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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부실대학, 정부가 먹여살려 놓고는…”
[국감]“부실대학, 정부가 먹여살려 놓고는…”
  • 김지혜 기자
  • 승인 2011.09.19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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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한나라당 의원, 대학 실사 요구 등 질책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은 19일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재정지원 제한대학 43개 가운데 9개 대학이 그간 우수 대학으로 선정돼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김무성 의원은 “이 43개 대학 가운데 무려 20%가 넘는 9개 대학은 지난 3년간 교과부가 ‘교육역량 우수대학’이라는 도장을 찍어주고 예산까지 지원한 대학들이다”라고 말했다.

학교 재정은 재단 임원의 쌈지돈

설립 당시 설립 관련 서류를 허위 제출하는 등 비리 내역이 밝혀져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폐쇄 계고 통지를 받은 명신대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간 교육역량 우수 대학으로 선정돼 약 14억여 원을 지원받았다. 이 대학은 2007년 12월에 설립자가 횡령으로 구속되고, 설립자의 딸이 총장직을 승계했다. 2008년에는 등록금 의존율이 95.8%에 달해,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등록금 의존율 1위에 올랐다. 2010년에도 10억 7천 만원이 지원될 예정이었으나, 실사 과정에서 허위 정보 기재 사실이 드러나 선정이 취소됐다.

지난 5일 학자금대출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서해대학의 경우, 재단의 비리와 부실이 드러나 2009년 6월에 이사 승인이 취소됐다. 서해대학은 임시이사가 파견된 상황에서 우수 대학으로 선정돼 10억여 원을 지원받았다. 2010년에는 2월에 교수 채용 비리로 총장이 구속된 상황에서, 3월에 우수 대학으로 선정돼 21억 4천여 만원을 지원받았다. 이어서 7월에는 전문대학 대표 브랜드 사업에 선정돼 또 다시 10억 5천여 만원을 지원받았다.

경동대는 설립자인 전 모씨가 기숙사 수익금까지 횡령해 개인주택 구입 비용과 생활비로 사용했다. 횡령한 금액으로 결혼 축의금과 국회의원 후원금까지 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2008년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7억 원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설립자의 범죄를 묵인한 전 총장과 당시 총장을 지낸 전 모씨의 차남 역시 모두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경동대는 2008년과 2009년 우수 대학에 연속으로 선정돼 2년 간 총 20억 4천여 만원을 지원받았다.

동주대학은 2007년 3월 임시이사가 파견되고 5월에 학장이 횡령으로 해임되는 상황에서도 2008년에 9억 2천 6백만 원을 지원받았다.

재정 지원 사업 선정에 걸림돌 없어

서라벌대학은 2006년 재단의 교비 횡령 사건 등으로 2009년까지 학내 분규가 이어졌다. 교과부는2009년 당시 서라벌대를 3년간 718명을 부정 입학시킨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도, 24억 9백만 원의 재정을 서라벌대에 지원했다. 검찰 고발과 교과부의 재정 지원은 같은 달에 이뤄졌다.

2007년 재단의 교비 횡령, 부정 입학 등이 드러나면서 대규모 학내 분규에 휩싸인 부산정보대학은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11억 4천 4백만 원, 25억 4천여 만원을 지원받았다.

대학 경쟁률 지표는 부실함에도 재정 지원 사업에는 선정된 대학도 있다.

세경대학은 2008년 대학경쟁률 지표에서 신입생 충원율 76.3%, 재학생 충원율 77%, 재학생 중도 탈락율 11%, 전임교원 확보율 51% 등 대부분이 전국 평균을 밑도는데도 불구하고,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으로 우수 대학에 선정됐다. 이 대학에 지원된 금액은 각각 12억 9천 8백만 원, 9억1천2백만 원에 이른다. 세경대학은 전문대 대표브랜드 사업에도 선정돼 7억5천만 원을 추가로 받았으며, 재정지원 제한대학이 발표되기 한 달 전인 지난달에 간호 학과 신설을 승인 받아 내년부터 학생들을 선발한다.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원된 학교들은 의료보건 관련 학과 신설이 불가능하다.

정부는 여전히 새는 바가지에 재정 지원

권 의원은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큰 돈을 들여 지원한 대학 가운데, 이번에는 부실대학 명단에서 빠졌지만 앞으로 부실이나 비리 사건이 터질 가능성이 높은 대학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에 따르면, 3년 연속 우수대학으로 선정돼 94억 원을 지원받은 충청도의 C대학은 재정 지원을 받은 기간 동안 이사장이 교비를 횡령해 개인 주택 구입비와 자녀의 유학비로 쓴 혐의로 구속돼 있는 상황이다. 2년 간 10억원 이상의 지원을 받은 전북 J대학도 기숙사 과정에서 공사비를 부풀려 비자금을 챙긴 혐의로 학장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심지어 이 대학은 학장과 부학장이 자신이 교수로 있는 대학에 입학해 장학금을 받는 어이없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권 의원은 “이런 학교들이 신기하게도 이번 부실대학 명단에는 빠져있지만, 이런 학교에까지 계속 지원이 들어간 것을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대학을 전수 조사해서라도 혈세를 더 이상 낭비하지 않도록 조치하라"라고 이주호 장관을 질책했다.

김지혜 기자 har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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