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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내밀한 ‘스펙터클의 온상’
좀 더 내밀한 ‘스펙터클의 온상’
  • 배원정 기자
  • 승인 2007.09.10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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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강유진 개인전-Gallery’ I 선 컴템퍼러리 갤러리 I 9월16일까지

□ Garden into the TATE, 130x162cm, enamel and acrylic on canvas, 2007.

갤러리를 타이틀로 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그림 그리는 화가가 무슨 이유로 갤러리를 소재로 삼았을까.
“나의 그림은 갤러리를 담고 갤러리는 내 그림을 담죠. 갤러리 외관이 지니는 스펙터클이 그 안에서 파생되는 이야기들과 맞물리면서 감흥을 증폭시킵니다.” 갤러리 내부의 텅 빈 하얀 공간이 그 곳으로 오는 모든 사물에 예술품이라는 지위를 부여함과 동시에, 흰 벽면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 된다는 의미다.

신윤선 프레파라트연구소 큐레이터는 “강 작가의 갤러리는 유리 건축물과 같이 미끈한 반사성을 지니면서 산업화된 사회의 단면들이 아주 추상적으로 교묘하게 내포된 스펙터클의 온상”이라고 해석한다. 강유진은 작품의 재료로 산업 원료인 에나멜을 사용해 윤택한 색감을 극대화했다. 강렬한 원색을 사용하면서 막무가내로 흩뿌린 것 같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작가의 계산에 의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분명 소실점을 사용하고 있는데 어느 시점에서는 사라져 버리고, 여러 장면이 병합되면서 풍부해진 공감각을 다시 평면화한다. 평면성을 강조함으로써 작품과 작가 사이에 경계를 짓고,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 역시 그림 자체로 관점이 옮겨지게 하려는 목적이다. 오는 16일까지 선 컴템퍼러리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강 작가의 구상적이면서도 추상적인 작품 13점을 감상할 수 있다.  

 배원정 기자 wjba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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