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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4% 차지하는 부동산, 수익성 제고 필요한 이유
80.4% 차지하는 부동산, 수익성 제고 필요한 이유
  • 길용수 한국사학진흥재단 학교재정정보팀 차장
  • 승인 2010.08.23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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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재정위기, 그 해결방안을 찾아서] 대학법인 수익용 부동산 활용

 

최근 대학과 관련한 주요 이슈는 대학순위, 등록금, 구조조정, 대학경영컨설팅이다. 이는 대학 재정운영과 직접 연계돼 있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87% 이상(학교 수)을 담당하는 사립대는 학생등록금, 국고보조금, 기부금, 법인전입금 등이 주요 재정수입원이다. 사립대의 학생등록금 의존도는 2008년 기준으로 76%를 차지할 만큼 매우 높다.

학생등록금은 해마다 가파르게 올라 사회문제가 되고 있으며, 그 결과 2011년부터 등록금 상한제가 도입돼 대학은 최근 3년간 평균 물가상승률의 1.5배 이하로 등록금 인상이 제한됐다.

특히 저금리 시대로 인해 각종 기금적립금의 이자소득 등이 감소함에 따라 대학의 교육재정 확충은 더욱 어렵게 됐다. 이로 인해 사립대는 앞으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은 지금보다는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정부의 재정여건을 고려할 때 실질적 수준의 예산지원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업이나 사회도 기부금 형태로 대학에 재정적 지원을 위한 실천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흡한 수준이다. 결국 대학의 자체수입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은 재정건전성 및 안정성을 위해서 스스로 수익재원을 다양하게 발굴해야 한다. 특히 필자는 ‘학교법인’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대학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은 사립학교법 및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따라 수익용 기본재산을 적극 활용해 재정능력을 확충하고,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림으로써 대학의 재정운영을 원활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까지 대학은 학생 수 증가와 등록금 인상을 통해 교육재정을 손쉽게 조달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동안 수익용 기본재산은 대학경영자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대학재정 수입구조의 개선 없이 대학교육의 질적 성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므로 대학법인 수익용 기본재산의 활용을 통한 대학재정 기여도 제고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대학법인은 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수익사업의 기반이 되는 것이 수익용 기본재산이다. 대학은 설립조건으로 연간 운영수익 총액에 해당하는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해야 한다.

수익용 기본재산에는 부동산, 금융상품, 기타자산이 있다. 이 중 부동산이 80.4%(2008년 자산평가액 기준)를 차지한다. 부동산 중 건물은 19%, 토지는 81%를 차지해 대부분이 토지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대학법인은 수익용 기본재산을 운영해 연간 3.5% 이상의 운영수익률을 달성해야 한다.

하지만 4년제 대학법인 중 법정기준 수익률을 충족한 비율은 36.4%에 불과하다. 이러한 결과는 운영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부동산도 상당히 보유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2008년 대학의 운영수익총액 중 법인전입금은 4.2%에 불과했다.

그런데 최근 감리교신학대, 건국대 등 일부 대학법인의 수익용 부동산개발 성공사례는 대학의 자체노력으로 부동산의 수익성을 제고하고, 증가된 수익금을 대학에 지원해 대학발전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재정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대학법인 수익용 부동산의 운영성과는 어떤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까. 우선 부동산 개발사례를 통해 비계량 성과요인을 살펴보면, 먼저 대학경영자의 부동산 개발의지와 리더십에서 찾을 수 있었다. 부동산 개발에는 대학경영자의 확고한 개발 의지와 안정적인 지배구조, 투명한 의사결정 체제가 있었다. 다음으로 전문 조직과 인력이 성과요인으로 설명된다.

마지막으로 유관기관의 적절한 지원이 성과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개발은 각종 인·허가가 필요한데, 특히 대학법인은 교육과학기술부의 기본재산 매각승인과 기채허가를 받아야 했다.

부동산 면적, 자산평가액 등 부동산 특성을 이용한 계량적 실증분석에서 도출된 성과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수익용 부동산의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요인은 자산평가액, 운영이익, 자본이득, 소재지 등이다. 특히, 부동산 면적보다는 자산평가액이 더 큰 영향을 주었다. 이는 부동산 입지특성과 같은 질적인 요인이 수익성에 더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집단별 분석에서 부동산 운영성과가 높은 대학법인일수록 운영이익이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도 과거에는 주로 부동산 매매차익 중심으로 운영성과가 도출됐으나, 점차 자산관리에 의한 운영이익 중심으로 운영성과의 질적 변화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지역별로 볼 때, 수도권 대학법인은 지방 대학법인보다 부동산 운영성과가 안정적이었다.

대학법인이 수익용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반조성이 필요하다. 첫째 대학경영자는 현재의 대학 재정위기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해야 한다. 위기의식 없이는 적극적인 부동산개발 노력이 전제되지 않는다.

둘째 조직 및 인력 등 자산운영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자산관리 정책목표를 수립하고, 자산운영규정을 마련하며,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관리는 언제든지 운영성과에 대응하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성과평가 및 사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세계 금융위기로 미국 대학의 기금 손실이 30% 수준에 이른 것은 우리대학의 자산운영이 보다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큰 시사점을 주었다. 넷째 대학은 비영리 공익기관으로서 자산운영에 있어서 보다 도덕적이고 투명한 자산운영을 해야 한다.

수익용 기본재산 제도의 당초 취지를 살리기 위한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수익용 부동산의 운영성과에 대한 평가는 운영이익 중심으로 관리돼야 한다. 대학설립운영규정을 개정해 정기적으로 운영성과에 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둘째 대학법인이 자산운영에 있어서 규모의 경제가 달성될 수 있도록 용도별, 지역별 집중관리가 가능하도록 부동산 매각·취득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대학법인 이사회에 외부전문가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임원 선임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식기반사회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발전된 지식문화 창조시대에 살아야 한다. 창조적 지식문화의 생산은 대학의 핵심 역할이자 의무이다. 우리대학이 이러한 중추적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 및 연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대학의 재정능력은 대학의 생존을 위한 기준이 될 것이다. 따라서 대학경영자는 대학의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주역이 돼야 하며,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고, 수익용 부동산 등을 활용해 다양한 교육재원을 발굴해야 할 것이다.

 

 길용수 한국사학진흥재단 학교재정정보팀 차장

부동산학 박사. 올해 8월, 단국대에서 「수익용 부동산의 운영성과 영향요인 연구-사립대학 학교법인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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