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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워싱턴호’와 ‘창젠-10 미사일’, 그리고 한국의 선택
‘조지워싱턴호’와 ‘창젠-10 미사일’, 그리고 한국의 선택
  •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북한학과
  • 승인 2010.10.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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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이후 한반도 국제정치 읽기

2010년 7월과 9월 한반도의 동해와 서해에서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실시되었다. 이 두 훈련을 관통하는 화두 가운데 하나가 미국의 7함대 소속 원자력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였다. 이 항공모함이 한국영해로 진입한 ‘사건’을 언론들은 대서특필했다. 조지워싱턴호라는 고유명사 그 자체가,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단호한’ 대응을 상징하는 하나의 ‘텍스트’였다. 2010년 7월 부산항에 들어온 항공모함은, 북한이라는 적과 위협을 상정하여 만들어지고 유지되어 온 ‘한미동맹’의 강화를, 강자 미국은 약자 한국을 도울 것임을 상징하는, 텍스트로 읽혔다. 그러나 조지워싱턴호는 동해훈련에는 참가했지만, 천안함 사건의 현장인 서해로는 가지는 않았다.

 

2010년 9월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창젠(長劍)-10을 미사일을 실전배치했다고 한다. 사거리 1,500-2,000km인 창젠-10은 지상과 해상의 목표물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로, 저고도 비행을 하고 방향을 수시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레이다 포착이 어렵다고 한다. 또한 중국은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이 상호개발하지 않기로 합의했던 1,500km급 대함탄도미사일(ASBM)을 실전배치하려 하고 있다. ASBM은 사거리가 길고 속도가 극초음속대 이상이기 때문에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현대 전투함들은 자신의 상부를 관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ASBM의 표적이 된 함정은 인근의 다른 방공함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디앤디포커스??, 2010년 7월 25일). 중국이 ASBM을 실천배치한다면, 미국의 군사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2010년 10월 10일 북한의 조선로동당 창건 6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중국공산당 저우유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 중국공산당과 대외연락부 부장과 부부장, 길림성위원회 서기, 외교부 부부장, 상무부 부부장, 요녕성위원회 부서기, 흑룡강성위원회 부서기 등이 참석했다.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은, “조선로동당이 끊임없이 발전할것과 중조친선이 대를 이어 전해지기를” 바란다는 축전을 보냈다. 10월 9일 북한과 중국은, “경제기술협조에 관한 협정”에 서명하기도 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2010년 조선로동당 대표자회에서 새롭게 구성된 ‘영도집단’의 중국방문을, 북한은 후진타오 주석의 북한방문을 요청했다.


2010년 10월 8일 제42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는, “어떠한 도발, 불안정 사태 또는 침략”이라는 구절이 담겨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 또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있을 수 있다는 한미의 인식공유였다. 한미는, “미합중국의 핵우산, 재래식 타격능력 및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하여 대한민국을 위해 확장억제를 제공하고 강화할 것인가는 미합중국의 계속된 공약을 재확인”하고 확장억제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확장억제정책위원회’를 제도화하기로 합의했다. 한미는 북한 핵에 핵으로 대응하고자 한다. 2010년 10월 15일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훈련이 한미뿐만 아니라 일본이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이 실현되었다. 2010년 10월 중하순에는 한반도 서부 공역에서 최신예 F-15K와 KF-16, F-16, F-4E 전투기, C-130 및 CN-235 수송기, KC-135 공중급유기 등이 동원되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실시된다고 한다.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의 텍스트들이다. 한미 대 북중의 대립구도에서, 냉전체제를 연상하게 된다. 천안함 사건은 동북아에서 9-11에 버금갈 정도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듯하다. 동북아에서 냉전의 선이 다시금 굵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냉전시대와 다른 점들이 있다. 첫째, ‘태평양수지균형’이란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과 중국의 경제네트워크는 조밀하다. 둘째, 남한이 미국의 조지워싱턴호를 ‘동원’하고, 북한이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하듯, 남북한은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 셋째, 한중도 경제적 측면에서 서로를 필요로 한다. 중국은 한국의 제일의 무역 상대국이다.


이 조건들을 고려할 때, 다음과 같은 예측이 가능할 수 있다.
첫째, 미중갈등의 격화를 예상하기란 어렵다. 조지워싱턴호는 중국과 인접한 서해로 가지 않았다. 미중이 한반도 핵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에 동의한 이유는, 동북아에서 공동의 안보이익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미중갈등보다 미중협력의 가능성이 높다. 둘째, 북한보다 남한의 선택지가 많다. 북미 핵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한중갈등의 전면화는 서로에게 손해일 수 있다. 셋째, 따라서 무엇보다도 한국의 선택이 동북아 국제정치의 구조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한중관계 및 남북관계를 악화를 감수하면서 갈등을 원하지 않는 미중을 ‘대신하여’ 남북갈등을 지속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미 대 북중의 대립구도는 불가피하다. 다른 하나는, 남북관계 및 한중관계의 개선을 통해 동북아 협력을 구조화하는 것이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북한학과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했다. 평화연구에 관심이 많으며, 저서로 『비판적 평화연구와 한반도』, 『국제관계학 비판: 국제관계의 민주화와 평화』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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