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22:50 (목)
연구에서 더 중요한 것은 방법일까 문제일까
연구에서 더 중요한 것은 방법일까 문제일까
  • 최성욱 기자
  • 승인 2009.02.13 1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공하는 학자가 되기 위한 암묵적 지혜]⑩

‘대학원생, 박사후연구원, 신임교수들이 대학이라는 학문세계에 들어와서 성공적으로 교육과 연구 활동을 하기 위해 알아야할 교훈 101가지’
최근 들어 대학간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 탓에 ‘연구’ 중심의 대학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 가시적인 연구 성과에 매달리다 보니 연구·교육·봉사라는 교수의 책무에 균열 조짐마저 우려된다. 대학이라는 공간에 입문한 학자로서 연구와 교육의 접점을 찾는데 마땅한 지침서는 없을까.
로버트 스턴버그 예일대 교수(심리학)가 펴낸 신간『스턴버그가 들려주는 성공하는 학자가 되기 위한 암묵적 지혜』(신종호 역, 학지사, 2009)는 심리학 분야 27년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미국 대학의 분위기와 환경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만 학자의 자기개선 방법면에서는 주목할 만하다.
<교수신문>은 스턴버그 교수가 추천하는 ‘101가지 교훈’ 가운데 20가지를 선정, 발췌·요약해 2월2일부터 매일 연재한다. / 편집자 주


 

대학은 전공을 중심으로 학문분야의 전문성을 만들어간다. 예컨대 심리학은 생물·임상·인지·발달·산업조직·사회심리·성격심리학 등으로 나뉜다. 무감각해진 학문의 구조화에 스턴버그 교수는 반기를 든다. 학과, 대학원 과정, 직업 분야가 구조화되는 것은 최선의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학문의 구조화는 통합보다 분열을 더욱 조장하기 때문이란다.

스턴버그 교수는 심리학을 빌려 학문 구조화의 역설을 주장한다.

첫째 전통이다. 조직체계가 오래 유지될수록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예컨대 심리학과에서 구성원들은 학과장이 반드시 필요한지 아닌지 관심조차 없다. 스턴버그 교수는 “사람들은 그저 이런 조직체계를 받아들일 뿐”이라고 말한다.

둘째 기득권이다. 심리학처럼 한 학문영역이 구조화되고 나면, 그 학문영역에 소속된 사람들은 현재 조직을 유지하는 데 기득권을 갖게 된다.

셋째는 전문화의 필요. 모든 분야에서 전문적인 사람은 누구도 없다.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한 영역에 전문화돼야 하고, 구조화된 심리학은 각 분과를 중심으로 전문화를 정의해오고 있다.

“현재 체제는 문제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연구하는 것을 막고 있다.”

만약 젊은 학자 중 하나가 분과 학문의 경계를 넘어서려고 시도 한다면 어떤 일이 처음 벌어질까.

아마도 기존 교수들은 이 사람이 자신의 분야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고, 앞으로 자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학과 구조에 맞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리고 자신의 ‘걱정들’을 합리화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