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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한국의 미, 최고의 예술품을 찾아서』
[화제의 책]『한국의 미, 최고의 예술품을 찾아서』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7.10.01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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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휘준·정양모 외 지음 | 돌베개 | 2007

안견의 몽유도원도, 토기기마인물형주자, 백자달항아리, 석굴암 본존여래좌상, 담양 소쇄원, 선암사 승선교….

한국의 내로라하는 문화재 전문가들이 선정한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품들이다. 1년여 간의 산고 끝에 최고의 전문가들이 한국의 美를 대표하는 최고의 예술품을 찾아나가기 위한 여정은 두 권의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한국의 미, 최고의 예술품을 찾아서』(안휘준·정양모·문명대·김동현 외, 돌베개, 2007)는 교수신문이 지난 2006년부터 1년간 40회 연재한 ‘한국의 美-최고의 예술품을 찾아서’에 수록된 내용을 재구성한 책이다. 한국 전통미술품을 회화, 공예, 조각, 건축 네 분야로 분류해 각 계 35명의 전문가가 총 40점의 명품을 소개했다. 

우수한 한국미술품 1천점 가운데 각 분야 전문가 10명이 5점의 작품을 추천해 그 가운데 분야별로 가장 선호도가 높은 10점을 순위를 매겨 선정했다. 예술품 선정엔 ‘국제적 보편성’, ‘한국적 특수성’, ‘시대적 대표성’, ‘미학적 완결성’이라는 네 가지 원칙을 적용했다.

분류한 예술품은 작품의 재료나 기법에 따라 다시 세분화 했다. 회화 분야는 화목별로 산수화와 풍속화, 인물화 등 일반회화와 고구려 고분벽화 및 궁중회화와 민화, 불교회화와 서예까지 아울렀다.

공예는 시대별, 분야별로 나눠 도기, 청자, 분청자, 백자는 물론 금속공예와 목공예, 문양전 등 다양한 공예품을 폭넓게 감상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건축은 궁궐건축, 사원건축, 서원건축, 조경문화, 석탑, 석교각을 중심으로, 조각은 재료로 작품을 분류해 석조각과 금동조각, 철조각을 비롯해 소조와 마애불, 목조각 등을 다뤘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미학적 관점이 자주 충돌했다. 파벌 중심주의, 정론화되지 않은 학설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전통 예술품의 미적 질서를 설득력 있게 위계화하고 특징을 구별한 대중화 작업’이라는 취지에 맞게 상당한 학술적 객관성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1순위와 간소한 차이로 선정된 2순위 작품이나 대등하게 추천한 작품도 다뤄 두 예술품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또한 각 분야 원로들이 모여 고미술품 감상을 위한 지표에 묻고 답하며 ‘한국의 미’는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짚어나간다. 

특히 하나의 예술품을 설명하면서 양식적으로 비슷하거나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중국, 일본의 작품과 비교해 한국미술의 미적 특질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안휘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책에 실린 대담에서 미술품의 이해와 감상법을 두고 “예술작품을 놓고 역사적·문화적 상황을 같이 고려하며 이전 세대나 이후 세대의 작품과는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중국이나 일본의 미술품과는 양식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분석하고 고찰하는 것이 미술품의 이해와 감상법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다”고 설명했다.

책은 인문대중서적을 지향한다. 한국 미의 본질을 논하기에 앞서 일반 독자에게 우수한 한국 미술품 중 어떤 도자기가 가장 뛰어난지, 어떤 회화작품이 음미할 만한지, 작품 간의 미적 특징을 구별할 수 있도록 이해를 돕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도 작품 자체의 특성에 집중해 명품이 주는, 한국의 미가 주는 가치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그 결과 ‘한국의 미, 최고의 예술품을 찾아서’는 박물관·미술관 관람을 위한 가이드는 물론 미술사학과 관련 학문을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참고서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35명의 저자는 책의 인세를 한국미술사학회와 한국건축역사학회에 기부해 책 발간의 의미를 더했다. 기고 과정뿐 아니라 책을 출판한 이후에도 한국의 미, 한국의 명품 알리기는 계속되는 셈이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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