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4:05 (토)
“교육력 낭비·상업적 활용 심각 … 평가 협조 않겠다”
“교육력 낭비·상업적 활용 심각 … 평가 협조 않겠다”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0.10.18 15: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 대학 총장들, ‘언론사 대학평가’ 반대 선언

전국 4년제 대학 총장들이 일부 언론사가 실시하고 있는 대학 평가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거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서울 8개 대학 교수협의회 연합회가 지난 9월 언론사 대학평가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뒤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기수 고려대 총장)는 지난 14일 ‘언론사 대학평가에 대한 대학의 입장’이라는 결의문을 내고 “대학을 서열화하는 평가에 협조할 수 없으며, 순위 발표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지난 6월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 대학평가대책위원회에서 결의됐고, 이후 대교협 이사회와 회장단 회의를 거쳐 확정됐다.


대교협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언론사가 주관해 시행중인 대학평가에 대해 “평가의 전문성과 타당성 부족, 대학의 획일화·서열화 조장, 대학 간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교육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광고 효과를 올리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라며 “언론사 대학평가는 대학의 특성화와 차별화를 저해해 대학 경쟁력 강화는 물론 대학교육의 질 개선 어느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영호 대교협 평가원장은 “평가지표에 이론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가중치를 적용하고, 개인적·통념적 판단이 개입되는 평판도 지표를 넣는 등 객관성과 타당성을 결여한 평가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며 “지금 같은 언론사 평가가 계속 되면 자료 제출에 협조하지 않을 테니 정보공시를 통해 공개된 자료를 활용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제 ‘공’은 개별 대학으로 넘어갔다. 언론사 대학평가의 문제점은 대학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제’ 언론사 대학평가를 비판하던 대학들이 ‘오늘’은 평가결과 홍보에 열을 올리는 한 언론사 대학평가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지난 90년대 후반에도 대교협에서 비슷한 결의를 했지만 결국 유야무야된 이유다. 그 어느 때보다 총장들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