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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만든 교수들, 정권 바뀌어도 교육수장 도맡아
5·31만든 교수들, 정권 바뀌어도 교육수장 도맡아
  • 권형진 기자
  • 승인 2009.05.18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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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교육개혁 15년, 누가 이끌었나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정부에 이르는 시기는 MB교육정책을 지지하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처럼 교육개혁에 있어서도 ‘잃어버린 10년’일까. 그러나  5·31교육개혁 방안 발표 15년째를 맞아 역대 정권에서 설치한 교육개혁기구 참여 인사들을 살펴본 결과, 문민정부 시절 교육개혁위원회(이하 교개위) 위원 가운데 6명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교육 수장을 지낸 것으로 나타났다.


문민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교개위에서 1995년 5월 31일 ‘세계화·정보화 시대를 주도하는 신교육 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5·31교육개혁 방안은 ‘수요자 중심 대학 교육’, ‘자율과 다양성을 통한 대학교육의 수월성 제고’ 등의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신자유주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정부는 새교육공동체위원회(이하 새교위)와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이하 인자위), 참여정부는 ‘교육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를 만들어 5·31교육개혁  방안을 이어갔다.

교개위에 참여했던 인물 가운데 7명이나 교육부 수장에 올랐다는 사실에서도 5·31교육개혁 방안이 이후 교육정책에 미친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1기 교개위 때 상임위원을 맡았던 이명현 서울대 명예교수는 37대 장관(1997~1998)에 올라 문민정부 말기 교육개혁을 주도했다.

정권 교체 뒤인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이들은 잇따라 교육부장관에 발탁됐다. 2기 교개위 부위원장이었던 김덕중 당시 아주대 총장은 이해찬 장관의 뒤를 이어 39대 장관(1999~2000)에 취임했다. 40대 문용린(2000), 41대 송자(2000), 42대 이돈희(2000~2001) 장관 역시 교개위 위원 출신이다.

참여정부 들어서는 1기 교개위원이었던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이 5대 교육부총리(2005)에 발탁됐다. 안병영 연세대 교수는 5·31교육개혁 방안 수립 당시 장관을 지낸 데 이어 참여정부에서도 교육부총리에 임명됐다. 마지막 교육부총리였던 김신일 부총리(2006~2008)는 1~2기 교개위에 이어 새교위, 2기 혁신위에서도 활동했다.


교개위에 참여했던 학자 가운데 일부는 이후 꾸려진 기구에도 계속 참여했다. 2기 교개위 전문위원이었던 정진곤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은 2기 혁신위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1기 교개위 전문위원이었던 서정화 홍익대 교수도 2기 혁신위에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임천순 세종대 교수는 1기 교개위 전문위원에 이어 인자위 선임위원으로 활동했다. 곽병선 전 경인여대 학장도 1기 교개위원과 인자위원을 거쳤다. 정 수석을 제외한 3명은 박세일 전 청와대 수석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반도선진화재단에서 활동했다.

이주호 교과부 제1차관과 교육개혁포럼에 참여했던 중진학자 상당수가 인자위와 혁신위에 참여했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교육개혁포럼에서 2004년 내놓은 『자율과 책무의 대학개혁 : 제2단계의 개혁』에는 국립대 법인화, 대학 구조조정, 영리법인, 고등교육 개방 등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 고등교육정책들이 대부분 제시됐으며 여기에 참여한 학자들은 지금도 교육정책 수립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반상진 전북대 교수, 류장수 부경대 교수, 채창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하 직능원) 부연구위원이 인자위에서 전문위원을 지냈다. 채 연구위원은 혁신위에서도 고등교육TF팀에서 활동했다. 우천식 한국개발연구원 산업·기업경제연구부장과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 백순근 서울대 교수는 혁신위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홍후조 고려대 교수는 인자위 연구위원에 이어 혁신위에서도 전문위원을 맡았다. 김성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도 혁신위 상임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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