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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세계적인 ‘ACE’ 꿈꾸는 서거석 전북대 총장
인터뷰_ 세계적인 ‘ACE’ 꿈꾸는 서거석 전북대 총장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1.06.13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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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않으면 졸업하기 가장 어려운 대학으로 만들겠다”

서거석 전북대 총장(57세)은 법대 학장 시절(1997~2001년) ‘불도저’로 통했다. 학장을 두 번 연달아 하면서 법대 개편을 주도했다. 법대를 꼴찌로 들어온 학생이 2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 서 총장은 그것을 ‘교육의 힘’이라 믿는다.
총장이 되면서 그는 ‘섬김의 리더십’으로 변신(?)했다. 일방적으로 사업을 이끌어 가는 독선적인 행정보다 더디더라도 구성원들의 이해와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고 그 요구를 반영하는 정책이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교수 업적평가를 비롯해 학내 주요 사안을 결정할 때는 지금도 구성원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꼭 거친다. 서 총장은 “1천100명의 총장을 모시고 있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북대는 요즘 가장 주목받는 지역대학이다. 지난 5월에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대학가에서는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해 6개월을 맞은 서 총장을 지난 8일 만났다.

● 일시 : 2011년 6월 8일 오후 4시
● 장소 : 전북대 총장실
● 대담 : 최익현 교수신문 편집국장
● 사진ㆍ정리 :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 전북대 최초의 연임 총장이다. 지난 4년을 평가하자면.
“지난 4년간 전북대는 전국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대학으로 성장했다. 지역대학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3년 연속 전국 10위권에 올랐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순위도 21계단 상승했다. 로스쿨도 유치했고, 새만금 캠퍼스 전진기지를 마련하는 등의 성과도 있었다.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 광역 경제권 인재양성 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과 수백억 원이 투입되는 세계적인 연구센터를 잇따라 유치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 침체됐던 대학 분위기를 역동적으로 만든 점을 꼽고 싶다. 대학 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구성원들이 ‘함께 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 특히 연구 경쟁력 부문에서 발전이 두드러지는데.
“대학 경쟁력은 교수들의 연구 경쟁력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했다. 승진 요건을 2배 내지 2.5배 이상 강화했다. 정년이 보장된 교수들도 일정량의 논문을 써야 하는 ‘연구실적 하한제’를 전국 최초로 도입하고, 일정 기간 안에 승진하지 못하면 교수직을 유지할 수 없도록 재임용 규정도 손질했다. 대신 <네이처> 등 세계 3대 과학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면 최대 1억원을 지급하는 등 우수 연구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강의시간을 줄여주는 ‘연구중점 교수제’도 시행했다. 그 결과 교육과학기술부가 2009년 발표한 SCI 논문 증가율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논문의 질을 가늠하는 피인용 지수나 횟수도 전국 최상위권이다. 이런 결과는 자연스레 대규모 국책연구사업 유치로 이어져 지역대학 최초로 연구비 1천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2단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교수 임용 때 논문 편수보다는 질 중심으로 평가하는 등의 제도개선 방안을 준비 중이다.”

△ 교수들의 반발도 많았을 텐데.
“대학의 주요 현안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하지 않았다. 대신 교수들을 직접 찾아가 고충도 듣고, 내 고충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꾸준히 설득하니 교수들도 공감하고 동참하기 시작했다. 그 후 많은 단과대학과 학과에서 본부가 제시한 승진 규정보다 훨씬 더 강화된 승진 규정을 자체적으로 내놓는 등 자발적인 변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교수들과의 만남은 소통의 중요성을 느낀 계기가 됐다. 그래서 지금도 학기 초에는 단과대학 순회 교수 간담회와 같은 소통 과정을 거쳐 대학의 주요 정책들을 결정하고 있다. ‘1천100명의 총장을 모시고 있다’는 생각으로 일한다.”

△ 거점국립대로서는 드물게 ACE사업에 선정됐다. 비결이 궁금하다.
“지역대학들이 안고 있는 학부교육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대학들이 안고 있는 학부교육의 문제는 기초학력 격차가 큰 학생들을 획일적으로 교육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기초가 부실한 학생이 그대로 전공과정에 진입하게 되고 이는 또다시 전공교육의 부실로 나타난다. 기초와 전공 지식이 부실한 졸업생들은 취업에 실패하거나 실력 없는 취업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초역량 강화형 선도모델’을 제시했다. 대학교육 과정을 기초역량 강화과정 2년과 전공과정 2년으로 나눠 운영하는 ‘2+2학제’와 신입생 학력부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신입생 4학기제’ 도입이 뼈대다.”

