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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져 있는 함석헌 연구 학문적 정리 작업이 우선”
“흩어져 있는 함석헌 연구 학문적 정리 작업이 우선”
  • 우주영 기자
  • 승인 2010.04.1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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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만열 함석헌학회 초대 회장

최근 함석헌의 씨알사상이 새삼 동서양 철학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상봉 전남대 교수(철학)는 세계가 사회진화론에 주목할 때 씨알은 전체의 허구성을 간파했다고 주장했다. 김시천 인제대 인문의학연구소 연구교수는 함석헌이 기독교를 바탕으로 노장사상을 읽어낸 점에 주목한다.

 

함석헌 사상이 여전히 새로운 화두를 제시하는 가운데 4월 16일 함석헌학회가 출범했다. 함석헌 사상을 본격적으로 학계 안에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모은다. 함석헌학회의 초대회장을 맡은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사학·사진)를 만나 앞으로의 구상을 들어봤다.

이 교수는 2003년부터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3월 한국독립운동의 전 과정을 총정리 한 『한국독립운동의 역사』를 완간하는 등 한국 근현대사 바로 잡기에 앞장서고 있는 원로사학자다.

△ 학회를 창립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1970년대 함석헌의 삶과 사상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모여 성서·동양학회를 만들었는데 학회로서 별다른 실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성서·동양학회는 ‘함석헌선생에게 배우기’ 프로그램을 15년 동안 이끌었다. 그 과정에서 함석헌 사상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학회가 필요하다는 숙원을 갖게 됐다. 현재 함석헌과 관련해 많은 모임이 있지만 그의 사상을 학문적으로 체계화시키는 작업은 여전히 부족하다. 흩어져있는 구슬을 꿰듯 그의 사상을 학문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급선무다.”

△ 어떤 분들이 참여하나.
“우선 발기인은 47명이다. 학계뿐 아니라 종교계, 법조계 등에서 다양한 분들이 참여했다. 이 자체로 함석헌 사상이 가진 포용력을 가늠할 수 있다. 발기인 중 대부분은 대학 시절 혹은 살면서 함석헌의 저작을 읽고 그의 사상을 공부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함석헌학회도 앞으로 사회 각 분야에서 함석헌 저작의 독해 모임을 만들 계획이다.”

△ 함석헌학회가 목표하는 연구나 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
“함석헌은 우리의 근대 역사에서 유일하게 사상가로 꼽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만큼 우리 학계에 그의 사상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전집(『함석헌저작집』, 2009)만 33권에 이른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전체적인 연구는 엄두를 내기가 어려웠다. 우선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그의 저작을 제대로 읽는 작업부터 시작 할 것이다. 대학에서 동아리 형태로 그의 저작을 읽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부분적으로는 이런 활동이 인문학의 위기를 타계하는 하나의 방편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 최근 <교수신문> 기획을 통해 많은 학자들이 함석헌을 근대 백년 이래 재조명이 필요한 논쟁의 사람으로 꼽았다. 학계는 함석헌 사상의 어떤 부분을 주목해야 할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함석헌은 동서양 사상의 화합을 이뤘다. 씨알의 발견은 민주의 주체로서 민중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형상화했다. 씨알은 민주의 주체로 역사의 주인공이다. 또한 투쟁을 통한 민주주의에서 나아가 상생과 평화를 주장했다. 이것은 우리 민족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함석헌에게 세계가 우리 못지않은 관심을 보이는 것도 그의 사상에서 세계의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영 기자 realcosm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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