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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대 내부 비리 의혹, 검찰 내사 받고 있다
평택대 내부 비리 의혹, 검찰 내사 받고 있다
  • 최성욱 기자
  • 승인 2011.10.28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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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평택지청, 교내 공사비리ㆍ교수임용비리ㆍ공금유용 등 내사

평택대(총장 조기흥)가 보직교수 내부비리 등으로 이달 초부터 검찰 내사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원지검 평택지청에 따르면 기숙사 등 각종 내부공사 비리, 교수임용 비리, 공금 유용 등을 내사하고 있다.

내부비리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A교수는 교수 임용에도 깊이 관여해왔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지난 9월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하위 15%대학)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평택대는 이번 검찰 내사가 수사단계로 넘어갈 경우 사면초가 신세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최성욱 기자

지난 9월, 평택대 고위 보직교수 A교수의 전횡을 담은 의문의 투서(전단지)가 교내 곳곳에 뿌려졌다. 투서에는 A교수의 △공금 유용 △교수임용 비리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A교수가 학생 등록금(학교카드)을 개인적인 용도로 많이 쓰고 다닌다”, “교수 채용 시 전공과 무관한 사람을 뽑고 있다”, “oo학과 교수는 A씨의 친척이라서 채용했고, oo학과 교수는 A교수 친구의 사위라서 뽑았다.”

이 투서에는 A교수가 배우자의 고향후배, 자녀 친구 등 교수 임용을 자의적으로 했다는 내용이 써있다. 당사자들의 실명과 A교수의 행적도 적혀 있다. 목격자들은 “누군가로부터 사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한 남자가 대낮에 캠퍼스를 누비며 전단지를 살포하고 떠났다”고 말했다.

투서는 평택대가 2012년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 ‘하위 15% 대학’에 선정된 직후에 뿌려졌다. 이 의문의 전단지는 수원지검 평택지청으로도 흘러들었다.

“뭔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같아요. 왜, 시기가 좋잖아요. 지방 부실대학이라는 이미지에 고위 보직교수의 공금유용, 건설 리베이트, 교수임용 비리… 총장 자리를 노린 거 아니겠어요?” 평택대에서 만난 한 교수는 지난 1996년부터 15년 간 장기집권 중인 조기흥 현 총장의 자리를 노린 암투로 해석했다. 조 총장은 공개석상에서도 “A교수만큼 발전기금을 많이 끌어오는 교수가 여태껏 어디에 있었나”라고 치켜세울 만큼 평소 신망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A교수는 그러나 전체 교수회의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수차례 부인하고 있다. “누군가 ID를 도용한 뒤 학교 게시판에 올린 내용을 그대로 인쇄해 유포한 것 같다. 전단지에 적힌 내용은 사실 무근이다. 이번 사건의 배후를 꼭 밝혀내겠다.”

평택대는 이번 검찰 투서와 관련, 일단 ‘거리두기’로 대응하고 있다. 이번 내사가 공금 유용, 교수 임용 비리 등 대학 차원의 후폭풍이 예상되는 사건임에도 “교수 개인의 문제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진세혁 평택대 기획처장(행정학과)은 “제보에 의한 검찰 내사다. 개인 비리는 대학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설령 개인적으로 교수임용을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해도 우리가 나서서 진상조사할 계획은 없다”며 “평택대의 임용제도는 공정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평택대 교수들은 검찰의 내사 결과를 기다려 보자는 눈치다. 평택대 ㄱ교수는 “의혹은 많은데 어떤 것도 선명하게 밝혀진 게 없다. 이번 내사 결과로 진실이 판명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평택대는 이번 투서 등으로 인해 직원 6~7명이 여러 차례 소환 조사에 응하고 있다.

평택대는 이번 사건과 관련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하위 15% 대학)에 선정된 이후부터 장학금지원을 확대하거나 교수의 사회봉사활동을 강화하는 등 학교 차원의 쇄신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내부 비리 의혹이 제기돼 당혹스러운 상황”이라고 공식 입장을 전해왔다.

글ㆍ사진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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