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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대학원, 직장인 많아져 정체성 혼란”
“일반대학원, 직장인 많아져 정체성 혼란”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8.04.21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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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학원장협의회 17일 심포지엄 … “전문인력교육은 전문대학원으로”

일반대학원에 직장인들이 차지하는 구성비가 높아져 학술연구에 초점을 두고 있는 일반대학원의 정체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전국대학원장협의회 심포지엄에서 노종희 한양대 대학원장(교육학)은 “대학원은 일반대학원, 전문대학원, 특수대학원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대학원 유형별로 구분이 불명료하다”며 “특히 일반대학원은 전일제 학생보다 직장인들이 차지하는 구성비가 높아져 교육과정 운영의 엄격성, 학위논문의 질적 수월성 확보 등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일반대학원으로서의 정체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으며, 분야에 따라서는 명목만 일반대학원이지 실제로는 특수대학원보다 조금 나은 수준에 불과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노 원장은 “현실적으로 직장인들의 교육수요를 해결할 마땅한 곳이 많지 않아 일반대학원 특별전형을 통해 직장인 다수가 입학하고 있는데 이런 수요를 전문대학원으로 흡수해야 한다”며 “일반대학원의 목적에 맞는 기능 정상화를 위해 장기적으로 일반대학원과 전문대학원 이원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 원장은 또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지 않는 특수대학원은 ‘평생교육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원장의 제안은 일반대학원과 특수대학원의 전문인력 양성 및 재교육 기능을 전문대학원으로 편입시키자는 주장이다. 전문대학원은 법학전문대학원, 의·치의학전문대학원, 한국형 경영전문대학원 등 고급인력양성 분야와 재교육과 전문인력 양성을 병행하는 분야(교육, 행정, 공학 등)로 나눠 전문대학원도 이원체제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노 원장은 대부분의 대학원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 △대학원 관련 법령과 체계 미비 △일반·전문·특수대학원 유형 간 구분 불명료 △대학 내 대학원 교육 전담 행정조직 미비 △교육과정의 이론적, 실제적 적합성 미흡 △교수방법 구태의연 △엄격한 학사관리 구조적 취약 △대학원 입학시험 엄격성 미흡과 질 통제 장치 미비 등을 제시했다.

노 원장은 “대학원 교육에서 학사관리가 엄격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데는 대학원 행정조직이 별도로 운영되지 않고 있으며, 학부중심의 본부 행정조직에서 대학원 학사문제가 부수적으로 관리돼 종합행정, 책임행정이 구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노 원장은 특히 “교수나 학생들의 대학원 교육에 대한 인식이 너무 느슨하다”며 “대학원 수업은 학부 수업과 달리 수강인원이 적고 논문지도가 많아 교수에 따라 편법, 탈법적으로 운영돼도 노출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노 원장은 대학원 구조·운영에 관한 혁신 방안으로 △대학원 유형별 교육프로그램 차별화 △고등교육법 내 대학원 관련 법령 독립적 규정 △독립된 학사조직으로 대학원 위상 정립 △행정조직 확보 통한 대학원 행정의 통합·일원화를 제안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이어 열린 정기총회에서 전국대학원장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송준호 서울시립대 대학원장(수학)은 “우리나라 대학원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인데 대학원의 질 향상을 위한 난제를 어떻게 하면 잘 해결할 것인지 중점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학부교육이 대중교육단계에 들어서 대학원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형편이지만 대학원 교육을 위한 여건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인식이 제기된 것으로 대학원 교육 정상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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