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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연구의 쟁점은] 종교·철학에 편중 돼...본격 연구 이제 시작
[함석헌 연구의 쟁점은] 종교·철학에 편중 돼...본격 연구 이제 시작
  • 교수신문
  • 승인 2010.08.3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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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사상의 방대함만큼 그의 연구를 정리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 다만 함석헌에 대한 전기적 접근은 김성수의 『함석헌 평전』(2001)과 김용준 고려대 명예교수의 <교수신문>(2002.6.18~2005.6.21) 연재가 있다. 지금까지 그에 관한 연구는 종교와 철학 쪽에 집중돼 이뤄져왔다.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황필호 강남대 명예교수 등이 1980년대 함석헌의 종교 사상에 주목해 연구를 이끌었다. 함석헌의 종교 사상이 던진 논쟁점은 교회의 성격과 제도문제, 가톨릭 성직자의 독신주의 문제, 신의 본질 문제, 천당과 지옥의 존재유무 문제 등으로 정리된다. 특히 1957년 <사상계>를 통해 전개된 윤형중 신부와의 논쟁은 한국 종교계뿐 아니라 지성계에도 일대 파문을 일으켰다.

신의 질을 놓고도 함석헌은 기존의 성직자들과 다른 인식을 제시했다. 함석헌은 「한국 기독교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사상계>, 1956)를 통해 ‘신은 곧 민중=씨알’이란 자신의 주관을 천명한다. 당시 대부분의 성직자들이 신이 실존한다는 실재론에 근거해 있었던 것과 달리 인식론에 근거해 신을 바라봤던 것이다.
함석헌의 씨알사상을 해석하는 연구자들의 입장은 다양하다. 씨알재단(이사장 김원호)은 씨알 사상을 대중화, 보편화 시킨 함석헌 사상과 함께 씨알 사상 창시자인 다석 유영모를 함께 연구하고 있다.

함석헌에 대한 연구는 이제 막 출발선을 넘은 상태다. 지금까지 함석헌 연구는 사실상 답보 상태였다. 1980년대 후반 한국 사회의 갈등을 해결할 대안으로 마르크시즘이 팽배하면서 동·서양 사상과 기독교사상, 톨스토이, 토인비 등을 망라하는 함석헌 사상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오히려 마오쩌둥에 대한 함석헌의 비판만이 부각되기도 했다.

최근 종교와 철학 쪽에 집중됐던 기존의 함석헌 연구를 탈피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지난 4월 창립된 함석헌학회(회장 이만열 숙명여대)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함석헌의 정치철학, 사회사상, 환경 등으로 연구의 폭을 넓히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황보윤식 함석헌학회 총무는 “한국 현대사상의 원류에는 함석헌 사상이 있다. 그러나 아직 학계의 집중적인 연구는 부족한 상태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김상봉 전남대 교수(철학), 김대식 대구가톨릭대 교수(철학) 등 함석헌 사상은 젊은 연구자들을 통해 끊임없이 재해석 중이다. 급격한 시대 변화 속에서도 함석헌 사상이 여전히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는 현실은 그의 사상적 사례가 국내 학계에 미친 영향을 짐작케 한다. 이제 막 함석헌 연구의 닻을 올린 학계의 어깨가 무겁다.

우주영 기자 realcosm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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