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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독일 비애극의 원천』외
[신간안내]『독일 비애극의 원천』외
  • 오주훈 기자
  • 승인 2009.03.23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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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비애극의 원천』, 발터 벤야민 지음│최성만 외 옮김│한길사│404쪽
벤야민의 대표적 저서 가운데 하나다. 난해한 책인데, 주권론에서 역사철학, 세속화, 알레고리 등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된다. 제목과는 달리 문학만이 아니라, 미학, 철학, 신학, 역사학, 정치학 등 다방면의 분야에 대한 성찰이 제공된다는 점에 그 특징이 있다. 벤야민의 사유에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관련 연구자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전문적인 학술서적으로서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인문서로서 역할도 할 수 있다.

 

■ 『생태논의의 최전선』, 존 벨러미 포스터 외 지음│김철규 외 옮김│필맥│276쪽
이 책은 미국의 월간지인 <먼슬리 리뷰>의 생태 특집호에 실린 글을 번역한 책이다. 저자들은 주로 환경 관련 학과에 재직 중인 교수이다. 생태주의, 환경오염 등은 오늘날 가장 긴급한 화두 중의 하나인데, 바로 그 화두의 다양한 세부 논점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사회주의와 생태의 문제, 기후변화, 석유, 액화천연가스, 바이오연료의 정치경제학, 해양 생태계, 물의 미래 등 흥미롭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환경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자본을 넘어, 노동을 넘어』, 강수돌 외 지음│이후│448쪽
‘자본의 내면화에서 벗어나기, 독일과 한국의 진보적 지식인이 자본주의에 대한 나눈 소통과 학습’이라는 진지한 부제의 이 책은 단순한 경제위기 관련 대책을 논한 저서가 아니다. 책은 경제위기가 오히려 현대인들에게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를 회의하게 만들고, 새로운 방식의 삶을 고민할 계기를 제공했음을 보여준다. 곧 자본에 의해 착취를 당하지만, 자본을 내면화한 노동자들의 내적 트라우마가 극복될 가능성이 논의된다. 경제위기와 관련해 새로운 성찰을 제공해주고 있다.

■ 『자생적 철학체계로서 인간중심철학』, 선우현 지음│집문당│586쪽
색다른 연구서다. “주체사상과 동일한 철학적 원천에 기초해 형성된 철학체계”인 인간중심철학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자생적 철학체계라는 부분이다. “이 땅의 모든 철학자들에게는 우리의 현실에 부합하는 고유한 독창적인 자생의 철학체계를 수립해야만 하는 당위론적 과제가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인간중심철학의 성립 배경과 내용, 위상과 평가에 대한 내용 등이 담겨져 있다. 저자의 성실한 연구 이력과 학문적 집요함이 잘 드러나 있다. 논란의 소지가 되는 부분들이 그러한 장점을 지우진 못한다.

■ 『제임스의 미완성 세계』, 정해창 지음│청계│325쪽
영미 실용주의 전문가인 저자의 책이다. 실용주의는 영미에서 발원했지만, 영미 특유의 분석철학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최근 다시 주목을 받는 측면이 있는데, 저자는 바로 이 실용주의를, 제임스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 실용주의 진리론에서 극단적 경험주의, 종교철학, 자아와 휴머니즘 등 다양한 장의 제목이 흥미를 유발한다. 실용주의에 대한 심화된 지식을 갖기에 좋은 책이다. 개괄서 이상의 해설서를 원하는 독자에게 유용하다.

 

■ 『지구화 시대 여성주의 철학』, 윤혜린 지음│철학과현실사│263쪽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지구화는 다양한 행위들과 실천들이 복합성을 갖고 발아하고 성장하는 카오스적 현상이다”라고 정의하면서 “여러 차원의 중첩성은 단일 패러다임으로서는 포착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구화를 누구의 입장에서 어떻게 진행시켜 가고 어떤 전망과 가치에 의해 끌어갈 것인가에 대해 정치적으로 올바른 관점의 확보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중층화된 지구화 시대의 여성주의라는 방향타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 『진화론의 유혹』, 데이비드 슬론 윌슨 지음│김영희 외 옮김│북스토리│544쪽
‘가장 과학적으로 세상을 해석하려는 욕망’이라는 부제의 이 책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책이다. 단순한 다윈 진화론 설명서가 아니라, 사회, 문화까지 진화론의 논리를 응용해 설명을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항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사회생물학의 논제들을 상세한 형태로 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보인다. 한 가지 인용을 해보자. “진화론은 생물학적 다양성은 물론 종교적 다양성의 패턴을 설명하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 『현대미술 골고다의 초대』, 김현화 지음│숙명여자대학교 출판국│386쪽
이 책은 반 고흐와 고갱에서 20세기 초현실주의 화가인 드 쿠닝과 사우라까지 성서를 주제로 한 100여 편의 회화를 통해 인간에 대해 묻는 책이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현대 미술 안내서인데, 단순한 작품의 정보 보다는 예술과 인문이 만나는 지점에 대한 성찰을 잔잔하게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학문 간 융합의 인문, 미술 편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인문학적 성찰과 미술사적 지식을 겸비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저자는 파리에서 미술사학으로 학위를 받았는데, 그간의 학문적 내공이 잘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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