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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질적 만족도는 낮아 … 대학체제 개편 논의
‘SKY’ 질적 만족도는 낮아 … 대학체제 개편 논의
  • 옥유정 기자
  • 승인 2011.05.30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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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대학체제 개편’ 12회 연속 토론회 연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송인수·윤지희)’이 오는 8월 30일까지 12회에 걸친 연속토론회를 통해 대학체제 개편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를 펼친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그동안 초·중등 교육의 문제점과 입시 사교육 문제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찾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대학영역’으로 논의를 확장한다. 사교육 문제를 비롯해 초·중등 교육 전반의 문제를 유발하는 가장 근원적인 요인이 대학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5일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현실-4년제 대학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첫 토론회가 열렸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이날 토론에 앞서 “대학체제 개편과 대입제도에 대해 근본적인 논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왔다. 국가와 민간 차원에서 대학체제 개편의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주장과 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라며 “장정의 토론회를 통해 현안을 검토하고, 각종 문제와 대안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데 취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 유현숙 한국교육개발원 고등교육연구본부장,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안치용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장,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미국학과) 등 5명이 발제자로 참석했다.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은 ‘우리나라 4년제 대학의 대학교육 현황과 실태’를 주제로, 대학평가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김 정책실장은 <경향신문>의 대학평가 지표를 인용해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는 대학들이 실제 교육 여건과 교육의 질적인 부분에서 서열과 일관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라고 강조했다.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소위 ‘SKY’로 분류되는 상위권 세 개 대학은 교수-학습, 교수와의 상호작용, 학습지원체제 관련 학생생활 만족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포스텍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결과를 제외하면 오히려 비교적 주목받지 못했던 한림대, 서울시립대, 인제대, 경상대 등이 질적 평가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교수의 피드백 관련 문항에서는 서울대가 47.1점(26위)으로 한림대 56.6점(3위)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유현숙 한국교육개발원 고등교육연구본부장은 “블랙박스 안, 우리가 들춰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곳을 봐야한다. 대학 평가의 지표들이 투입과 산출에만 치우쳐 있어 실제로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는 반영하지 못한다”라며 “실제 교육의 질을 파악할 수 있는 표준화된 지표들을 개발 중에 있으며 내년에 마련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미국학과)는 실제 대학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주체로서‘한국 대학 교육의 질에 대한 단상’을 이야기해 눈길을 끌었다. 안 교수는 “교수가 교육보다 연구에 과도하게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또 학생이 교육에서 단순히 ‘소비자’로 받아들여지는 것에 있어서도 비판적으로 생각한다. ‘소비자’의 만족도만을 고려해 부담을 덜어주는 교육을 하고, 이는 결국 성적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어 “표피적 지표가 아닌, 대학은 더 나은 인간을 만들고 있는가 등의 근원적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라며 “ACE사업이 효과를 내려면,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곳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특히 ‘학생의 만족도’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생각할 여지를 남겼다. “교육이라는 것은 결코 단순하지 않아 학생의 만족도가 일종의 ‘긍정적 불만족도’를 뜻할 수있다”라는 것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남은 토론회에서 지방대학과 전문대학의 현실, 국공립대학의 법인화 정책, 대학특성화 정책과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대학구조조정, 학벌구조, 고등교육 재정 등에 대해 토론하고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옥유정 기자 ok@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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