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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지원규모 따라 당락 나뉘는데 평가기준이 똑같은 건 왜?”
“재정지원규모 따라 당락 나뉘는데 평가기준이 똑같은 건 왜?”
  • 최성욱 기자
  • 승인 2010.09.13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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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시선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 발표 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학자금 대출제한은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법이다. 궁극적으로 교과부가 대학 구조조정을 원한다면 그것에 맞는 쪽으로 평가지표를 개발해서 정면으로 시행하는 게 낫지 않았겠나.”(지역사립대의 한 보직교수)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가 ‘학자금 제한’ 방식으로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평가지표도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번 삐끗하면 대학이미지 치명타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대학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면서도 ‘학자금 대출제한 평가’와 같은 기준으로는 수도권대와 지역대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가 많았다. 김태관 동의대 기획처장(중어중문학과)은 “이전 정부에서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했지만 지역대의 한계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현 정부의 자율경쟁체제에서 지역대학이 수도권대학과 경쟁을 하면 지역대학은 대단히 불리하다”고 말했다.


이일영 한신대 기획처장(중국지역학과)은 정부의 구조조정 추진방식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처장은 “평가비중이 높았던 취업률, 재학생 충원률 등을 교육역량강화사업의 평가기준으로 본다면 교과부의 정책적 일관성에 깊은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육역량강화사업의 평가지표를 구조조정이나 페널티를 주는 지표로 연결시켜 교과부는 스스로 정책적 비약을 초래하고 있는 셈이다.


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가 취업률, 재학생 충원률, 전임교원 확보율 등에 높은 비중을 두고, 1~2년의 단기실적을 평가하면서 교육역량강화사업의 수혜여부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심재영 대불대 기획처장(경영정보학과)은 “1인당 교육비 지표만 해도 ‘학비’를 많이 받으면 올라간다. 외부에서 유입된 재정은 제외하고 등록금 대비 교육비 환원률로 평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교수노동조합(위원장 정영철 순천대, 이하 교수노조)은 교과부 발표 하루 전날인 지난 6일, ‘학자금 대출 제한 부실대학 발표에 대한 전국교수노동조합의 입장’을 통해 교과부의 자의적인 정책과 선정기준에 문제를 제기했다.


교수노조는 교과부가 ‘재학생 충원률’의 가중치를 두 배가량 높여 다른 지표를 압도하게 만들었고, 명단을 공개하면 해당대학에 항구적인 치명타를 초래할 수 있는데 단기 자료로 평가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교수노조는 또 교과부의 명단공개로 인해 “지역대의 枯死는 물론 해당 지역 경제 침체, 수도권 대학의 과밀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과부는 부실사학을 감사해 경영진들의 책임을 강하게 묻고 필요에 따라 퇴출시키는 정책이 선행돼야한다는 게 교수노조의 주장이다.


교육전문가들은 오늘날 대학과 입학자원의 수급 불균형을 가중시켜온 원인으로 대학설립준칙주의(1996년)와 대학정원자율화정책(1997년)을 꼽는다. 이주호 신임 교과부 장관은 당시 대학설립준칙제정위원회 위원으로 ‘대학설립준칙주의’ 도입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대학설립준칙주의와 대학정원자율화정책을 주도했던 교과부가 이제는 대학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시장에 정부의 역할을 맡긴다고 해놓고 오히려 정부의 역할이 강한 건 논리적 모순”이라는 반상진 전북대 교수(교육학과)는 “정보 공시 등을 통해 포괄적이고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이끌어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리적 위치로 대학우열 가려”


장수명 한국교원대 교수(교육정책학과)도 “정부가 대학의 교육품질을 관리하면서 학생에게 대학을 선택하게 만드는 ‘학자금 대출제한’정책은 결국 대학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는 품질관리에 분명한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전했다.


교수들은 지리적 특성, 개별대학의 교육목표와 만족도를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평가 기준이 지역대를 구조조정하는 셈이 됐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김정곤 전국기획처장협의회장(한남대)도 “정당한 방법이 아닐뿐더러 교육적인 방법도 아니다. 정부는 서울과 지역의 분권정책을 펴고 있는데, 지리적 위치로 대학의 우열을 가리려는 평가는 자가당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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