△ ‘잘 가르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수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처음 총장직을 맡았을 때부터 교수들에게 연구뿐만 아니라 학부 교육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승진하기 위해서는 ‘잘 가르치는 법’에 대한 수업을 일정 시간 의무적으로 듣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잘 가르치는 교수를 뽑아 포상한 것도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 그러나 아직도 교육 분야의 인센티브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ACE 사업에 선정된 만큼 이제 잘 가르치는 교수에게는 연구 잘하는 교수 수준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교수 업적평가도 손을 볼 생각이다. 교육역량이 강한 교수는 별도 트랙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방안을 놓고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 최근 정부에서 ‘취업’을 강조하고 있다.
“전북대 취업교육의 핵심은 ‘큰사람 프로젝트’다. 깊은 전공, 따뜻한 마음, 넓은 교양을 가진 ‘큰사람’을 육성한다는 게 모토다. 학생들이 신입생 때부터 체계적으로 스펙을 쌓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연간 1억5천만원의 경력개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재학생의 92%가 참여할 정도로 호응이 크다. 지난해부터는 ‘1인 1사 탐구하기’라는 목표 아래 ‘기업의 달인 되기’라는 기업분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취업요건을 파악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참여한 학생들 대부분은 자신이 희망하는 기업에 취업해 교과부로부터 우수 취업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국립대 최초로 학생들에게 입학하면서부터 평생지도교수를 배정해 대학생활에 대한 가이드는 물론 진로설계나 취업에 대한 상담을 받도록 하고 있다.”

△ 국공립대총장협의회장, 대교협 수석부회장 등을 맡았는데, 대학 경쟁력을 어떻게 높여야 한다고 보나.
“우리나라 대학의 경쟁력에 대한 문제는 대학의 난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정부 차원의 과감한 통폐합 유도 정책이 필요하다. 국립대와 국립대, 사립대와 사립대 간의 통합은 물론 국립대와 사립대 간의 통합도 가능하도록 제도와 규정을 바꾸고 이들 대학에 대해서는 특별한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 최근 3년간 등록금을 동결했다. 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재정 투자가 필수적인데.
“물가 인상률 등을 감안하면 등록금을 10% 가까이 인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대형 국책사업을 더 많이 유치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최근 3~4년 동안 국내 최초이자 세계 다섯 번째인 고온플라즈마 응용연구센터를 비롯해 국내 대학 최초의 식물공장을 운영하는 LED 융합기술지원센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수공통 전염병 연구소 등 7천억원 이상의 예산을 확충했다. 올해에도 400억원 규모의 LED 농ㆍ생명 융합기술 개발사업을 비롯해 태양광 테스트베드 사업 등 다수의 국책사업을 유치했다. 발전기금 모금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 독지가로부터 40억원 기부도 받았다. 올해 들어서는 지역의 소규모 업체들이 십시일반 기부하는 ‘후원의 집’ 수가 두 배 가까이 늘고 있고, 개인 소액기부자들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값 등록금‘ 논의가 활발하다.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고등교육 재정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는 데 긍정적인 면이 있다. 반면 뚜렷한 원칙 없이 ‘백가쟁명’식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우려스럽기도 하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고등교육 재정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많은 대학이 등록금을 올려 재정의 상당 부분을 충당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학에 대한 투자를 확실하게 늘리되, 부실대학이나 경쟁력이 미흡한 대학에 대해서는 과감한 통폐합 정책을 추진해 국민들의 혈세가 낭비된다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고, 대학도 살 수 있다.”

△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는.
“교육 경쟁력을 높여 이것이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공부하지 않으면 졸업하기 가장 어려운 대학이 바로 전북대가 될 것이다. 대신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게는 지원을 대폭 늘리겠다. 또 재정확충을 위해 힘쓰겠다. 발전기금을 늘리고, 연구비와 대형 국책사업 수주를 위해 발로 뛰는 총장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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