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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명의 예술가 그들의 육성 ...그들의 미학을만나는 자리
22명의 예술가 그들의 육성 ...그들의 미학을만나는 자리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0.06.22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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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백 홍익대 교수, 1970년대 이후 한국미술 자화상 그려냈다

197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자화상을 추적한 작업이 책으로 묶여 나왔다. 전영백 홍익대 교수(예술학과)가 엮은 『22명의 예술가, 시대와 소통하다』(궁리, 2010)다.

‘자화상’이라고 했듯, 전 교수의 작업은 두 가지를 겨냥했다. 한국 현대미술의 화두를 인식, 이로써 시대적 흐름을 파악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미술에서의 한국성, 또는 한국적 미학’을 밝혀낸다는 것이다. 활동중인 작가들을 직접 현장에 나가 인터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세대간 소통의 가능성을 모색했고, 이들이 생각하고 추구하는 ‘한국적 미학’의 실체를 끌어냈다. 이승택, 하종현, 김구림, 서승원, 성능경(1970년대), 송수남, 김인순, 주재환, 임옥상, 고영훈, 윤진섭(1980년대), 김영원, 전수천, 구본창, 안규철, 최정화, 이용백(1990년대), 유근택, 김주현, 배영환, 정연두, 최우람(2000년대) 등이 호명됐다.  여기 거론된 이름에서 한국미술의 현대적 흐름을 읽어내기란 어렵지 않다. 흥미로운 점은, 작가들이 실제 생각하고 모색하는 ‘한국적 미학’의 실체다.

주재환, 「계단을 내려오는 봄비」, 판화, 97×54cm,1987.
주재환의 이 그림은 뒤샹의 작품을 변용함으로써, 당대의  서구문화 수용에 대한 일정한 비판을 확보한다.

22명의 작가들이 내세운 ‘한국성’은 무엇일까. 그것은 ‘양말’일 수도 있고(윤진섭), 소리이며 냄새로 기억되는 한 편의 향수(서승원), 또는 작품에 담긴 미학적 사상이 한국적이라면 그게 바로 ‘한국성’아라는 답변(김구림) 까지 다양했지만, 대다수 작가들은 한국성을 인위적으로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성능경은 “한국적 또는 한국성은 관심 없고, 나의 실존에만 관심있다”라고 했으며, 전수천은 “우리의 생활이, 그 모습이, 그 리얼리티가 한국성이고 한국적인 것”이라 말한다.

‘한국성’이란 말 자체를 싫어하기도 하며(임옥상), 작가가 살아온 배경과 경험들이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한국성을 만든다고 생각하기도 하며(구본창), 한국사회에 살아온 작가의 작품 속에 자연스럽데 묻어나오는 것으로 이해(정연두)하기도 한다. 김주현 처럼 “자신이 속한 사회와 민족의 고유성을 익히고 주체의식을 갖추는 것은 그야말로 작가가 세계 속에서 살아남을 기본 조건”이라고 보는 경우도 있다.

 젊은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윗세대인 이승택이나 하종현의 발언도 의미심장하다. 전통과 단절하는 것이 현대미술이므로 한국적인 현대미술을 위해 변혁을 꾀하라(이승택)고 주문하는가 하면, 전통을 이어나가되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며, ‘변화’를 강조하는 목소리(하종현)가 뒤섞여 있다.

강단 논문과 현장 인터뷰의 결합을 시도한 이 책은 작가의 개인사보다는 시대성과 연관해 각 시대의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일종의 미술사 다시 쓰기의 하나로 봐도 좋을 듯하다.

최익현 기자 bukhak64@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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