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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문화권 교류시대, 한자혼용·병기 고려하자
한자문화권 교류시대, 한자혼용·병기 고려하자
  • 오범세 전 인천 청천초등학교장
  • 승인 2009.11.1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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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_ 한자교육 강화 필요하다

요즘 초등학생으로부터 대학생,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한자급수 자격취득을 위한 한자교육의 열풍이 일고 있다. 그 예로  여러 대기업들이 입사시험에 한자과목을 넣고 있다고 한다. 급기야 교육 1번지라할 수 있는 서울 강남교육청에서도 한자교육을 특색 사업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역대총리들이 초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한자교육을 실시할 것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청와대 대통령께 제출하였다(2009.1.9) 늦었지만 이 같은 현상은 국어교육의 정상화와 세계 속으로 약진하려는 거시적인 시대적 요청이라고 본다. 그러면 어째서 근래에 한자교육을  더욱 강조하고 있을까를 고찰하면서 한자교육의 강화에 대해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정부수립 직후(1948.11. 9) 한글 전용에 관한 법률과 국어기본법(2005. 1. 17)에 의하면  어문정책의 기조는 한글 전용 있었지만 필요한 경우 한자를 병용하도록 하고 있다. 한학을 한 이승만 대통령은 일제강점기에 창씨개명과 국어사용 억제 등에서 설움 받은  우리 한글 교육을 조속히 회복하고 장려하기 위해서 한글 교육을 강조 한 바는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큰 실정의 하나를  든다면 한글 전용 5 개년계획이다. 친일교육을 받은 콤플렉스 때문에 한글전용을 내세웠지만 이로 인해 한자문맹시대가 한 동안 계속됐던 적이 있었다. 이렇게 민족의 정체성, 자주성,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한글만을 전용해 언어생활이나 국제화로 진출하는 데 진취적인 영향을 키치지 못하였다는 말이 있다.

  한자는 1446년 훈민정음 반포 이전 우리 國有文字가 없었던 시절에  우리 선조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문자기능을 해준 고마운 문자였으니 어찌 외면할 수 있을 것이며 한자어 사용 없이 원만한 언어생활이 이루어질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 모든 역사의 기록도 고전문학도 한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옛 것을 익혀야 새 것을 알게 된다는 온고지신을 펼쳐나갈 수 있게 된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문화 유산의 계승발전도 한자교육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

 국어를 이루는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중 약 70%가 한자어로 돼 있어 한글로만 말하고 한글로만 표기할 수 없다. 우리 한글은 소리글자이기 때문에 동음이의어가 많아 한자어를 빌어 표현하지 않으면 그 뜻이 명확하지 않게 된다. 또한 한자어는 조어력이 뛰어나서 새로운 학술 개념어를 지을 수 있으며 한자어를 통해 의미의 분석 종합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문장에 한자를 밝혀 써 넣어야 따로 낱말 풀이 없이 곧 이해하며 읽을 수 있게 된다.

우리의 고전문학 典籍의 연구 이해 및 번역서를 독해하는 힘과 많은 한자어로 쓴 국문소설의 강독에도 한자의 실력이 없이는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한자교육은 국어교육의 지름길이며 한자를 독창적 과학적인 우리 한글과 함께 써야 국어가 바른 길로 갈 수 있는 효과를 얻을 것이다. 과학기술, 철학, 의학 법률 등 전문분야의 용어 중 80%가 한자로 돼 있다고 하며 대학교재도 한자가 혼용 되고 있으니 한자를 모르고는 기술개발 학문연구는 물론 국민들의 독서량을 높일 수 없을 것이다. 문장의 이해와 사고력, 판단력에도 용이한 한자는 자연히 국어교육의 정상화를 기할 수 있어 한자교육을 강조함은 중요한 일이다. 한자를 혼용하면 한글만을 전용할 때의 단점을 보완 할 수 있고 다양한 국어 어휘와 내용 이해의 폭이 넓혀져 한글과 한자는 수레바퀴의 두 축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지구상에 한자가 통용되는 인구는 26%나 되며 중국 일본, 동남아와 함께 한국이 그 중심에 서 있다.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에서도 경제개발 발전 일로에 있는 중국 대륙과 섬나라 경제대국 일본 사이의 완충지대로서의 역할이 있음을 인식하고 한자문화권에 있는 우리가 영어권과의 경제력에 맞서나가야 한다.

우리 문화에 영향을 끼친 중국의 고전문화를 이해하고 투자 가치가 있는 동북아와의 무역, 문화교류를 위해서도 글로벌 정보화시대에 한자가 지식 정보 의사소통의 도구가 돼야 하겠기에 더욱 한자교육의 중요성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다. 관광객도 몰려오는 이때 최소한 중국어 일본어 회화가 어려운 사람이라 할지라도 한자어를 써서 필담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문서와 표지판 등에 국한문 혼용이 될 때 상호 이해 증진으로 지구촌 세계는 열려질 것이다.

한자를 구태여 차단하는 일은 우리말의 풍요로운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본다. 이제 한자는 한족의 문자요 남의 글이라는 생각을 지우고 오랫동안 사용해 토착화된  준국자로 생각하고 한자를 과감히 혼용, 병용해야 하지 않을까. 한자교육은 교재를 해독하거나 언어구사는 물론 인성교육과 두뇌개발에도 좋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 학자들의 주장이니만큼 이제 어릴 때부터 한자의 장점과 한글의 장점을 살려 한자 조기교육도 강화돼야 할 때이다.

이제 사교육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부터 미리미리 한자를 익히도록 한다면 실보다 득이 많을 것이라 전망한다. 우리 한글은 어느 모로 보나 세계에서 가장 으뜸가는 문자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므로 한자와 공용했을 때 더 깊고 넓은 뜻과 행동을 연상케 된다고 본다. 바라기는 신문도 국한문으로 공문서도 한자 병용으로 국어교과서와 모든 교재에도 국한문 혼용으로 한자교육이 생활 중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구교과로 격상시키는 교육과정의 개편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이제 한자교육에 대한 소모적 시비논쟁을 끝내고 미래지향적 문자로, 선진화 진입의 언어생활로 명실상부하게 한자교육이 진일보 강화 정착되기를 바란다.

오범세 전 인천 청천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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