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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637호, 2012.3.26)
새로나온 책(637호, 2012.3.26)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2.04.04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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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장하준·정승일·이종태 지음, 도서출판 부키, 424쪽, 14,900원

이 책은 경제학자 장하준의 단호한 결별 선언을 담았다. 우파 신자유주의 대 좌파 신자유주의들이 내건 '시장주의'의 근저에 자리한 자유주의에 대해 이미 폐기된 18세기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고 못을 박고 시장주의를 요구하는 진보는 무늬만 진보일 뿐 진보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선을 긋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은 대담한 제안서이기도 하다. 미국식 복지는 복지가 아님을, 복지가 우리 경제의 고질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그 결과 우리 경제 구조가 어떻게 선순환 되는지를 보여 주고자 한다.

■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파커 J. 파머 지음, 김찬호 옮김, 글항아리, 328쪽, 15,000원

책의 저자는, 오늘날 비통한 자들의 정치가 발현돼야 할 이유를 근대성에 비롯된 마음의 상태에서 찾고 있다. "무심한 상대주의, 정신을 좀먹는 냉소주의, 전통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멸, 고통과 죽음에 대한 무관심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여기서 분노로 비롯된 정치적 앙심을 경계한다. 이른바 '분노의 정치'라고 부르는 데서 오는 '적의 악마화'는 오늘날 정치와 민주주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서로의 고통을 나눈 데서 비통한 자들의 정치가 출발한다고 보았다.

■ 신체와 자유-칸트의 자유에서 메를로-퐁티의 자유로, 심귀연 지음, 그린비, 232쪽, 17,000원

메를로-퐁티의 '신체론'을 참조해 정신과 신체를 구분하는 근대의 이분법적 도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우리의 신체뿐 아니라 자유를 가능케 하는 조건들을 새롭게 사유한다. 근대철학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이성과 주체를 중시하는 인식론부터 철저하게 비판했던 퐁티 철학의 궤적을 따라, 이 책 역시 기존의 감각, 지각, 인식 개념에서부터 하나하나 의문을 제기하며 근대철학의 한계를 파헤쳐 나간다. 저자는 이성의 도구, 대상으로 여겨져 오던 '신체, 세계, 타자'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이들이 있어 우리의 활동이 제약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로 인해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 아도르노 그 이후, 티아 테노라 지음, 정우진 옮김, 한길사, 356쪽, 20,000원

'음악 사회학을 다시 생각한다'라는 책의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아도르노가 일군 음악사회학 즉, 사회음악학의 영역을 통찰하고 있다. 저자가 아도르노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유는, 아도르노의 음악사회학이 중요한 고전일 뿐만 아니라, 음악을 그저 사회적 생산품으로만 간주하는 현행 음악사회학에 대한 비판의식 때문이다. '글로 작곡하는 사회학자' 아도르노의 음악사회학 이론에 기반을 두고, 그의 이론을 현실에 접목시켜 실험, 연구하면 발전시켜나간다.

■ 일침-달아난 마음을 되돌리는 고전의 바늘 끝, 정민 지음, 김영사, 296쪽, 14,000원

고전의 바다에서 시대정신을 길어올리는 한문학자 정민 교수가 처음 선보이는 마음과 세상에 대한 사유의 응결체.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간명한 통찰이 필요하다. 네 글자밖에 안 되지만, 안에 넓고 깊은 뜻을 담아 문화 담론을 이끌고 촌철살인의 일침을 가하는 전통을 구현했다. 100개의 글을 25개씩 네 갈래 묶었다. 저자가 관심을 둬 온 淸言小品, 선인들의 공부 단련법, 그가 필독해왔던 책들로부터 응축해낸 글들에서 추려냈다.

■ 제국의 수도, 모더니티를 만나다, 엘리스 K. 팁튼·존 클락 편, 이상우 외 옮김, 소명출판, 352쪽, 27,000원

이 책은 2000년 하와이대출판부에서 출간한 'Being Modern In Japan'을 번역한 것이다. 시드니대 교수인 엘리스 K. 팁튼과 존 클락이 엮은 이 책은 1998년 7월 '모더니즘, 모더니티, 그리고 모던: 1920년대와 1930년대 일본의 문화와 사회'라는 제목으로 시드니 뉴사우스 웨일즈 아트 갤러리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원고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몇 편의 논문들을 보강해 모두 11편의 글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다이쇼 시대(1912~1926)부터 쇼와 초기(1926~1937)까지 약 25년간 일본사회 전반에 걸쳐 다채롭게 나타난 모더니티와 모더니즘의 형성 및 전개양상들을 다각도로 다룬 책이다.

■ 조선정치의 마지막 얼굴, 연갑수 지음, 사회평론, 372쪽, 25,000원

19세기 조선정치는 사료가 많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학계는 연구인력 부재로 단편적 상으로만 이해해왔다. 저자는 이를 반성하면서, 역사학자로서 세도정치기에 관한 기본적인 연구를 실행에 옮겼다. 이를 통해 대원군의 쇄국정책이 시대에 맞지 않아 망국의 원인이 됐다는 관점, 세도정치로 인해 19세기 조선에는 정치기능 자체가 부재했었다는 관점 등이 사실 모두 검증이 아닌 선입견에서 시작해 사실로 굳어진 것들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HK교수로 갑자기 운명한 저자의 작업을 동료들이 고인의 1주기에 맞춰 발간한 책이다.

■ 중국문화의 이해와 탐방, 박운석·노상시 지음, 영남대출판부, 283쪽, 17,000원

이 책은 중국문화 이해에 앞서 먼저 알아야 할 '문화의 개념'과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일반적이면서 총론적인 내용을 먼저 다뤘다. 그 다음에는 중국의 역사를 비롯한 중국문화 일반과 중국문화를 대표하고 있는 문화도시를 탐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문화를 이해하고 중국탐방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도표와 그림을 곁들였다. 이 책을 통해 중국의 외양 뿐만 아니라 내면을 볼 수 있으며, 중국문화의 깊이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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