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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신간]『기후 커넥션』외
[학술신간]『기후 커넥션』외
  • 교수신문
  • 승인 2008.08.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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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커넥션』 로이 W.스펜서 지음│이순희 옮김│비아북│276쪽
이 책에서 기후 과학자인 저자는 ‘지구온난화에 관한 어느 기후 과학자의 불편한 고백’ 이라는 부제에 나타난 것처럼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불편한 고백’을 한다. 지구온난화 위기론자들이 주장하는 모델은 과학적으로 검증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인간이 아니라 자연이라고 주장한다. 게다가 허술한 이론에 근거한 지구온난화 정책은 결국 기부금을 얻으려는 과학자들과 정치인 사이의 ‘기후 커넥션’을 구성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린다. 그런데 저자의 이러한 입장은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왜냐하면 이 책은 이산화탄소 감축 협약을 어떻게 해서든 피해가고자 하는 미국 및 다국적 기업과 과학자들 사이의 ‘커넥션’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무론』 김영민 지음│한겨레출판│550쪽
저자는 10년이 넘도록 새로운 글쓰기로 인문학의 탈식민화를 위해 노력해온 철학자이다. 인문연대의 미래형식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에서 저자는 人文은 곧 人紋이라는 정의를 내린다. 곧 인문학은 사람의 무늬를 살피는 학문인데, 여기서 사람은 사람 사이의 관계를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그가 추구한 인문학의 길은 동무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철학적 관계론으로 이어지게 된다. 저자는 작금의 인문학 위기에 대해서 인문학은 자본주의와 필연적으로 지는 싸움을 하고 있고, 무능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동무들 간의 연대를 꾀한다면, 인문학의 무능을 역설적인 전복의 힘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본주의의 풍경을 꿰뚫는 시선이 난해하지만 흥미롭게 펼쳐져 있다.

■『유럽적 보편주의』 이매뉴얼 월러스틴 지음│김재오 옮김│창비│172쪽
권력의 레토릭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세계체제론으로 유명한 이매뉴얼 월러스틴의 신간 저서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19세기와 20세기 초 제국 팽창의 명분으로 제시된 계몽주의 확산을, 오늘날에는 유럽적 보편주의가 대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 유럽적 보편주의가 내세우는 인권, 자유 등의 담론이 강자들의 레토릭에 불과하다는 점을 폭로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유럽적 보편주의를 대신할 수 있을까. 저자는 보편적 보편주의를 제시하면서 강자의 이데올로기와 레토릭에 머물지 않을 진정으로 보편적인 윤리적 기획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리고 다가올 20년에서 50년 사이의 싸움은 보편주의를 둘러싼 지배세력과 피지배세력 간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일본의 조선통치와 국제관계』 나가타 아키후미 지음│박환무 옮김│일조각│504쪽
일본은 어떻게 조선을 통치할 수 있었을까. 1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국제관계와 3·1운동을 중심으로 한국의 독립운동을 연구해온 저자는 국제정치사적 관점에서 일본의 조선통치에 대해서 분석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일본이 3·1운동 직후 비록 국제적 비난에 직면했지만, 열강이 조선 통치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았기 때문에 문화정치 실시로 사태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또 일본과 마찰을 꺼린 미국은 조선통치에 대해서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3·1 운동 이후 한국독립운동이 이데올로기적으로 분열되는 배경이 된다. 곧 미국에 대한 외교공작의 무의미함을 강조하는 세력과 외교공작을 강화하려는 세력 사이의 갈등이 한반도 분단으로 이어지는 비극의 간접적 원인이 된다.

■『휴머니티』 조너선 글로버 지음│김선욱·이양수 옮김│문예출판사│648쪽
폭력으로 얼룩진 20세기의 역사는 인간의 도덕성에 대해서 근본적 회의를 낳았다. 그러나 생명윤리로 저명한 저자는 ‘20세기의 폭력과 새로운 도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에서 20세기의 역사로부터 새로운 윤리적 대안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발견하고자 한다. 이 책의 특징은 무엇보다 윤리를 추상적이고 공허한 철학적 논의를 통해서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경험적 차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는 점에 있다. 그래서 저자는 도덕률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복잡한 심리적 이해를 바탕으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바로 거기에 윤리학의 소명이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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