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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아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위로'가 아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 옥유정 기자
  • 승인 2011.08.25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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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교수들, 미등록학생 장학금 마련 위한 서화전 개막

24일 '미등록학생 장학금 마련을 위한 성공회대 교수 서화전, 아름다운 동행' 개막식에서 신영복 교수가 김제동(신문방송학과 재학, 방송인)의 작품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영복 석좌교수(경제학)를 비롯한 성공회대 교직원들이 이시대의 청년들과 ‘아름다운 동행’ 길에 올랐다.

성공회대(총장 양권석) 교수서예동호회인 수서회(水書會)는 ‘미등록학생 장학금 마련을 위한 성공회대학교 교수 서화전, 아름다운 동행’을 지난 24일 개최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신영복 석좌교수, 김창남 교수(신문방송학과) 등 약 20여 명의 서예동호회 교수들을 비롯해 양권석 총장, 방송인 김제동, 문정은 총학생회장, 김창진 경비실 직원 등 총 34명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회가 등록금문제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처지에 대해 교수들이 관심을 갖고 있고 함께한다는 뜻을 전하고 싶었어요.” 수서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창남 교수는 이번 전시회의 의미를 ‘공감’이라 설명했다.

성공회대 교수들이 수서회를 꾸려온 지도 벌써 7년이 지났다. 이들이 서예를 배우게 된 것은 신영복 교수가 퇴임하기 전에 배울 기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였다. 서예를 배우기 위해 시작한 활동이었지만 참여한 교수들은 서예보다는 ‘사람’을 배웠다. 동호회를 시작한 지는 오래됐지만 바쁜 사정 때문에 교수들이 실제로 연습에 참여한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번 서화전은 신영복 교수가 일일이 손을 잡고 함께 썼기에 가능했다. 교수들은 청년에게 전하는 진심어린 ‘마음’으로 ‘재능’의 빈자리를 메웠다. 그래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요즘 유행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 저는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화가 나요. 그 것은 마치 ‘너희가 지금 힘들고 괴로운 건 당연하니 그냥 받아들여라’ 하는 것처럼 들리거든요. 저는 그들의 아픔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하는지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김창남 교수는 청년에게 ‘위로’가 아닌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교직원들이 출품한 47점의 서화 작품도 그들이 학생이나 일반인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래서 신영복 교수는 이번 전시회를 “사회와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는 ‘교실’”이라고 표현한다. 이어 “전시회를 찾아오는 사람들과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고 싶다”라고 신 교수는 덧붙였다.

신 교수가 출품한 작품은 6폭 병풍 1점, 2폭 가리개 1점, 3점의 서화작품(여름징역살이, 처음처럼, 석과불식)등 모두 5점. 전시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모두 팔렸다. ‘사간 것’이 아니라 ‘장학금을 기부’한 셈이다.

성공회대 교직원들의 ‘아름다움 동행’은 오는 30일까지 인사동 KCDF갤러리에서 계속된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생기는 수익은 미등록 학생들의 장학금 마련에 사용되며, 교수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에 공헌 할 방법을 고민할 예정이다. 오는 9월에는 김진업, 김창남, 박경태 교수로 구성된 더 숲 트리오의 공연과 신영복 교수의 강의가 어우러진 전국투어콘서트도 잡혀있다.

양권석 성공회대 총장은 “꼭 서화전이 아니더라도 교수들이 마음가는대로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옥유정 기자 ok@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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