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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 분쟁’ 키우는 교과부 … “파행 운영 방치”
‘사학 분쟁’ 키우는 교과부 … “파행 운영 방치”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1.02.2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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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한보그룹 회장 정태수 일가, 강릉영동대학 복귀 시도

2008년 정상화 이후 3년째 이사회 파행 겪는 김포대학

 

정태수 前 한보그룹 회장(88세)은 자신이 운영해 오던 강릉영동대학에서 72억 원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지난 2007년 5월 해외로 도피했다. 신병치료를 이유로 출국했지만 아직 귀국하지 않고 있다. 이런 정태수 씨가 강릉영동대학으로 복귀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대학의 일부 이사진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해임하고 결원 이사에 대해서는 임시이사를 선임할 방침이다. 결국은 정태수 씨 일가에게 학교 경영권을 돌려주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 교과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정이사체제로 전환한 김포대학은 3년째 이사회도 제대로 열지 못하고 파행 운영을 거듭하고 있다. 문제는 파행 운영의 근본적인 원인을 교과부가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포시의 시민단체와 교육계는 물론 김포대학 총동문회와 총학생회 대표 등으로 구성된 ‘범시민 학교법인 김포대학 미래발전위원회’는 최근 이주호 교과부 장관 앞으로 청원서를 또 보냈다. “안건에도 없고 직제에도 없는 ‘간사이사’를 임명해 법인사무국을 무력화 시키는 등 파행과 전횡을 거듭하는 현 이사회를 즉시 해체시키고 개방이사를 포함한 균형 있는 새 이사회를 구성해 달라”는 내용이다. 이들은 지난 2008년 정이사 선임 당시, 사립학교법에 명시돼 있는 개방이사 2명은 선임하지 않고, 이사정수 7명 중 5명만 정이사를 선임(전신용 전 이사장 추천 2명, 전홍건 전 학장 추천 1명, 교과부 추천 2명)한 교과부의 조치가 김포대학을 오히려 학내 분규의 시발점이 되게 했다고 말한다. 첫 회의부터 이사장 선출과 개방이사 선임 가운데 무엇을 먼저 논의할지 이견이 많았다. 결국 2009년 9월 교과부는 개방이사 대신 ‘전문대학 업무’를 맡았던 2명의 교과부 고위관료를 임시이사로 파견했고, 지난해 3월에도 1명의 임시이사가 사표를 제출한 이 자리에 개방이사를 선임하지 않고 다시 임시이사를 파견해 교과부 추천 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관제 이사회’를 만들어 새로운 문제를 야기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교과부가 대학 정상화는커녕 오히려 ‘사학 분쟁’을 키우고 있다. 상지대, 세종대, 광운대 등을 임시이사체제에서 정이사체제로 전환하면서 사학 비리로 물러난 구재단측 인사를 속속 복귀시키고 있고, 정이사체제로 전환했는데도 파행 운영을 거듭하고 있는 대학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화 계획을 제출하고 정상화 방안을 논의 중인 대구대와 덕성여대의 결정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지난 17일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소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영광학원(대구대) 정상화를 위한 범대책위원회’가 연 기자회견에서 강남훈 전국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사분위의 가장 큰 오판은 사립학교를 개인의 소유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설립자가 돈을 벌려고 학교를 설립한 것이 아닌 만큼 교육발전을 위해 사회에 기증한 공공재로 보고 종전이사에게 무조건적으로 학교를 돌려주기보다는 교육발전을 위한 진정한 정상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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