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丁亥年, 교권·연구 관련 논의 뜨거웠다
丁亥年, 교권·연구 관련 논의 뜨거웠다
  • 교수신문
  • 승인 2007.12.2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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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되돌아 본 대학·교수사회 뉴스

‘신정아 파문’을 시작으로 학력위조, 가짜학위 문제가 불거졌고 일부 대학 총장은 도덕성에 상처를 입고 낙마했다. 대학 구성원은 교수·대학 사회 변화를 촉구했다. 교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사학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았다. 한편에선 ‘자율화 바람’이 불었다. 대선에서 대학 자율화는 주요 의제로 부각됐고 서울지역 주요 사립대는 3不 정책을 폐지하라며 공동대응에 나섰다.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학간 갈등도 깊었다. 로스쿨 도입을 둘러싼 진통이 대표적이다.

“연구윤리 개선돼야” 다양한 제도 쏟아져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 등 사회 저명인사가 논문표절 의혹으로 잇따라 물러나자 학계에선 연구윤리 문제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후 주요 학회와 고려대, 서울대 등 대학들은 나름의 연구윤리 규정을 마련했다. 교육부는 대학 및 학회를 대상으로 연구윤리 헌장, 연구윤리 규정을 정비하도록 유도·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학술진흥재단은 지난 7월부터 학술지 관리지침을 시행해 논문 표절, 중복게재 등이 확인될 경우 논문투고자의 논문투고를 최소 3년 이상 금지하는 한편 학회는 3년간 학술지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했다.

연구윤리를 재정립하기 위해 마련한 일련의 제도에 따른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미비하다. 무엇보다 연구윤리 강화에 앞장서야할 대학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연구윤리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는 2008년부터 연구윤리 우수사례집을 발간하는 한편 분야별 표절가이드라인을 각 대학, 학회에 배포하기로 했다.

‘오락가락’ 사학법에 대학가 혼란

지난해 7월 개정 사학법 시행 이후 곧바로 재개정 논란이 불거져 대학들은 대학평의회 구성을 두고 혼란을 겪었다. 건국대, 동아대 등 이미 대학평의회를 구성한 곳이나 구성을 앞두고 있는 대학은 사학법 재개정 논란으로 제대로 활동하지 못 했다. 갖은 홍역 끝에 지난 7월 재개정 사학법이 시행됐지만 사학운영 투명성과 공공성 확대를 위해 도입한 ‘개방형이사제’ 취지가 퇴색됐다.  

현재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있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그러나 위원 선임에 대한 이해관계 때문에 특정 후보에 관한 반대 성명서가 나오는 등 우려가 크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정식 출범하는 대로 가장 오랫동안 임시이사체제를 유지한 조선대, 대법원 판결로 정이사체제에서 임시이사체제로 전환한 상지대, 세종대 등을 우선 논의 대상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지난 20일 대통령이 추천하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 3명을 확정해 교육부로 명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인사위원회 위촉 절차가 마무리 되는대로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연내 출범하게 된다.

국회 “시간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올해는 특히 교원 지위와 관련한 법안이 국회에 잇따라 제출돼 주목을 받았다. 시간강사에게 교원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 교수노조 합법화 법안이 그것이다.

고등교육법 개정안의 연내 통과 여부가 특히 관심을 모았다. 이주호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5월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이 여기에 합류하는 등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법안은 현재 국회 교육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대선정국에서 국회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 하면서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교수노조는 ‘교수노조 합법화’를 올 한 해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왔지만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아 법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교협은 교수노조 합법화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교수노조 합법화에 대해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명확한 입장을 전하지 않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 통과를 두고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새해부터는 등록금 후불제와 관련한 논의도 시작될 전망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립대에 부는 ‘시장바람’

사립대는 그동안 쌓아온 적립금을 주식투자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교육부는 지난달 사립대 적립금을 주식 등 수익성이 높은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달부터 적립금의 50%까지 수익성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증권가는 사립대 적립금이 증시에 얼마나 유입될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사립대 주식투자 허용은 등록금 문제와도 연관이 깊다. 올해 초 등록금 인상을 둘러싸고 학생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교육부는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을 줄이는 방법의 하나로 관련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무분별한 투자에 따른 손실 때문에 오히려 등록금 의존율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피해를 막기 위해 △자금 운용을 자율화하되 대학별 운용성과에 따라 국고보조금 등과 연계해 차등을 두는 방안 △자금 운용을 대학 자율에 맡기되 독립된 제3자가 감독하는 방안 △대학 공동 출연으로 자금 운용을 전담하는 별도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는 방안 △자금 운용을 외부에 맡기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학 자율화, 대선 주요 의제로 부각

