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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학과 학생들 전공 만족할 수 있게 가르치고 싶어요”
“신설학과 학생들 전공 만족할 수 있게 가르치고 싶어요”
  • 김유정 기자
  • 승인 2010.08.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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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어과 학과장 맡은 어트겅체첵 담딘슈렌 한국외대 교수

한국외대가 최근 대학 내 최초로 외국인 교수를 학과장으로 임명했다.
지난 2009년 3월 신설된 몽골어과에 최근 학과장으로 임명된 어트겅체첵 담딘슈렌(34세·사진) 교수가 주인공이다. 어트겅체첵 교수는 학과장 임명 소감을 묻자 유창한 한국말로 “갖고 있는 역량과 열정을 쏟아 몽골어과가 빠른 시일 안에 최고 수준의 몽골어 교육을 시행하는 학과로 발전하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 교육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2009년 몽골어과 신설과 동시에 한국외대로 오기 전까지 몽골인문대 한국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몽골 학생들에게 살아 있는 한국의 모습을 가르치기 위해 한국에 오기로 결심했다”는 어트겅체첵 교수는 몽골어 교육과 한국어 교육을 모두 연구한 경험을 살려 학과를 꾸려 나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현재 몽골어과에는 어트겅체첵 교수를 포함해 2명의 몽골인 교수와 1명의 내국인 교수가 속해 있다. 한국외대는 특수어학과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당분간 꾸준히 몽골어과 교수를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신생학과인 만큼 어트겅체첵 교수의 학과 운영 방향은 ‘몽골어 사용 및 전공체험 기회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학과를 많이 알리고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을 살리는 활동을 활발히 하도록 학과를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안에 있는 몽골 관련 기관, 또는 몽골 내 한국 기관과 접촉해 상호 교류활동을 이끌어 내고 싶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학과장 자리가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한다. 동료 교수들의 무관심 속에서 ‘밀려드는’ 학과 업무를 전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교수로서 학과장을 맡은 것이 상당히 부담이 될 듯도 하다. 이에 대해 어트겅체첵 교수는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해야 한다고 주장하겠다”며 “내 주장을 펴기 위해선 배경설명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이 많은 걸 좋아하는 편이라는 그는 “교수들의 생각이 각자 다르지만, 나 역시 주관을 세워서 흔들리지 않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어트겅체첵 교수는 새 학기가 시작하자마자 학과장들을 만나서 조언을 듣고 필요한 업무를 배운다는 생각이다. 외국인의 입장에서만 학과를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선배 교수들의 조언을 듣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몽골어, 몽골어 교육을 전공한 학자가 국내엔 아직 부족하다. 어트겅체첵 교수는 “한국은 자본과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는 반면 몽골은 10대 자원 부국 중 하나다. 양국의 이러한 강점을 합친다면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매우 많다. 이를 고려할 때 한국에서 몽골학이 좀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이 활발히 교류하기 위해선 양국의 언어가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한국에서 몽골어학 연구가 계속돼야 하는 이유다. 한국과 몽골의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어트겅체첵 교수는 “학과장이기도 하지만 몽골어를 교육하는 교수로서 가르치는 것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고 전했다. 실용언어로서 외국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전달하고 몽골의 문화, 풍습, 역사에도 관심을 기울이게끔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설학과이기 때문에 자신의 전공 선택에 불안함을 갖고 있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이들이 학교에 즐거운 마음으로 와서 배우고 학과활동에 적극 어울릴 수 있도록, 무엇보다 자신의 전공에 만족하는 학생으로 성장하도록 가르치고 싶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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