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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더 받으려면 대학을 옮겨라”
“임금 더 받으려면 대학을 옮겨라”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2.02.20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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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임금 격차 어디서 오나_ 대학에 따라 최대 4배 차이

해마다 신임교수 가운데 10~20%는 다른 대학에서 옮겨온 교수들이다. 지방에서 수도권 대학으로 옮기는 교수보다 같은 수도권에서 수도권, 지방에서 다른 지방대학으로 옮기는 교수들이 더 많다. 특히 수도권 사립대의 경우 신임교수의 절반이 경력교수다.

교수들이 대학을 옮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좀 더 나은 연구ㆍ교육환경을 위해서가 가장 크겠지만 임금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류재우 국민대 교수(경제학과)와 김미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이 교수 간 임금 격차를 분석한 결과 학교 안에서의 격차보다 학교 간 격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류 교수는 오는 21일 연세대에서 열리는 ‘2012경제학 공동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수의 임금 격차: 개인특성과 학교특성의 영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류재우 국민대 교수, 141개 사립대 전임교원 2만여명 임금 분석

두 사람은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의 2009년도 근로소득월액 등을 이용해 141개 사립대 전임교원 2만112명의 임금을 분석했다. 여기에는 기본급 외에 다양한 형태의 수당과 상여금이 포함된다. 사업소득이나 기타소득은 포함되지 않는다.

교수의 임금 분위별 임금수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의대를 포함한 교수들의 월평균 임금은 756만원이었다. 상위 10%에 해당하는 교수는 938만원을 받았다. 하위 10%의 월급은 461만원이었다. 상위 10% 교수의 월급은 하위 10% 교수 월급의 2.2배다.

의대를 제외한 월 평균 임금은 707만원이었는데, 이 경우에도 상위 10%의 교수가 하위 10% 교수보다 2배를 받았다. 교수의 임금 격차 수준이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의대 교수의 월 평균 급여는 939만원으로 非의대 교수보다 1.3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교수 간 임금 격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일까. 141개 사립대의 대학 내 임금 분포와 대학 간 임금 분포를 살펴보자. 같은 대학 안에서 임금 격차를 비교해 봤더니 상위 25%에 해당하는 교수는 하위 25%에 해당하는 교수보다 임금이 대략 1.3배 높았다.

이번에는 대학 내 임금 분포에서 가장 중앙에 위치한 중앙값(median)을 구한 다음 이 값이 가장 낮은 대학부터 가장 큰 대학 순으로 141개 대학을 정렬했다. 그랬더니 상위 25%에 속하는 대학의 임금은 737만5천원으로 하위 25%에 속하는 대학의 489만1천원보다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대학 안에서 가장 중앙에 해당하는 임금으로 따졌을 때 가장 높은 대학의 임금은 가장 낮은 대학의 4배에 달했다. 교수의 개인적 특성을 반영하는 대학 내 임금 격차보다 대학 간 임금 격차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 교수 급여의 대학 내 및 대학 간 분포

각 대학에 주어진 수직선 중 가운데 부분의 굵은 점이 그 대학 내에서의 교수임금의 중위치(median)이다. 이 중위치를 중심으로 한 굵은 선의  상단은 해당 대학 교수 보수의 상위 25%이며 하단이 하위 25%이다.

대학 간 임금 격차가 대학 내 임금 격차보다 크다는 사실은 교수의 개인적 특성과 학교별 특성을 동시에 고려했을 때 더 확연히 드러난다. 한국연구재단 등재지나 SCI(SSCI)급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편수가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봤다.

등재지로 환산한 논문이 1편 더 많은 교수는 임금이 1.0% 정도 올라간다. 경력이 1년 늘어나면 2.7%, 근속년수가 1년 증가하면 임금이 2.5% 높아진다는 사실과 비교해 보면 연구업적이 임금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류 교수는 “아직도 교수의 임금이 기본적으로 호봉제에 기반하고 있으며 연구업적에 대해서는 충분한 유인이 주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대학끼리 비교해 보자. 대학의 평균 논문 실적이 1편 더 많아질수록 교수의 임금은 12.9%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같은 학교에 있으면서 논문 1편을 더 게재할 때에는 임금이 1% 정도밖에 올라가지 않지만 평균 논문 건수가 1편 더 많은 대학으로 옮기는 경우 임금이 총 11% 가량 올라가는 셈이다.

교수 급여, 연구성과보다 연공서열에 좌우

류 교수는 “대학에서 연구업적과 연계된 급여가 충분히 큰가는 한 대학 안에 국한해서 보는가 아니면 대학 간의 이동까지 감안해서 보는가에 따라 다르다. 전자에 비해 후자의 규모가 10배 정도 크다”라며 “적어도 학교 간 이동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젊은 교수들에게는 상당한 정도의 연구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있음을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또 “개인적 특성만을 고려했을 때 교수의 연구업적이 임금에 미치는 영향은 2.2~2.5%였지만 학교 특성을 통제하면 1.2~1.3%로 줄어들고, 교수의 질을 통제하면 그보다도 30% 정도 작아진 1.0~1.1%로 추정된다”라며 “연구업적이 높은 교수가 높은 보수를 받는 것의 상당 부분은 연구역량이 높은 교수들이 많이 있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대학에 속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지역 대학의 교수나 미국박사의 임금이 높은 것에서도 대학의 특성이 교수의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엿볼 수 있다. 서울에 있는 대학의 교수는 다른 지역의 대학 교수보다 월급을 13.2~14.5% 더 많이 받는다. 그런데 여기에 대학의 평균 연구 실적이라는 변수를 포함하면 그 값이 8.9~10.2%로 낮아진다. 임금 격차가 30% 넘게 작아지는 것이다.

미국박사가 월급 더 많이 받는 이유는…?

미국박사는 또 어떤가. 전체 교수를 비교했을 때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교수는 그렇지 않은 교수보다 임금이 11.3%보다 높았다. 하지만 학교 규모 등 학교 특성을 동시에 고려하면 미국박사의 임금은 3.3% 밖에 높지 않다. 여기에 대학의 평균 연구실적을 포함하면 미국박사의 임금 프리미엄은 2.5%로 더 낮아진다.

미국박사의 임금이 높은 것은 그가 속한 대학의 다른 교수보다 높은 것이 아니라 규모가 크고 급여 수준이 높은 ‘중상위권’ 대학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이들 대학에 임용되려면 미국박사여야 된다는 말도 된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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