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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 호주의 한국대학등급평가 무엇이 문제인가
초점 : 호주의 한국대학등급평가 무엇이 문제인가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2.06.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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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05 11:46:37
올해 과학기술부에서 지원하는 지역협력연구센터를 유치해 앞으로 9년 동안 1백32억원을 투자해 지역산업발전과 지역에 필요한 고급인력양성을 하게된 ㅇ대학. 이 대학은 대학측이 등록금과 수속비를 전액 지원해 수십여명의 학부학생을 미국, 일본 등 외국의 대학에 1년 동안 유학 보내고 있다. 지역발전을 이끌고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인재들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설립된지 20여년이 지났고, 박사과정까지 운영하고 있는 이 대학이 해마다 배출하는 1천여명의 졸업생들은 만일 호주로 유학이나 이민을 간다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2년제 전문대학을 졸업한 고급준학사학위(Advanced Diploma)를 받은 것으로 인정받는다. 2년을 더 공부해 석사과정까지 마친다고 해도 호주에서는 학사학위를 마친 것으로 취급될 뿐이다.

호주정부가 외국대학자격공인기관(The National Office of Overseas Skills Recognition, 이하 누사)을 통해 국내 대학을 등급화하고 일부대학들의 학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학위과정들을 자국의 잣대로 평가절하한 셈이다. 특히 현재 적용되고 있는 누사의 한국대학판단등급은 1996년에 발간된 것으로 현재 한국의 대학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도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호주 당국은 당시 국내 대학의 평판, 교육과정, 교육기간, 교육수준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표>이에 대해 호주 대사관측은 “모든 국가의 교육기관을 구분하고 있으며, 한국의 개별대학에서 관련자료와 함께 이의를 제기할 경우 재평가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호주정부의 이와 같은 조치는 한국정부가 외국에서 교육받은 이들의 학력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인정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불평등한 관계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외국 또는 군사분계선이북지역에서 우리나라의 초·중등교육과 대학교육에 상응하는 교육과정을 전부 이수한 자로서 대학을 졸업한 자와 동등한 학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는 대학을 졸업한 자와 동등한 학력이 있다고 본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에서야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교육인적자원부는 정확한 사실확인과 함께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외국의 대학이나 기업들이 국내대학을 평가하는 것은 관여할 수 없으나 정부차원에서 등급화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국가간의 상호주의 위배, 교육시장 개방 등을 고려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호주의 대학교육제도

호주대학의 학사학위는 인문, 사회, 경상, 자연, 예능 계열은 3년, 법학, 공학, 농학은 4년, 건축학, 치의학, 수의학은 5년, 의학은 6년으로 전공에 따라 수학기간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과정으로 준석사 수료(Graduate Certificate)와 준석사 디플로마(Graduate Diploma)가 있는데 이는 비학위과정으로 학사학위를 마친 이후 6개월에서 1년 동안 특정분야의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과정이다.
석사학위는 1∼2년 과정으로 우리나라 석사와 유사하나 전공이 학부전공과 다르면 입학할 수 없다.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3∼5년의 기간이 걸리며 최종적으로 논문에 의해 학위가 수여된다.
직업기술전문교육과정은 6개월에서 3년까지의 기간으로 나눠져 있으며, 기초·단순기술을 공부하는 단기간 수료과정(Certificate Ⅰ~Ⅳ)부터 전문적으로 구체적인 학습능력을 요구하는 준학사(Diploma)나 고급준학사과정(Advanced Diploma)까지 있다. 한국의 2년제 전문학사학위와 유사해 이후 호주대학의 2학년이나 3학년으로 편입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대학 가운데 누사에 의해 3등급 이하로 분류된 대학의 졸업생들이 해당하는 등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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