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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기타무스]윌머트와 미래의 복제기술을 둘러싼 오해
[코기타무스]윌머트와 미래의 복제기술을 둘러싼 오해
  • 김환규 서평위원/전북대ㆍ동물생리학
  • 승인 2011.10.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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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은 창조된 것이 완전한 변화를 이끌 새로운 아이디어이거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경우를 이른다고 생각한다. 1997년 영국 로슬린 연구소의 윌머트와 캠벨은 어른 양에게서 채취한 체세포로부터 양을 성공적으로 복제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것이 포유류 최초의 복제이다.

이 실험을 위해 연구자들은 여섯 살 난 암양의 젖샘에서 채취한 핵을 핵이 제거된 난자와 융합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아를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하여 낳은 새끼가 돌리이다. 따라서 윌머트와 캠벨은 돌리의 ‘신’이라 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공여자 체세포 핵을 젖샘에서 채취한 것에 착안하여 가슴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컨트리송 가수 돌리 패튼의 이름을 따 작명하였다. 다윈의 진화론에 이어 세기에 영향을 끼칠 창의적 업적이자 0.4% 성공률의 노동집약적 연구 결과물이다. 돌리의 탄생은 20세기의 가장 흥분되고 도전적인 과학적 발견이었다.  

이후 2001년에 윌머트와 캠벨은 작가 콜린 터지와 함께 그들의 경험을 토대로 ‘제2의 창조’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이 책은 윌머트와 캠벨의 자서전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다. 또한 복제에 대한 역사를 기록하고 있으며 인간 복제에 대한 윤리적인 질문들을 담고 있다. 

과학은 ‘유레카 순간’의 연속에 의해 지속된다. 그래서 ‘제2의 창조’는 독자들의 복제에 대한 이해 여부를 떠나 과학과 기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이 책에서 그들은 그들의 가설과 실험, 결론 그리고 그들의 연구 성과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미래에, 배양된 포유동물 세포는 매우 가치 있는 공여물질이 될 것이며 유전적으로 조작된 동물의 기관이 인간에게 이식될 것이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돼지 기관은 인간의 면역계에 의해 쉽게 파괴되나 만약 유전적으로 변화시킨다면 이용 가능한 기관의 부족 사태를 완화시켜줄 것이다.   

돌리의 탄생 발표 후 저자들이 경험한 것을 정리한 것도 흥미롭다. 윌머트 등은  체세포로부터 양을 복제할 수 있다면 다음은 사람 차례일 것이란 논평가들의 인식이 불만이었다. 복제 연구에서 기념비적 사건이라 칭송한 사람들조차도 그런 아이디어를 증오하였다. 윌머트는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자신들의 잃어버린 사랑하는 사람을 복제할 수 있는가를 물어왔다고 적고 있다. 이것이 일반 사람들의 생활과 의식에 미치는 돌리의 효과였는데, 그러한 바램은 돌리의 탄생이 즉시적이며 정확한 복제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이들 그룹의 생각은 인간 복제와는 거리가 멀다. 인간 복제에 대한 전망은 우리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일으킨다. 신체적으로도 위험하고, 복제된 아이의 심리 상태도 복잡할 것이며, 결론적으로 의학적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정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돌리를 탄생시키는데 사용된 기술은 훨씬 광범위한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복제에 관련된 과학과 기술은 인간 생활의 많은 측면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돌리의 탄생 이전에, 과학자들은 복제기술 또는 복제과정이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언했으나, 현재는 그런 표현이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과학의 입장에서 21세기의 인간의 야망은 단지 물리학 법칙, 논리적 규칙, 옳고 그름에 대한 인간의 인식과 결합되어 있을 것이다.  

윌머트 등의 연구는 유전공학, 유전체학, 복제기술의 3박자가 조화된 것이다. 이들은 유전자와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과학적 모델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유전자와 환경간의 대화는 생물체의 발생, 즉 하나의 수정란으로부터 인간이나 참나무 같은 개체로의 발생을 조절한다. 대화는 일부 세포에게 뇌가 되도록 지시하는 한편 다른 것들은 간이나 폐, 또는 수백 가지의 기관을 만들도록 한다. 대화는 분화과정을 규정한다.

돌연변이는 유전자와 환경간의 대화에 문제가 생긴 탓이다. 대화는 동물이 태어나서도 평생 이어지며, 이 대화가 잘못되면 유전자는 조절을 벗어나 빠른 성장을 하게 되고 결국 암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인간은 유전자와 환경 사이의 대화의 본질을 이해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이해가 과학이다. 과학은 그 순수한 차원에서 원래 알려진 데로, 그리고 기술을 생산해 낼 필요가 없다는 차원에서 ‘자연철학’이다. 

윌머트 그룹은 기존 동물의 유전적 복사물을 생산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로슬린 연구소에서 그들의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야망은 동물의 유전적 ‘형질전환’과 분리된 동물 및 인간의 조직과 세포를 이용하여 의학, 농업, 생물종보존과 순수과학 등 무수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는 유전공학에 놓여 있었다. 복제기술에 대한 미래의 오용 가능성은 단지 일반인들의 상상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적이라는 것이 반드시 옳거나 비자연적이라는 것이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무릎반사나 개인의 의견 그리고 일부 무지에 근거한 결론 같은 것 보다는 무엇에 대해 생각하고 연구하여 특정 주제의 지식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김환규 서평위원/전북대ㆍ동물생리학
필자는 전북대에서 박사학위를 했다. 저서로는 『혈관생물학』등이 있으며, 옮긴 책에는『생명과학(지구의 생명)』등이 있다. 동물생리학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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