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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5월 16일자)
새로 나온 책(5월 16일자)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1.05.16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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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호 5월16일자

■ 기생충, 우리들의 오래된 동반자, 정준호 지음, 후마니타스, 320쪽, 13,500원
이 책은 기생충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생물들이 서로 기생 혹은 공생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생존을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들려주면서, 질병?개발?전쟁 등의 최전선에서 기생충이 인간과 함께한 역사로 점차 주제를 확대해 나간다. 크게 보면, 1~ 2장은 기생충과 숙주, 3~4장은 기생충과 인간(사회)에 관한 것이다. 저자는 기생충을 통해 빈곤과 사회불평등 문제의 개선까지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특히 단순한 약물 투여가 아닌 기생충을 의학적?친환경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있다.

■ 근대초기 한일 문제문학 비교연구, 남송우 서은선 손동주 윤일 공저, 지식과교양, 343쪽, 24,000원
부경대 동북아시아문화연구소 연구팀의 연구 성과를 단행본으로 출간한 책이다. 부제 '이인직과 도쿠토미 로카, 신채호와 고토쿠 슈스이'가 말하듯, 이인직과 로카, 신채호와 슈스이를 통해 한일 문학의 문제적 양상을 비교 연구한 저작이다. 로카는 메이지 정부의 실력 팽창이 러일전쟁으로 발전해 일본 국민을 고통에 빠르릴 것임을 강하게 암시한 작가였다. 슈스이는 사회민주주의자로서 '직접 행동'을 주창한 아나키스트가 된 인물이다. 신채호와의 대비 연구가 필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 녹색평론 2011년 5-6월호, 녹색평론사, 296쪽, 10,000원
'핵발전, 무엇이 문제인가'(좌담), '생명의 자리에서 원자력을 생각한다'(다카기 진자부로), '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가능한가'(고이데 히로아키), '피폭자란 누구인가'(가마나카 히토미), '전진한과 자유협동주'(이흥재), '불인하도다, 카이스트여!'(배병삼), '들에 핀 백합꽃을 보라'(박경미) 등의 글을 수록했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은 "핵발전소를 없애면 대안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은 지나치게 한가로운, 우둔한 물음이다. 대안이 있든 없든 핵발전은 시급히 중지해야 한다"고 머릿말「핵이라는 괴물을 어떻게 할까」에서 강력하게 주장한다.
 
■ 조선시대 세계지도와 세계인식, 오상학 지음, 창비, 436쪽, 30,000원
조선시대 동아시아에서 제작한 지도를 통해 우리 선조들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탐구한 책으로, 서남동양학술총서로 출간됐다. 특히 서구식 세계지도로 대표되는 서양의 지리지식이 유입되면서 전통적인 인식이 어떻게 변해갔는가를 개항기 이전까지 시계열적으로 고찰한 저자의 접근은 매우 흥미롭다. 지도란 지리적 실체를 2차원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전통적인 인식을 확장함으로써, 기존 조선시대 고지도 연구의 난맥상을 헤치고자 한 점도 눈길을 끈다. "조선시대의 세계에 대한 인식이 단선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저자의 결론은 음미할 만하다. 

■ 지식의 형태화 사회 1,2, 막스 셸러 지음, 정영도?이을상 옮김, 한길사,  328쪽(1권),460쪽(2권), 25,000원(1권),30,000원(2권)
지식사회학의 선구자 막스 셸러(1874~1928)의 대표작. 셸러의 지식사회학은 20세기 초의 혼란에 맞서 새로운 형이상학을 수립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이는 곧 '철학적 인간학'으로 나아가기 위한 단초가 됐다. 이 책은 「지식사회학의 문제들」,「인식과 노동」,「대학과 시민 단과대학」이라는 방대한 논문을 묶은 것이다. 학문을 단순한 사실과학으로 만들어버린 실증주의를 비판하고 현상학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인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셸러의 학문적 위상을 엿볼 수 있다.

■ 코끼리는 아프다, G.A.브래드쇼 지음, 구계원 옮김, 현암사, 512쪽, 18,000원
이 책은 인간에 의해 갇히고 다치고 길들여지고 전시되는 '우리 곁의 코끼리'에 대한 보고서다. 제인 구달의 계보를 잇는 미국의 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브래드쇼는, 인간에 의해 극한의 생존에 내몰린 코끼리의 다양한 외상과 그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책을 찾고자 한다. 그는 기술과 수치를 넘어 코끼리의 영혼에 대한 연민과 교감을 주창한다. "이제 코끼리가 인간의 정체성과 의지에 의문을 제기해야 할 때이다"라는 저자의 말이 울림을 남긴다.

■ 철학 연습, 서동욱 지음, 반비, 332쪽, 15,000원
스피노자에서 데리다까지, 돈 쓰는 일의 어려움에서 스마트폰 시대의 책읽기까지, 삶의 골칫거리들과 현대철학의 고민거리들은 어디서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이 책은 바로 그 접점을 제시하는 재미있는 책이다. 1부에서는 현상학(실존주의)과 구조주의(탈구조주의)라는 두 흐름을 중심으로 주요 철학자들을 살폈으며, 2부에서는 주제를 앞세워 생각을 전개하는 에세이들을 등장시켰다. 존재와 무, 차이와 환대, 진리, 진짜와 가짜 등 고전적인 주제에 관한 논의들을 현대철학 버전으로 재정비한 글들과 돈, 사랑, 외모, 스마트폰 시대의 책읽기 등에 관한 글을 풀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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