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7:05 (수)
동양 ‘명상’과 서양 ‘표현주의’ 화폭에서 만나다
동양 ‘명상’과 서양 ‘표현주의’ 화폭에서 만나다
  • 배원정 기자
  • 승인 2007.07.16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은님 31일까지 전시회·시화집 출간

노은님 화가의 모습.

“詩中有畵, 畵中有詩”라 했던가.

노은님(61·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 교수, 사진)의 그림 속에는 시가 담겨져 있다. 단순하고 두터운 묵선은 화면 위에서 유희적으로 노닐며 새가 되었다가, 물고기가 되고, 혹은 꽃이 되기도 한다.

독일 평론가들은 그의 그림을 두고 “동양의 명상과 독일의 표현주의가 만나는 다리”라고 극찬한다. 신문에서 독일 파견 간호보조원 모집공고를 보고 1970년 한국을 떠난 후 여가생활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우연한 기회에 파울클레의 제자였던 한스티만 교수(함부르크 국립 조형예술대)의 눈에 띄어 늦깎이 미대생이 됐다.

현재 모교의 교수가 된 그는 1985년 백남준이 한국 화랑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독일에 노은님이라는 그림 잘 그리는 여자가 있다”는 언급을 계기로 한국에 알려졌다. 사연 많은 그의 삶은 특유의 낙천성과 따스함이 배어있는 작품으로 승화됐다. 대범하게 배치된 그림의 소재는 다양한 색채로 추상화돼 캔버스의 상하좌우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그려졌다.

전위적인 사고와 한국의 전통문화가 결합되어 서구적인 동시에 동양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4년만에 열리는 한국 개인전에서는 동화같은 그의 작품 13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에 맞춰 그가 독일어로 쓴 시를 한국어로 번역해 그림과 함께 엮은 시화집‘물소리, 새소리(나무와 숲)’도 출간됐다. 

배원정 기자 wjbae@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