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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유니버시티’ … 강의실이 바뀌고 있다
‘스마트 유니버시티’ … 강의실이 바뀌고 있다
  • 김유정·박수선 기자
  • 승인 2010.07.12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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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부는 스마트폰 바람

울산과기대 테크노 경영관 ‘사회와 문화’ 강의실. 30명 남짓한 학생들의 시선이 아이폰에 쏠려있다. 노트와 필기도구도 필요 없다. 수업자료는 아이폰을 통해 모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과기대는 학습관리시스템인 ‘블랙보드’를 이용해 노트와 필기가 없는 강의를 실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초 교수, 직원, 학생들에게 아이폰을 지급했다. 미국 대학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블랙보드’는 토론과 과제, 시험 등 학습의 모든 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학생들은 미리 ‘블랙보드’를 통해 기본적인 개념을 학습하고 강의실에 들어온다. 학생들이 기본개념에 대한 학습을 했는지, 강의는 잘 따라오고 있는지는 수업 중간에 퀴즈를 통해 확인한다. 기본적인 개념을 설명하는 ‘강의’가 줄어들면서 토론과 발표 수업의 비중은 늘었다.

울산과기대 ‘사회와 문화’ 강의실. 학생들은 노트와 필기도구 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수업을 듣고 있다.

남덕우 울산과기대 교수(나노생명화학공학부)는 “수업에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기초적인 개념정리는 학생들이 온라인을 통해 하고 오기 때문에 수업 부담이 줄었다”며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과제 발표를 한다거나 토론의 비중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교수들은 강의 시간도 줄어들었다. 3시간 수업이면 1시간은 강의조교에게 맡긴다. 남 교수는 “일방적인 강의 수업이 줄어드는 효과와 함께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 이해 정도에 따라 학습 지도를 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임걸 고려대 연구교수(교육학)는 지난 1학기에 책 대신 스마트폰을 나눠주고 스마트폰의 모바일 특성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했다. 임 연구교수의 강의 과목은 ‘원격교육 활용론’. 수업 내용과 수업 방식이 제대로 만난 사례다. 임 연구교수는 이 수업을 위해 한 IT회사와 연구협약을 맺고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스마트폰을 나눠줬다. 그는 학생들과 소통하고 토론하기 위해 트위터, 엠앤톡, 스프링노트, 포럼스프로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했다.

임윤묵 연세대 교수(환경·토목공학과)는 최근 4학년 학생들과 졸업 작품으로 토목공학 관련 앱을 만들었다. 정식으로 앱스토어에 등록하진 않았지만 앞으로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임 교수는 “강의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스마트폰을 활용하거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출석체크도 가능할 듯하다. 또한 트위터를 통해 급한 휴강이나 과제, ‘번개’를 공지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강의와 연구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지난 연말 아이폰 도입 이후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대학과 교수들도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김진형 카이스트 교수(전산학과)는 앱센터지원본부를 설립해 앱 개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앱센터지원본부는 1인 혹은 소규모 회사 개발자를 산·학·연·관이 공동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곳으로, 앱을 연구하고 성과물을 판매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대학 교수들이 교육과정을 개설해 최신 앱 트렌드를 가르칠 수 있도록 교육하거나 앱을 개발하고자 하는 대학생, 대학원생을 지원한다. 김 교수는 “앱은 우리가 예전에 생각하던 무거운 의미의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앱이고,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언제든지 앱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공개강의가 활성화할 지도 주목된다. 이미 아이튠즈 유니버시티(iTunes-U)를 통해 해외 각지의 대학에서 제공하는 무료 공개강의를 접할 수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강의와 연계하기 위한 교수들의 노력이 이제 시작단계에 접어들었다.          
             

김유정·박수선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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