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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 ‘좋은 대학의 신화’에 갇혔다”
“한국교육 ‘좋은 대학의 신화’에 갇혔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9.04.27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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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학회, ‘한국 대입문화 심층 해부’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학원의 오후 10시 이후 심야교습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법·제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개혁정책을 우선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은 지금, 사교육과 전쟁 중이다.
사교육 문제 등 한국의 대입문화를 교육학자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해부했다. 한국교육학회(학회장 곽병선 경인여대)가 지난 25일 경북대에서 연 춘계 학술대회 자리에서다.


“우리나라의 각 가정은 이웃 아이에 비해서 자기 아이의 학업이 ‘상대적으로’ 떨어질까 염려할 뿐, 자기 아이가 살아갈 미래의 더 큰 사회를 염두에 두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에는 무감각하거나 소신이 없습니다.” 조용환 서울대 교수는 인류 문화적 시각에서 대입문화를 해석했다. 조 교수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만 주목하게 만드는 ‘좋은 대학의 신화’에 길들여져 필요 이상의 과도하고 왜곡된 내부 경쟁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사회학적 시각으로 들여다 본 박부권 동국대 교수는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입학사정관제’를 주목했다. 박 교수는 “입학사정관제가 갖는 태생적 한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만약 대학이 입학사정관제가 전제하고 있는 자율만을 강조하고 그 자율에 따르는 대학의 국가·사회적 책임을 등한히 한다면, 1920년대 미국의 예일, 하버드, 프린스턴 대학이 저질렀던 불공정을 우리대학도 저지르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형 입학사정관제’를 제안한 박 교수는 “대학에게 입시사정에 대한 재량권을 광범위하게 제공하되 선발과정 및 절차에 대해서는 공정성과 객관성, 투명성의 입시규범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경애 중부대 교수는 교육공학자의 관점에서 “표면화된 과열현상을 막으려는 규제나 정책 위주의 해결방안보다는 문제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다시 되짚어 보고 해결방안을 체제적 접근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사교육 문제 해결방안으로 평가방식의 개선,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권과 선택권 확대, 교사의 교육권과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제시했다.


진학담당 교사가 본 대입문화는 어떨까. 박형종 민족사관고 교사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점은 매년 약 10만 명에 가까운 재수생의 양산과 대입에서의 사교육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들었다. 박 교사는 재수생을 줄이기 위해 수능시험 여러 차례 제공, 고1때부터 수능 응시 허용, 정시 전형에서 지원기회 무제한 허용, 사립대 정원 제한 폐지, 재수생 지원 제한 등을 제안했다. 사교육 문제 해결방안은 입학사정관제의 올바른 활용, 수시와 정시의 통합, 수능 고득점에 대한 대학 집착 완화 등을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종각 강원대 교수는 “새로운 입시제도의 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악순환적 불신문화 혹은 불신구조를 어떻게 선순환적 신뢰문화나 신뢰구조로 창출해 낼 수 있느냐다”라고 말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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