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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총장실로 불러 그만둘 것 종용”
“여러 차례 총장실로 불러 그만둘 것 종용”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8.05.19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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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섭 동의대 교수, “KBS이사직 사퇴 거부해 징계 논의 열렸다”

동의대가 KBS 이사를 맡고 있는 한 교수에게 ‘이사직 사퇴’를 종용하면서 학내 ‘징계’논의를 벌인 이면에 정부 차원의 외압이 작용했다는 주장이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신태섭 동의대 교수(광고홍보학과)는 “강창석 동의대 총장이 나에게 KBS 이사직을 그만두면 학교도 외부 압박에서 벗어나고 당신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또 “KBS 이사직을 사퇴하지 않으면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에 감사를 실시할 수도 있다며 여러 차례 총장실로 불러 이사직을 그만둘 것을 종용했다”고 말했다.

신 교수가 KBS 이사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히자 동의대는 지난 13일 신 교수에게 ‘경고장’을 보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전했다. 동의대는 신 교수가 지난 2006년 9월에 총장 허락 없이 KBS 이사를 맡아 그동안 이사 활동을 해 온 것이 ‘무단 근무지 이탈’이며 논문 표절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들어 문제를 삼았다.

동의대는 지난 15일 징계위원회를 열었으나 구체적인 징계 수위나 절차에 대해서는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다. 신 교수는 “2년 전 일을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문제를 삼고 있으며 동아일보가 제기한 논문표절 문제도 이미 한국언론정보학회에서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정부·여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방송 탓’으로 돌리며 정연주 KBS 사장의 사퇴를 위해 교과부 감사 압력과 대학까지 동원해 정 사장의 사퇴를 반대해 온 신 교수를 KBS 이사직에서 물러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신 교수는 “방송법 위반은 물론 교권침해”라며 “마치 80년대 독재정부시절로 되돌아 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명박정부가 강조해 온 선진화는 커녕 노골적으로 절차적 민주주의마저 무시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현 정부를 비판했다. 신 교수의 KBS 이사직 임기는 오는 2009년 8월말까지다.
한편 KBS 기자협회·PD협회·경영협회는 16일 공동 성명을 내고 “이명박정부는 KBS를 장악하려는 음모를 중단하라”며 “정권이 KBS를 장악하기 위해 이사들을 회유·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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