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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본적인 연구 지원하지 않는다”
“한국, 근본적인 연구 지원하지 않는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1.03.14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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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U 참여 해외학자가 본 한국대학

“WCU(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 프로그램은 모순되는 부분이 많다. 노벨수상자들의 자유로운 생각을 원하면서 주로 산업으로 응용되는 연구만 지원한다. 근본적인 연구는 지원하지 않는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해 6월 WCU사업을 통해 유치된 해외학자 34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해외 학자들의 눈으로 본 한국 대학과 학생들의 연구수준과 연구환경 수준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이 설문에는 83명이 응답했는데, 이들이 말한 코멘트에는 해외학자들이 한국대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잘 나타나 있다. 

‘WCU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한국의 문화 중 인상 깊었던 부분에 대한 코멘트’는 한국대학의 연구실 풍경을 그대로 보여준다. “달성해야 할 목표를 충분히 생각하지 않고 너무 빠르게 움직인다. ‘빨리 빨리’주의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그룹정신이 뛰어나다. 일과 식사, 여가시간을 함께 한다.” “적극적인 토론 문화가 없다. 과학발전을 위해서는 ‘논쟁문화’ 조성이 필요하다.” “개인의 업적만이 우선시되는 문화, 연구자간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과학이나 연구를 즐기지 못하고 세계적 순위에만 집착한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지시하고, 학생들은 교수가 틀리더라도 말을 듣는다.”

한국의 연구수준 전반에 대한 코멘트는 ‘양적인 논문생산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의 교수들은 글로벌 리서치 커뮤니티에 익숙하지 않으며, 논문의 영향력 보다는 단순 투고에만 목적을 두는 경우가 있다”라거나 “연구팀들은 높은 목표를 설정해 달성 가능성이 떨어진다. 또 그 목표인 ‘최고 과학저널에 논문게재’가 바른 목표인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해외학자들은 “게재 논문수 압박으로 인해 논문의 발표(검증) 과정의 부재, 논문의 질이 떨어진다”며 “한국 연구진들은 질적인 연구보다는 양적인 연구에 집중하고 있어 혁신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결과가 나오기 어렵다. 빠른 결과와 SCI논문수에만 집중해 낮은 수준의 연구를 장려하는 꼴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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