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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악령 구원할 묘약 찾는 작업은 우리시대 실천적 과제”
“도시의 악령 구원할 묘약 찾는 작업은 우리시대 실천적 과제”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9.10.12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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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도시 제안하는 인천세계도시인문학대회(10.19~21)

인간의 관점에서 도시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인천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리는 인천세계도시인문학대회. ‘인간이 만든 도시의 비인간성’이라는 아이러니를 파헤쳐볼 예정이다.

쟁쟁한 학자들이 나섰다. 도시문화 연구의 권위자 앤서니 D.킹 미국 뉴욕주립대 명예교수는 “오늘날 도시의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사회적 현대성과 공간의 현대성(건축, 계획, 지어진 환경)의 적절한 균형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 둘은 언제나 하나다”라고 말한다.

그는 날카롭게 묻는다. “우리는 주변 세계에서 우리가 보는 도시의 현대성 모델에 관해 심각히 자문해 보아야 한다. 과연 이 모델은 어디서 왔고 누구의 가치인가. 이 모델이 실현됐을 때 누가 혜택을 보는가.” 글로벌 도시와 세계 최고층 빌딩 경쟁으로 현대인을 매혹시켜 온 근현대 도시의 실체를 조명하겠다는 질문이다.

최원식 인하대 교수(국문학)는 한국도시의 ‘오늘’을 진단한다. 그의 진단법이 재밌다. ‘엄마’붐 속에 숨겨진 도시의 비밀을 밝히고 도시를 구할 묘약을 찾는다. 최 교수는 “서울에서 길을 잃고 유령으로 떠도는 엄마(『엄마를 부탁해』)와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치 신 내린 무녀처럼 미친(?) 홀어미(<마더>), 과연 이 엄마들은 누구인가. 어머니-대지-달-물-농촌이라는 이미지의 연쇄를 상기할 때, ‘도시의 유령’으로 변해버린 엄마의 모습은 이제 거꾸로 도시의 포로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그는 “도시를 떠나 어머니 대지에 귀의하는 김지하의 시 ‘결별’로 상징되는 한 시대가 마침내 종언을 고한 것”이라며 “이제 도시의 악령을 구원할 묘약을 찾는 작업은 한국사회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실천적 과제의 핵심으로 되는 시점에 우리는 도달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미래 도시의 비전은 무엇이고, 현대 도시인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일상생활연구로 세계 사회학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미셜 마페졸리 프랑스 파리5대학 교수는 “탈근대적 도시와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놀랍게도 ‘절대적 상호의존성’”이라고 주장한다. 자신도 모르게 실존적 상호소통을 열망하는 현대 도시인의 특징을 포착한 것이다. 마페졸리 교수는 인터넷 등 새로운 사회적 공간이 현대인에게 단지 유희적 공간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제시할 예정이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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