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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개선에도 특정대학 쏠림현상 뚜렷 … “사업방식 재고해야”
지표 개선에도 특정대학 쏠림현상 뚜렷 … “사업방식 재고해야”
  • 권형진 기자
  • 승인 2009.04.20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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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역량강화사업, 편중지원·지표객관성 논란

교육과학기술부가 오늘(20일) 2009년도 대학·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 대학을 발표한다. 일부 지표를 추가하는 등의 개선 노력에도 편중지원 논란이 거세다. 지표의 객관성에 대한 지적도 여전해 아예 사업 방식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교육역량강화사업은 정량지표로 구성된 공식에 따라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지원하는 ‘포뮬러 펀딩’ 방식이 첫 적용된 사업이다. 대학 당 지원액은 획득한 점수(성과지수)와 재학생 수를 반영해 결정한다.

■ 성균관대·울산대·포스텍 등 2년 연속 1위= 4년제 대학의 경우 수도권과 지방, 규모, 특성에 따라 총 8개 그룹으로 나눠 지원 대학을 선정했다. 지원액이 지난해 500억원에서 올해 2천649억원(수도권 699억원, 지방 1천950억원)으로 증액되면서 지원 대학 숫자도 64곳에서 88곳으로 늘었다. 한 곳 당 평균 지원액 역시 지난해 7억8천만원에서 올해 29억9천700만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재학생 규모가 큰 연세대가 가장 많은 38억9천800만원을 지원받는다.

재원 배분 포뮬러(오른쪽 공식 참고)에 따라 성과지수를 자체 산출한 결과 지난해 4위에 그쳤던 가톨릭대(수도권 5천~1만명)가 그룹별 1위로 올라섰다. 순위에도 들지 못했던 호원대는 산업대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지원받지 못했던 한국외대(수도권 1만명 이상)와 조선대(지방 1만명 이상), 군산대·호남대(지방 5천~1만명),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지방 5천명 미만)는 단숨에 그룹별 10위 안에 진입했다. 산업대학이 두 그룹에서 하나로 합쳐지면서 신설된 교육대학 그룹에서는 서울교대가 1위에 올랐다.

■ 일부대학 편중 논란 여전= 하지만 여기까지다. ‘국제화’ 지표를 추가하고, 기존 5개 지표에는 ‘향상도’를 추가로 반영했지만 지난해 선정 결과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선정된 64개 대학 가운데 62개 대학이 올해에도 선정됐다.

그룹별 1위 대학도 2곳을 제외하고는 지난해와 동일했다. 성균관대(수도권 1만명 이상)·CHA의과학대(포천중문의대, 수도권 5천명 미만)·울산대(지방 1만명 이상)·한국해양대(지방 5천~1만명)·포스텍(지방 5천명 미만)이 지난해에 이어 그룹별 1위를 차지했다.

국·공립대 편중도 여전하다. 국·공립대는 43곳 중 33곳(76.7%)이 선정됐지만 사립대는 선정율이 34.8%(158곳 중 55곳)에 그쳤다. 사립대에는 노동부와 산자부(현 지경부)가 각각 설립해 국·공립에 가까운 한국기술교대와 한국산업기술대가 포함돼 있다. 지방만 보면 국·공립대는 73.5%(34곳 중 25곳)가 선정된 반면 사립대는 32.0%(100곳 중 32곳)만 선정됐다.

■ “사업 방식 재고해야” 지적도= 이러한 선정 결과 때문에 편중지원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교과부 업무보고에서는 오히려 여당 의원들이 이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박보환 한나라당 의원은 “이대로라면 성장 가능성 있는 대학들이 지원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처럼 보인다”며 “지표를 고려해서 너무 특정대학에 편중된 지원은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 방식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같은 당 박영아 의원은 “취업률 몇 퍼센트, 장학금 지급률 몇 퍼센트 하는 게 그 대학의 교육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라는 근거가 없는 것 같다”며 “포뮬러 펀딩 방식이 맞는지, 기존처럼 사업계획서를 받아서 평가하는 게 맞는지 정말 재고할 단계가 됐다”고 강조했다.

박성호 경일대 기획처장은 “정량지표는 노력한다고 한 순간에 올라가는 게 아니고 대학별 특성도 반영 못 하기 때문에 한 번 선정된 대학이 계속 선정될 확률이 높다”며 “국·공립과 사립을 구분하고 취업률도 신뢰성이 떨어지는 전체 취업률 대신 정규직 취업률 비율을 더 높이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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