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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투명성 위협하는 혼탁의 시대 ‘신뢰의 공동체’ 절실하다
정직·투명성 위협하는 혼탁의 시대 ‘신뢰의 공동체’ 절실하다
  • 박수선 기자
  • 승인 2007.12.22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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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성어로 풀어 본 2007 한국사회

 

교수신문이 다사다난한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200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올해의 사자성어’에 2007년에는 ‘自欺欺人’이 꼽혔다. ‘자기를 속이고 남도 속인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2007년 한국사회를 되돌아보면서 교수사회의 다양한 진단과 평가를 모아봤다.

 

각종 비리와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한 해였다. 각 분야에서 도덕성 결함으로 드러난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먼저 신정아 사건을 시작으로 학계·문화예술계로 일파만파로 번진 학력위조 문제는 ‘실력 보다는 간판’을 중시하는 병폐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공교롭게도 정신과 전문의들이 신정아 씨의 증세로 진단한 ‘공상 허언증’은 ‘自欺欺人’의 의미와 일치한다.


대학총장과 연이어 불거진 대학교수들의 학위 위조, 논문 표절은 지금까지 쉬쉬해온 학계의 이면을 들춘 사건이었다. 이를 계기로 대학 내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자발적인 자정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대선 정국 내내 논란이 됐던 BBK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올해의 사자성어가 지난해까지 정권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사회 지도층 전반의 도덕불감증이 초점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임경석 성균관대 교수(사학)는 “자신과 남을 속이는 방법을 통해서 사회적 부와 명성, 그리고 지위를 얻고자 하는 일이 빈번히 폭로된 해였다”면서 “남들 몰래 거짓을 행하는 일이 이처럼 사회저변에 널리 깔려 있음은 개탄할 일”이라고 탄식했다.
강진아 경북대 교수(사학)는 “연말 대통령 선거와 삼성 비리 폭로, 특검 과정은 결국 국민 모두를 속이는 행태”라면서 “고발자나 피고발자나 모두 정당성을 주장하는 확신범으로 스스로 거짓이라고 믿지 않기 때문에 더욱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정연태 가톨릭대 교수(인문학)는 “정치적 민주화를 거쳐 사회 경제 민주화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나타난 것”이라며 민주화 과정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사회 지도층의 부도덕성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도 문제시 됐다. 구혜영 상지대 교수(생명과학)는 “올 한해는 온통 거짓말로 점철된 한해였으며 이러한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가 전 국민을 도덕에 대한 불감증 환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국제관계학)도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일들이 마치 당연한 일인 양냥 넘어가고 있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같은 현실은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고민하는 계기도 됐다. 오재호 부경대 교수(대기과학)는 “젊은이부터 대기업, 정부까지 각종 의혹과 도덕적 불감증이 판을 치면서 정의를 교육하는 교육자가 설 땅을 잃게 만들었다”고 자괴감을 토로했다.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는 긍정의 답변도 있었다. 방재욱 충남대 교수(생물학)는 “우리사회가 진정으로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면서 “이제부터는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서 남까지 속이려는 마음은 떨쳐버리고 서로가 믿는 사회,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로 나아가자”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외에 답답한 현실을 묘사한 산중수복을 추천한 류문일 고려대 교수(농생물학)는 “해결 할 과제가 산적하고 갈 길이 바쁜데도 소위 정치인들을 비롯한 지도층은 산이 없는 듯, 물이 없는 듯 盲目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송종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정보통신공학)는 사회의 치부가 드러난다는 의미의 수락석출을 추천하면서
“정치·사회적으로 추한 일들이 많이 밝혀졌지만 새로운 현상이라기보다는 그동안 부도덕하고 비양심적인 행태가 일시에 드러난 것”이라고 밝혔다. 서강목 한신대 교수(영문학)도 “선거라는 정치적 광풍이 지나간 뒤에 현 정부의 공과와 선거 결과에 대한 역사적 함의도 결국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수락석출은 택했다.
이창용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참여정부의 실정에 실망한 국민들로 인해 공약과 비전 없이 정권교체가 가능해졌다”면서 어부지리를 별도로 추천했다. 이외 안하무인, 사필귀정도 눈에 띄었다.             박수선 기자 susun@kyosu.net

 

>> 어떻게 선정했나


교수신문 2007 ‘올해의 사자성어’는 세 차례의 선정 절차를 거쳐 확정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심경호 고려대(한문학), 배병삼 영산대(정치학), 안대회 성균관대(한문학), 임재해 안동대(민속학), 정민 한양대(한문학), 정재서 이화여대(중문학), 허형만 목포대(국문학) 교수 등 7명으로부터 사자성어를 각각 2개씩 추천 받았다. 추천받은 사자성어를 대상으로 교수신문 전·현직 논설·편집기획위원의 1차 사전 조사를 거쳐 후보5개를 추려냈다. 2차 본격 설문조사는 제시된 사자성어 후보 5개 가운데 택일 하도록 하되 응답자가 개별적으로 사자성어를 추천할 수 있게 했다. 이메일 조사 방식으로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진행했다. 올해 교수신문 필진과 주요 일간지 칼럼리스트, 전국 국·사립대 교수(협의)회 회장,주요 학회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340명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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