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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기학과’ 박사과정생 감소 빨간불
‘비인기학과’ 박사과정생 감소 빨간불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0.06.14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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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학문후속세대가 사라진다

최근 5년 동안 4년제 대학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에 다니고 있는 학생 수는 5천148명, 재학생이 있는 학과 수는 457개가 늘었다. 하지만 인문계열 일부 분야는 학과 당 평균 재학생 수가 1~2명에 불과해 학문후속세대가 끊길 위험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신문>이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입수한 ‘2005~2009년 일반대학원 계열별 박사과정 학과 및 재학생 수’에 따르면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재학생 수는 2005년 4만778에서 2009년 4만5천926명으로 늘었다.


사회계열이 7천717명에서 9천273명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자연계열(6천555명→7천473명)과 공학계열(8천747명→9천743명)도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컸다. 시간강사 문제로 최근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인문계열조차 박사과정 재학생은 2005년 4천616명에서 2009년 5천463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같은 인문학 분야 안에서도 인기학과와 비인기학과 간에 재학생 수는 차이가 크다. 종교학은 박사과정 재학생이 2005년 727명에서 2009년 1천18명으로 증가했다. 국어국문학은 954명에서 1천95명으로, 심리학 역시 311명에서 374명으로 늘었다.


반면 최근 학과 구조조정의 주 타깃이 되고 있는 독어독문학과는 학문후속세대의 代가 끊길 위험에 처했다. 인문계열 박사과정 재학생 수가 전반적으로 확대됐는데도 독어독문학과 박사과정 재학생 수는 2009년 현재 전국 11개 대학 30명에 불과하다. 독어독문학과 박사과정 재학생은 2005년 45명에서 2006년 39명, 2007년 31명, 2008년 26명으로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석사과정 재학생도 같은 기간 102명에서 101명, 88명, 69명, 76명으로 줄어들고 있다. 재학생이 있는 학과 수도 2개가 줄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진일상 박사가 지난 12일 한국독어독문학교육학회 여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고등교육정책과 독문학과’에 따르면 독문학과가 개설돼 있는 전국 67개 대학 중 30개 대학이 대학원 과정(교육대학원 8곳, 일반대학원 22곳)을 개설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박사과정 재학생을 확보하고 있는 대학은 11곳에 불과하다. 대다수 대학원 과정의 재학생 수는 1~2명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학문후속세대를 확보하고 있는 대학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진 박사는 “인기학과로의 쏠림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인기학과도 재학생 수가 특정대학에 편중되는 정도가 심하다. 비인기학과는 수도권 상위권 대학에 재학생이 편중돼 있다”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진 박사는 “졸업 후 진로가 불확실하고 대학원 과정에서 장학금 등 경제적인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대다수 대학원 재학생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없다는 점은 궁극적으로 국내 대학원 과정의 내실화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분야 쏠림현상은 박사과정 재학생이 가장 많이 늘어난 사회계열도 예외는 아니다. 가족·사회·복지학이 5년 동안 621명, 경영학이 469명 늘어난 데 비해 광고·홍보학은 81명에서 63명으로 감소했다. 금융·회계·세무학은 한 학과 당 재학생이 평균 6.1명에 불과하다.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생명과학에 몰리면서 생물학은 지고 있다. 공학에서는 에너지공학 분야의 박사과정 학생이 늘어난 반면 금속공학은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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