올해 상반기 대학입학시 학생부 반영비율, 3불정책 등을 두고 사립대와 교육부가 정면충돌했다. 
사립대 총장들은 지난 6월 열린 대교협 세미나에서 내신 실질반영률 확대, 2008 대입전형안 조기발표, 기회균등할당전형 도입 등 정부 입시정책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같은날 김신일 교육부총리와 대학 총장과의 대화에선 격론이 오갔다.

입시문제는 ‘대학 자율화’에 대한 요구로 이어져 대선정국에서 주요 의제로 부각됐다. 대교협은 지난달 차기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과제 중 하나로 대학 자율화를 내세우고 대학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권한을 비롯해 학생선발권을 대학에 부여하라고 촉구했다.
교육정책을 둘러싼 여야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각 후보들이 제시한 대학교육 정책은 주목을 받았다. 
향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체제에서는 대학 자율화 확대가 점쳐진다. 참여정부의 기조였던 3불 정책 폐지 가능성도 높다.

로스쿨 도입, 전문대학원 시대 열리나

진통 끝에 로스쿨 도입이 확정되면서 대학들은 특성화 분야를 정하고 로스쿨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느라 어느 때보다 바쁜 2학기를 보냈다. 이제 어떤 대학이 로스쿨을 배정 받느냐를 두고 제2라운드에 돌입했다. 국공립대와 사립대,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은 로스쿨 정원 배분을 놓고 갈등 양상을 보였다. 앞으로 로스쿨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변호사 시험법과 자격시험 내용을 비롯해 합격률 관리 방안, 응시횟수 등 구체적인 시행절차, 로스쿨 교육 안착화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의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등에 이어 법학전문대학원 도입은 전문대학원 제도가 본격화했다는 의미가 있다. 교육부는 과열된 대학입시 경쟁을 완화하고 고급전문인력 양성, 서비스 시장 개방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전문대학원 체제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학가는 “준비 없는 전문대학원 제도는 혼란만 가중시킨다”고 비판한다. 무엇보다 학부교육 정상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지대 정이사 취소판결…사학 정상화 제동

2004년 1월 시민대학을 모델로 정이사체제로 전환한 상지대. 그러나 지난 5월 대법원의 판결로 상지대 정이사체제는 해체되고 다시 임시이사체제로 돌아갔다.
상지대 판결은 법원이 사학 정상화에 제동을 걸었다는 측면에서 논란을 낳았다. 교육관련 시민사회단체는 “민법소송에 헌법해석을 적용해 대법원이 독자적으로 해석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상지대 판결은 정이사체제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세종대, 조선대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다수 대학 법인은 정이사체제 전환 시 구재단의 참여를 인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상지대 구성원은 여전히 정이사체제로 전환할 때 구재단의 참여를 원천 배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구재단 측은 정이사 참여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갈등이 예고된다.

흔들리는 총장 리더십…신뢰도 추락

총장들이 구설에 올라 중도 사퇴해 도덕성·신뢰에 타격을 입는 등 총장 리더십에 금이 간 한해였다.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이 논문표절 의혹으로 취임하자마자 자리에서 물러났고 강현국 전 대구교대 총장은 논문대필 의혹으로 사직했다.

올해 총장직에서 중도 사퇴한 이들은 이필상, 강현국 전 총장을 포함해 총 5명이다. 양현수 전 충남대 총장은 연구비 관련 뇌물 등의 혐의로 불명예 사퇴했고,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은 부인의 편입학 비리의혹으로, 손봉호 전 동덕여대 총장은 학내 구성원의 사퇴 촉구에 못 이겨 자리에서 물러났다. 총장에게 가시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대학사회 분위기로 인해 정작 총장의 도덕성과 자질검증에 소홀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총장이 중도 사퇴한 대학은 두 번의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 총장 선거를 앞두고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려대는 현재 총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논문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연세대 대학평의회는 총장 후보 선거에서 교직원 투표를 반영했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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