 첨단 기술의 교과서로 삼는다. 엮은이들은 먼지의 본질, 지극히 작은 입자 세계에서의 물리적 작용 원리, 먼지의 기원·피해·활용·회피, 그리고 심리적, 문화사적 의미까지 먼지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메인 스트림, 프레데릭 마르텔 지음, 권오룡 옮김, 문학과지성사, 578쪽, 25,000원
파리 정치대학 교수인 저자가 대중문화의 세계지도를 그리기 위해,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 세계 방방곡곡을 누빈 땀의 결실이자 세계문화 견문록이다. 이 책에 나오는 방대한 자료는 서울에서 베이징까지, 이스탄불에서 뭄바이까지, 콩고 킨샤사에서 두바이까지, 프라하에서 보스턴까지 다섯 대륙을 종회무진하며 30개국 150여 개 도시에서 만난 1천250명과 인터뷰한 결과물이다. 미국의 대중문화가 세계 곳곳에 파고들 수 있었던 이유를 낱낱이 추적하고, 세계의 다종다양한 문화가 미국 문화에 어떻게 저항하고 경쟁하고 있는지 탐문한 역작이다. 

사회운동의 시대, 김중섭 지음, 북코리아, 328쪽, 17,000원
책의 부제는‘일제 침략기 지역 공동체의 역사 사회학’이다. 경상대 교수인 저자는“진주 역사에서 보듯이 근대 한국사회에서 지역의 자율성은 긴 기간에 걸쳐 중앙권력에 의해 무너졌다"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진주의 역사적 과정을 다시 살펴보면서 지역 공동체의 성격을 새겨보고, 그 안에 깔려 있는 변화과정을 확인하며, 그 과정에 담긴 가치를 찾아”나가고자 한다. “서울 중심의, 중앙 중심의, 권력자 중심의 사회구조를 깨고 각자의 삶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관심을 갖자”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게 저자의 의도다. 

식량쇼크, 김화년 지음, 씨엔아이북스, 264쪽, 15,000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인 저자가 이 책에 붙인 부제는 '값싼 식량의 시대는 끝났다'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상당히 도발적인 책이 된다. 그는 '강대국이 식량에 주목하는 이유'를 따지면서 이 책을 끌고 나간다.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식량 위기가 본격화됐다는 것, 이렇게 한번 상승한 식량 가격의 변동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그 변동폭도 더 커지고 있다는 것, 여기에다 불공평한 국가간 협정, 대규모유통기업의 식량 독점 및 종자 로열티 독점 등 우리 시대 식량 자원은 위기에 봉착했다는 게 저자의 기본 시각이다. 저자가 제시한‘생존 대안’은 과연 무엇일까.

새로운 도시재생의 구상-한국형 도시재생을 위한 법제 연구, 도시재생사업단 엮음, 한울, 480쪽, 35,000원

이 책은 2006년부터 시작된 사업단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고 2012년 현재 우리의 현실을 분석해 엮어냄으로써, 중단기적으로 한국에 도입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재생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들이 제안하는 시스템의 특징과 강조점은 지원법적 성격이 강조된 도시재생법제, 도시재생 사업의 목적과 내용에 따라 사업 유형을 두 가지로 구분해 국가의 정책 방향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는 것, 2단계 계획 체계를 두어 계획의 유연성 담보, 현장 중심의 협력적 운영 체계 등이다. 부제대로‘법제화’를 제안을 담았다. 

헬레니카, 크세노폰 지음, 최자영 옮김, 아카넷, 380쪽, 25,000원
이 책은 그리스 사회에서 자유와 민주의 폴리스 체제가 붕괴하고 정치권력의 전문화,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등이 노정되는 알렉산드로스 정복 이후 헬레니즘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역사를 현장감있게 보여준다. 또한 역사적 측면뿐 아니라 표현의 자연성, 현실감, 생동감, 감미로운 문체, 극적인 이야기 전개 등에서도 고전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지닌 작품이다. 헤로도토스의『페르시아 전쟁사』와 투키디데스의『펠로폰네소스 전쟁사』와 함께, 이 책은 고대 그리스 사회를 입체적·종합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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