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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노조·학단협 역할 분담해야”
“교수노조·학단협 역할 분담해야”
  • 강민규 기자
  • 승인 2007.07.02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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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민교협 창립 20주년 기념 심포지엄

□ 지난달 26일 민교협 주최로 용산 철도웨딩홀에서 열린 ‘한국사회의 발전방향과 민교협운동’ 심포지엄 모습.

지난달 26일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이하 민교협)가 창립 20주년 기념 심포지엄 ‘한국사회의 발전방향과 민교협 운동’을 용산 철도 웨딩홀에서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손호철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가 ‘민교협을 중심으로 본 교수민주화 운동의 미래와 과제’를 주제로 기조발표를 했으며 5명의 발표자가 정치, 경제, 비정규직 등 주요 사회현안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손 교수는 “시민운동의 경우 자유주의적이고 개혁주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민중운동도 우경화 흐름을 보이거나 민족주의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민교협과 같이 원칙을 지키며 균형추 역할을 하는 민주화 운동이 앞으로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교수민주화 운동에서 민교협이 차지하는 위상에 대해 손 교수는 “1987년과 같은 민교협의 ‘교수민주화운동 독점시대’는 끝났으며 향후 자유주의적 교수민주화운동 등 다른 이념정파들과의 치열한 정치투쟁을 벌여야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교수노조, 학술단체협의회(이하 학단협) 등 다른 교수단체와 역할을 분담해 건설적인 노동분업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교육민주화운동보다는 사회·경제 민주화운동에 주력하겠다는 민교협의 방침과 궤를 같이 하는 것.

손 교수에 따르면 민교협의 활동이 ‘지식인으로서 교수’들이 벌이는 지식인운동이라면 교수노조의 활동은 ‘노동자로서 교수’들이 벌이는 노동운동이다. 또 학단협과 진보적인 정책연구소는 진보적 이론·정책 생산을 주로 하고 민교협은 이 같은 이론·정책들을 수용해 일상적인 정세개입을 해나가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 손 교수의 견해다.

종합토론 시간에 토론자로 나선 교수들도 민교협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했다.

김인걸 서울대 교수는 “민교협 조직이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사회민주화 운동을 제대로 해보겠다는 것 같은데 후속 연구자가 없으면 이는 어렵다”며 “후배 연구자를 육성하는 등 다시 교육민주화운동에 역량을 쏟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강남훈 한신대 교수는 “대학 평준화, 입시 등의 교육 현안에 대해서도 민교협이 더 적극적으로 발언해야 하며 사법부와 관료집단의 보수성을 공론화하고 혁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두 대구대 교수는 “교수노조 등 교수 3단체의 분업도 중요하지만 세 단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조직체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1987년 민교협 출범 당시 민주화 운동의 중심세력은 그로부터 20년 전인 60년대의 학생운동세력”이라며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80년대 학생운동세력의 현주소를 반성해보고 민주화운동 재생산 주체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종합토론 발제자로 나선 강내희 중앙대 교수는 ‘신자유주의 반대운동,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바람직한 신자유주의 반대전선은 비계급적 좌파(성차, 생태, 평화 등을 중시하는 운동세력)과 계급적 좌파의 연대를 중심으로 이들의 헤게모니가 관철되는 가운데 사민주의자 및 민족주의자의 참여가 이뤄지는 신자유주의 반대전선”이라며 “자유주의에 대한 진보진영의 지지는 이제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 “앞으로는 대중의 실제 삶에 개입하고 그 삶이 자본주의 체제의 재생산이 아닌 변혁에 기여하도록 만드는 운동이 꼭 필요하다”며 이 운동이 개입해서 바꿔나가야 할 대중의 3가지 투자대상으로 부동산, 교육, 소비자본주의를 꼽았다.

강민규 기자 scv21@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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