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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639호, 2012.4.9)
새로나온 책(639호, 2012.4.9)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2.04.18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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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 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 김대웅 옮김, 두레, 452쪽, 20,000원

고전이 된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불후의 대작, 인류 역사의 최초의 발전 단계에 대한 과학적 분석서. 이번 번역판은 총 9장으로 구성된 엥겔스의 원전을 완역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원전을 이해는 데 도움을 주는 세 편의 논문, 즉 본문을 요약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요하임 헤르만의 논문, 로렌스 크래터의 논문, 김대웅의 논문을 실었다. 또한 원본에는 없는 인물 사진 등 도판 50여 개를 실어, 가독성을 높였다. 원전에 충실한 완역과 부록이 결합된 번역 완결판으로 손색이 없다.

■ 개념과 번역의 창조-개념사로 본 동아시아 근대, 이경구 외 지음, 돌베개, 392쪽, 20,000원

저자들은 다양한 전공 분야에서 활동하고 잇는 동아시아 연구자들로, 최근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개념사' 연구방법을 통해, 당시 근대 동아시아가 경험했던 문명 전환의 자산을 재조명했다. 개념사는 역사의미론의 한 분야로, 저자들은 근대 동아시아의 시대상을 잘 드러내면서도 사회 각 부문의 구체적 현장에서 작동했던 주요 '개념'과 담론을 분석했다. 文明, 社會, 倫理, 哲學 등이 대표적 '개념'들이다.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상과 근대성의 뿌리를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 顧堂集 1, 金奎泰 지음, 박완식 옮김, 구례문화원, 608쪽, 비매품

고당 김규태(1906~1966) 선생은 전남 구례에서 활동했던 인물로, 근세 호남의 巨儒 蘆沙 奇正鎭의 정맥을 이어받은 호남의 마지막 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栗溪 鄭琦 선생의 문하에서 공부했으며, 시부와 서예로 당대를 풍미했다. 19권 7책으로 이뤄진 선생의 유고문집 국역을 마치고, 그 가운데 시집을 먼저 발간했다. 그간 명필로서의 일면만이 부각됐던 고당 선생이 지녔던 높은 문학적 성취가 이번 문집 발간과 더불어 새롭게 재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 망각을 거부하라-1957년학 연구기록, 첸리취 지음, 길정행 외 옮김, 그린비, 800쪽, 37,000원

1957년 중국내에서 벌어진 '반우파운동'의 진실을 말하는 책. 3년 대기근(1959~61), 문화대혁명(1966~76), 톈안문 사건(1989)과 더불어 이 반우파운동은 중국 대륙에서 지금도 '발언이 금지된' 네 가지 현대사 사건의 하나다. 2002년 베이징대에서 조기 퇴임당한 저자는 1957년 반우파운동 당시 '사회주의적 민주'를 주장한 선각자들이 어떻게 우파로 몰려 기나긴 시간 고통받았는지를 오랫동안 감춰졌던 우파 관련 자료와 회고록 등을 정리하고 개별적인 만남 등을 통해 보완하고 연구하며, 당시의 역사적 현장으로 안내한다. 문화대혁명의 사실상의 기원이 이 1957년 반우파운동이라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최대권 지음, 서울대출판문화원, 340쪽, 25,000원

서울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한국 사회가 처한 국제적?국내적 여건에 비추어 법치주의 처방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선한 사회로 만들기 위한 현실적인 필수조건이라고 주장한다. 근래 논의되고 있는 공화주의 사상이나 그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시민적 덕성의 중심이 되는 요소가 자유, 평등, 소통, 다협, 공동체를 위한 봉사, 헌신, 희생 등과 함께, 공동체의 법에 대한 준수정신이라는 상기하고 있다. 법치주의를 통할 때만이 민주공동체의 형성이 가능하다는 게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 소셜네트워크와 정치변동, 조화순 엮음, 한울, 344쪽, 26,000원

소셜네크워크의 발달을 가능하게 하는 정치사회적 변화는 무엇인가. 소셜네크워크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그들은 무엇을 하는가. 이용자들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어떠한 이념과 정체성을 형성하는가. SNS가 사람들 간의 네트워킹과 소통을 어떻게 바꾸고 있으며, 그 함의는 무엇인가. SNS는 대의민주주의의 기능을 보완하는 기제로 작동할 수 있는가. 이 책에서는 소셜네트워크가 정치사회적으로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에 해답을 모색한다.

■ 자연과 권력, 요아힘 라트카우 지음, 이영희 옮김, 사이언스북스, 512쪽, 30,000원

독일 빌레펠트대 근대사 교수이자 유럽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환경사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환경운동의 시야를 인류 역사로 넓혀 세계사의 맥락에서 환경사를 다루고 있다. 2002년 독일에서 출간된 이 책은 2003년 우리말로 번역이 시작됐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옮긴이의 말대로 어쩌면 지금이 오히려 더 적합한 번역시점일 수도 있다. 후쿠시마의 충격으로 환경을 근본에서 다시 조명하려는 지적 작업이 실천의 지평으로 이어져야 할 시기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출간 당시 역사학계와 환경 운동계 모두에서 크나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책이다.

■ 핵의 세계사, 정욱식 지음, 아카이브, 448쪽, 20,000원

70여 년 '핵의 역사', 곧 세계사를 미국·소련·중국·남북한 등이 대표주자로 나서서 얽히고설킨 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명쾌하게 재구성한 책이다. "인류는 핵 때문에 평화로워졌는가, 전쟁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졌는가, 에너지난에서 해방됐는가?" 그 모두에 대해 저자는 단호하기 '아니오'라고 답한다. 저자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우리에게는 '핵에 의한 자유'가 아니라 '핵으로부터의 자유'가 필요하다는 것. 북한이 준비중인 광명성 3호와 그 발사기지를 북의 핵 억제력을 강화하려는 군사적 의도를 내포한 것으로 읽어낸 대목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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