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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간 경쟁, 기업 생존논리 무색케...이제는 존경받는 대학으로"
"대학간 경쟁, 기업 생존논리 무색케...이제는 존경받는 대학으로"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1.01.17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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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새해 총장신년사 화두는?

“최근 대학을 주시하는 사회의 시선이 매우 엄정해졌으며, 대학을 둘러싼 제반 환경 역시 지각변동에 가까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박철 한국외대 총장은 대학이 처한 현실을 이렇게 표현했다. “일부 언론사를 중심으로 한 기존의 대학평가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대교협의 대학인증평가가 실시되며, 그 결과에 따라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과 연계될 예정이다.” 박 총장은 “대학정보공개 제도 또한 강화되고 있다”며 “이제 국내 대학 간 경쟁은 기업의 적자생존 논리를 무색케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신년사에서 밝혔다. 세계대학평가 영향력 확대, 학령인구 감소, 국립대 법인화, 학자금 대출제한 제도와 연계한 부실대학 퇴출 등 본격적인 대학구조조정을 앞둔 대학가의 위기의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인구감소, 지방사립대부터 영향...아찔"

지역대학은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위기의식이 더 커지고 있다.

김승택 충북대 총장은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안은 2017년부터 대학에 입학할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한다는 사실”이라며 “지금부터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대학이 존폐의 기로에 설 정도의 심각한 상황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홍섭 신라대 총장은 “인구감소의 영향을 주로 지방사립대학이 받을 것을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며 “향후 2~3년간 대학이 절대로 흔들려서는 안 되며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할 결심을 단단히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2012년 에이스사업의 중간평가와 2014년에 있을 2단계 에이스 사업의 유치여부가 운명을 결정할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영 을지대 총장은 “을지대는 지난해 전국 대학 중 취업률 1위라는 위업을 일궈냈다”며 “하지만 을지대에 대한 기업이나 국민들의 인지도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 총장은 이어 “재단 차원에서도 대대적인 홍보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을지의 이미지를 재단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월 취임한 정세현 원광대 총장은 <교수신문>이 2010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藏頭露尾’를 화두로 삼았다. 정 총장은 “금년 한 해에는 우리 대학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약점들을 감추지 아니하고 솔직하게 찾아내서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고칠 것은 고쳐서 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은 대학다워야 한다"

대학의 정체성 고민도 깊다. 김한중 연세대 총장은 “치열한 순위 경쟁, 외부 자원 확보를 위한 전략경영 또는 계량적 지표중심의 업적 평가 등이 대학의 본질을 훼손하고 품격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총장 취임 초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CEO총장 이란 평가를 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던 저로서 이러한 비판을 잘 이해하고 있다. 대학은 대학다워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제는 학문적 수월성을 바탕으로 ‘존경받는 대학’으로 발전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와 방향이 돼야 한다”며 “윤리적 경영을 통해 한국사회가 바라는 반듯한 대학의 귀감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균관대는 새로운 학문분야 창출을 강조했다. 임관 성균관대 이사장은 “성균관대는 물론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미래를 선도하는 새로운 학문분야의 창출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학문간 융합분야를 창조해내는 준비를 시급히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그동안 양적 팽창에 치중했던 교육과 연구 분야의 발전전략을 질적 글로벌화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며 “작년에 비전 2020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경험했듯이 모든 성균인들이 함께 소통하고 한마음이 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학문간 융합분야 창조 시급"

카이스트는 올해 개교 40주년을 맞아 ‘비전 2025’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남표 총장은 “가장 뛰어나고 발전가능성이 있는 프로그램을 선별해 우선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총장은 “올해 집중해야할 사안으로 기초연구분야 교수진 확보를 통해 기초과학분야를 2배 이상 키우고 생물 뇌과학, 재료 화학 등을 포함한 물리과학, 수학분야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이스트는 핵심분야 연구과제로 헬스케어시스템, 녹색교통, 녹색에너지 분야를 선정했다.

건국대는 ‘스마트 KU-더 온리 원 글로컬 유니버시티’라는 새 슬로건을 제시했다. 김진규 총장은 “건국대가 생존을 건 치열한 경쟁의 시대에 우뚝 서려면 다른 그 어떤 대학과도 차별화될 수 있는 ‘온리 원 건국대’의 구축이라는 목표를 세워 도전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대학과도 차별화...온리 원 추구"

홍덕률 대구대 총장은 올해를 ‘대구대 제2의 건학’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임시이사체제 17년만에 법인정상화를 이루고, 대학경쟁력 강화의 획기적 계기를 마련하며, 안으로는 학생이 행복하고 밖으로는 지역사회로부터 존경받는 따뜻한 대학을 만들고, 나아가 미래의 친환경적 삶을 교육하고 선도하는 캠퍼스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대구대 제2의 건학’이라 이름붙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홍 총장은 밝혔다.

단국대는 재정확보와 소통을 화두로 삼았다. 장호성 총장은 “법인이 부채를 청산하고 병원이 흑자운영을 유지하는 환경을 만들어내 학교도 올해는 재정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고, “안으로는 소통과 친절의 화두에 집중해 구성원의 화합을 도모하고, 대내외적으로는 단국대 이미지 제고와 홍보에 진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단국대는 동양학연구소를 교책중점연구원으로 승격해 IT특성화에 병행해 CT특성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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