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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연구소를 찾아서]고려대 전략광물자원연구센터
[선도연구소를 찾아서]고려대 전략광물자원연구센터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0.1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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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2-05 11:04:25
자원전쟁에 대비 전략 연구 활발

현재 남극은 각국의 합의아래 지난 98년부터 50년동안 자원탐사가 금지된 채 연구목적의 활동만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라도 국제 협약이 풀리면 남극조약에 가입한 국가들은 연구 개발을 근거로 영유권을 주장할 태세다.

남극의 자원탐사금지 협약이 체결되기 전인 95년, 고려대 전략광물자원연구센터(센터장 소칠섭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남극전문학술지인 ‘Antarctic Science’에 주목할 만한 논문을 실었다. 우리나라의 세종기지가 있는 킹조지섬 바톤반도에 금, 은 안티모니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천열수 연-아연 광맥이 부존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보고한 것이다. 이는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 새로운 광물자원의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려대 이학관 별관의 2층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센터는 1991년 국가경제와 기간산업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금속, 비금속, 희유원소 등 전략광물자원의 고갈과 소진에 대비하기 위해 과학재단의 우수연구센터로 설치됐다.

센터의 역할이 중시된 만큼 1991년부터 올해 초까지 전국 대학과 연구소에서 50여명의 교수급 연구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전략광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남극의 천연자원에 대한 연구결과도 그 중에 하나. 이밖에도 중국 복건성과 내몽고 지역에 광물자원이 매장돼 있는 특성과 물리 화학적인 생성모델을 규명해 향후 해외 자원 탐사와 개발을 위한 진출에 중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했고, 국내에 매장된 금과 비금속 광물자원의 탐사에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센터에 참여하고 있는 윤성택 교수(지구환경과학과)는 “광물은 국가 전략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라 경제적 측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센터는 또 그 동안 국내 학계에서 연구가 전무한 실정이었던 자원의 탐사·개발에 뒤따르는 환경오염에 대한 연구를 진행, 대표적인 탄광지역의 환경오염에 대한 정밀 조사를 마쳤다. 이는 국제적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환경오염에 대한 대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센터가 그 동안 벌여온 연구의 의의는 1980년대 국·내외에서 양성된 우수한 연구인력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 졌던 광물자원 연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이끌어 내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 있다. 연구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의 논문이 센터 설치전 연평균 1.4편에서 최근 3.6편으로 늘어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센터가 수행한 ‘독성 중금속원소의 분산과 이의 지질환경 영향’ 연구는 최근 국내 지구과학계에서 발표되고 있는 관련분야 논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는 집중적인 지원으로 첨단 실험장비를 도입·설치한 것에도 기인한 바 크다. 또한 후학양성에 미친 영향도 적지 않아 이 기간 중 총 2백42명(석사 1백98명, 박사 44명)에 이르는 전문인력이 학계와 산업계에 배출됐다.

과학재단의 지원이 끝나 현재 학내의 교수와 연구원의 힘으로 꾸려가고 있는 센터는 그 동안 이룩한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자립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선 북한지역에 부존하는 광물자원에 관한 연구를 활성화해 남북 자원협력을 주도하는 연구기관으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특히 중국, 러시아 등 북방지역의 해외자원개발 연구도 센터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이다. 현재는 중국의 지질광상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자원개발연구지원에 따른 기업체의 후원과 센터 자체의 연구용역만으로는 해마다 수 억원씩 들어가는 장비의 운영비용충당과 프로젝트 수행이 결코 수월하지 않은 실정이다. 앞으로 국가의 정책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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