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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사회이론의 최전선을 읽는다
비판적 사회이론의 최전선을 읽는다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2.02.13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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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텐트> 한국판은?

비판적 사회이론의 최전선을 읽을 수 있는, 프랑크푸르트학파 공식 저널 <베스텐트(WestEnd)> 한국판(연구모임 사회비판과 대안 편저, 사월의책, 사진)이 나왔다.

<베스텐트(WestEnd)> 한국판(연구모임 사회비판과 대안 편저, 사월의책)
20세기 사상운동의 한 축을 이끈 프랑크푸르트학파는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비판적 철학자, 사회학자들의 모임이다. 막스 호르크하이머, 테오도오 아도르노, 발터 벤야민, 마르쿠제, 에리히 프롬과 같은 저명한 20세기 사상가들은 물론, 의사소통 이론으로 유명한 하버마스와 인정투쟁 이론으로 새로운 사유 지평을 보여준 악셀 호네트 등 뛰어난 동시대 학자들 역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일원이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산실인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에서 펴내는 공식 저널이 바로 <WestEnd> 이다.

<베스텐트>는 1932년부터 간행된 <사회연구지(Zeitschrift fur Sozialforschung)>로 시작, 2004년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연 2회 간행 체제를 확립하며 출간되고 있다. 잡지명인 'WestEnd'는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가 속해 있는 지역 이름을 따온 것으로 '서구의 종말'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서구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색깔을 뚜렷이 드러내는 이름이다.

<베스텐트> 한국판 제1호인 <베스텐트 2012>는 마르셀 모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자크 데리다 등 수많은 사상가들이 주목했으며 여전히 논란의 대상인 '선물(gift)'이라는 주제를 쟁점으로 잡았다. 화폐의 교환가치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선물(혹은 증여)은 어떤 가치를 지니며 어떻게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 외에도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사회문제에 대해 깊은 통찰을 주는 글들을 싣고 있다. 생명공학 문제, '정의로운 전쟁' 등에 대한 독창적 연구들, '사회비판 모델'에 대한 한국 연구자들의 충실한 논문들을 만날 수 있다.

<베스텐트> 한국판 편집은 '연구모임 사회비판과 대안'이 맡고 있다. 2006년 9월에 발족한 비판적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철학자, 사회학자, 정신분석학자, 문화예술이론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현대 사회비판과 대안 모색을 위한 이론적 자원을 집대성하고 이를 토대로 한국사회 분석을 시도한다는 장기 프로젝트를 갖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베스텐트> 한국판을 기획했다. 곧 출간될 '테제 시리즈'(가제) 등을 통해 비판적 사회이론을 소개하고 이를 대중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고지현, 김동규, 김원식, 남기호, 문성훈, 박영도, 박진우, 이유선, 이종하, 홍사현 등이 모임을 이루고 있다.

문성훈 교수는 '한국판 발간사'에서 "<베스텐트> 한국판은 독일판에 실린 글 가운데 '연구'와 '쟁점' 부분의 글을 선별적으로 싣고 있다. 한국판은 단순히 독일판을 소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를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데 있어 한국 연구자들의 독자적 논의 구조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간 의미를 밝혔다.

최익현 기자 bukhak64@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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