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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적 산출’보다 ‘학문적 소통’ 강조한 사유 실험
‘업적 산출’보다 ‘학문적 소통’ 강조한 사유 실험
  • 교수신문
  • 승인 2009.09.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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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지 <일본비평>(창간호), 출판 불황 속 출사표 던지다

서울대 일본연구소(소장 한영혜)가 정기학술지 <일본비평> 창간호(그린비, 2009)를 발간했다. 중도적 성향의 계간지 <비평>이 2009년 여름호(23호)를 끝으로 무기한 정간에 들어간 뒤의 일이라 이번 <일본비평> 출간은 뜻밖이다. <비평> 무기한 정간이란 극단적 조치 이면에는 ‘수익성’ 문제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과감하게 창간호 출사표를 던진 데는 <일본비평>측의 확고한 방침이 섰기 때문이다. 한영혜 소장은 머리 글에서 학술지 상황에 비춰 예상되는 난관은 적지 않았다면서, “연구기관이라면 마땅히 자신의 학술지를 통해 학문적 담론 형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창간 배경을 설명했다.

‘대중과 소통하는 일본연구의 산실’을 지향하겠다는 <일본비평>의 지면 구성은 기획특집, 연구논단, 서평, 강연록 등으로 짜여 있다. 서평을 기획에 포섭하고 이를 연구논단과 배치함으로써 대중적 지향점과 학술담론 형성이라는 두 목표를 겨냥했다. 

<일본비평>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이들이 ‘개방성’을 표나게 내세웠다는 점이다. 편집장에 외부 인물인 윤상인 한양대 교수(일문학)을 초빙했다. 한 소장은 “<일본비평>이 서울대 일본연구소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면서 “시야를 넓히고 개방적인 담론 공간을 창출하기 위해” 윤 교수를 초빙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출판사측도 편집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했다. ‘업적 산출’에 역점을 두기보다 ‘학문적 소통’에 무게를 둔 접근이다.

편집장 윤상인 교수는 매체 이름을 ‘일본비평’으로 정한 것을 놓고 ‘학술행위의 임계를 확장하고자 하는 유연하고도 능동적인 사유의 기표’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윤 교수는 또 ‘비평은 자신의 근거 자체를 되묻는다는 뜻으로 사용된다’는 가라타니 고진의 정의를 원용, ‘지식생산의 윤리적 규범’을 제시하기 위해서 ‘비평’이란 용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창간호 특집은 ‘현대 일본 사회의 형성과 미국’이다. 창간호인 탓이겠지만, 기획특집과 연구논단의 주요 필자는 편집위원들이다. 특집서평에는 조관자 일본 中部大 교수(인문학부)의 글을 실었다.
편집위원에는 권숙인(서울대)·김현철(동북아역사재단)·박규태(한양대)·박진우(숙명여대)·장인성(서울대)·정진성(방송대) 교수 가 참여하고 있다.

최익현 기자 bukhak64@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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