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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도올 등 耳順의 ‘建國 둥이’들
정운찬·도올 등 耳順의 ‘建國 둥이’들
  • 교수신문
  • 승인 2007.12.31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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戊子年, 쥐띠 교수 누가 있나

무자년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건국과 육십갑자를 함께 간다. 올해 예순을 맞는 사람들은 당시 ‘건국둥이’로 시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 해 7월 20일 제헌국회 간접선거로 이승만이 초대 대통령에 올랐다. 이승만은 180표, 김구는 13표를 얻었지만, 60년이 지난 올해 이름만 남은 이승만과 달리 김구는 최고액권인 10만원권에 올라 한국인의 정신적 표상이 되고 있다. 김구는 1876년생, 쥐띠다.

1948년생으로 66학번을 전후로 대학에 들어간 이 들은 1967년 ‘6·8부정선거’시위 세대다.
이 일로 대학에서 제적된 학생들이 특히 많은 것도 이 세대 특징이다. 67년은 제2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이 시작된 해로 ‘개발 독재’가 본격화된 시기이기도 하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 과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국사학과), 재야 지방운동가로 지방분권국민운동 위원장 황한식 부산대 교수가 1948년생이다.
지난해 최고과학기술인상을 받은 최진호 이화여대 교수와 90년대 초반 대학생들에게 널리 읽힌 조한혜정 연세대 교수, 유초하 충남대 교수도 같은 쥐띠다. 교수 외에 이름 난 작가 중에는 김훈과 이문열이 있으며, 故 전태일도 같은 해 태어났다.


지난 대선에 나온 이인제 민주당 후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올해 耳順을 맞는다.
건국둥이로 대학 총장을 맡고 있는 교수들은 김순갑 한국해양대 총장, 노동일 경북대 총장, 목연수 부경대 총장, 박범훈 중앙대 총장, 오영교 동국대 총장, 이상철 광운대 총장, 이찬우 인천가톨릭대 총장,
이희재 안동대 총장 등이 있다.

황한식 교수는 “중학교 1학년 때 겪은 4·19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그 여파로 “경남 함안의 산골 중학교에서도 무능하고 불성실한 중학교 교사를 까까머리 중학생들이 3일간 동맹휴학을 해 퇴출시키기도 했다”고 회고한다. 황 교수는 “그래 그런지 이전 시기 선배들보다 다소 진보적인 면이 보인다”고 말한다.

또 “87년 6월 항쟁 때 우리 세대들도 마음은 움직였지만, 교수라는 신분 때문에 학생들이 시위하는 곳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지켜보고 뒤에서 후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회고한다. 몸으로 사회에 참여해본 경험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도 합리적인 주장이라고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뛰어드는 편이라는 것이다.
새해소망에 대해 황 교수는 “서울이나 수도권에 집중된 중앙집권, 관치주의적인 사회·대학질서가 개선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은 쥐띠 생은 386세대의 첫 시작이 되는 1960년생이다. 대체로 1979년 경찰들의 사열을 받으며 대학에
들어갔다. 그 해 말 12·12를 겪은 뒤, 대학의 낭만을 신군부와 함께 지낸 세대다. ‘모래시계’ 세대의
대표주자로 이들의 기억에 깊게 각인 된 것은 역시 ‘5월 광주’다. 이근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데모한다고 바쁜 나날을 보냈다”고 말한다. “80년에 서울역까지 걸어가던 때가 떠오른다”고 회고했다. 이즈음 시기 많은 교수들이 말하듯 “70년대도 아니고 80년대도 아닌 낀 세대”에 속하는 이들은 475세대의 후배로
386세대의 선배에 해당된다. 이제는 386이라기 보다 475로 분류되는 기성의 중심이 됐다는 평도 듣는다.
각 분야에서 중진을 구성하고 있는 이들에는 지난해 학술진흥재단 우수학자에 꼽힌 이근 서울대 교수(경제학)와 장세진 고려대 교수(경영학)가 있다. 이 교수는 “우리들 나이는 연구과제와 연구방향이 뚜렷하게 정해질 때다. 이쯤에서는 일관된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활동에 활발한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나 저술작업에 열성을 보이는 박찬국 서울대 교수(철학), 엔터테인먼트 회사 싸이더스 대표 차승재 동국대 교수(영화영상학과) 등이 같은 쥐띠다.
교수신문의 연재 필자 중 조환규 부산대 교수(컴퓨터 공학, ‘문화비평’),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교육학, ‘박남기의 고등교육산책’)도 같은 때 태어났다.
이근 교수는 새해소망에 대해 “이제 격동기를 지났다. 새해에는 성숙과 수확의 시대로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상주 기자 sjpark@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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